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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한 번 하려다…" 키·학력·소득까지 털렸다

등록 2026.09.01 06:00:00수정 2026.09.01 06:10:56

데이팅 앱 '위피'·결정사 '듀오' 등 잇단 해킹에 신체·직장·사생활 정보 유출

개인정보위, 결혼정보업체 실태점검·만남중개 서비스 처리방침 평가 착수

[서울=뉴시스]위피, 일본 연애·결혼앱 협회 가입.(사진=위피 홈페이지) 2026.05.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위피, 일본 연애·결혼앱 협회 가입.(사진=위피 홈페이지) 2026.05.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결혼정보업체와 데이팅 앱에서 이용자의 신체 조건과 직업, 혼인 경력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잇따라 새어나갔다. 이용자의 사생활을 다루는 만남 중개 서비스 전반의 보안 관리 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 업체는 남녀를 이어주기 위해 키와 몸무게, 학력, 직장, 소득, 종교 등 내밀한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한다. 정보가 한번 유출되면 2차 피해 위험이 매우 크다. 정부는 사후 처벌을 강화하는 동시에 사전 점검과 실태 평가에 착수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최근 데이팅 앱 '위피' 운영사(엔라이즈)를 상대로 개인정보보호법상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과징금 1억1844만원과 과태료 360만원을 각각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사고로 위피 이용자 736명의 성별과 프로필 사진, 생년월일, 성격, 학력, 직업, 키, 혈액형 등이 유출됐다. 본인인증 과정의 취약점이 원인이었다.

엔라이즈는 해당 취약점에 대한 점검·조치를 소홀히 했고 동일 IP에서 과도한 접속이 발생해도 이를 차단하는 정책을 설정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뉴시스]결혼정보회사 듀오.(사진=듀오 홈페이지 캡쳐) 2026.04.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결혼정보회사 듀오.(사진=듀오 홈페이지 캡쳐) 2026.04.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1월 결혼정보업체 듀오에서도 전체 정회원 42만7464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듀오 직원의 업무용 PC가 해킹되면서 아이디와 비밀번호(암호화), 이름,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암호화), 연락처, 주소뿐 아니라 키·몸무게, 종교, 혼인경력, 학교명, 직장명 등 상세 정보가 빠져나갔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4월 듀오에 과징금 11억9700만원과 과태료 1320만원을 부과했다.

"잘못하면 큰 타격"…정부, 과징금 강화·결혼정보업체 사전점검

[뉴욕=AP/뉴시스] 사진은 뉴욕의 한 여성이 인기 데이팅 앱 '틴더'를 켜고 있는 모습.2024.07.26.

[뉴욕=AP/뉴시스] 사진은 뉴욕의 한 여성이 인기 데이팅 앱 '틴더'를 켜고 있는 모습.2024.07.26.


현행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은 사업자의 매출액을 산정 기준점으로 삼고 위반행위의 중대성과 유출 정보의 중요도·민감도 등을 함께 반영한다.

하지만 사업 규모가 작으면 과징금 산정의 출발점 자체가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듀오는 사고 직전 3개 사업연도 평균 매출이 약 413억원으로, 42만7464명의 개인정보 유출에 과징금 11억9700만원을 부과받았다. 제재 당시 상세한 개인정보가 대규모로 유출된 것에 비해 제재가 약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송경희 개인정보위 위원장도 지난 5월 "현재 체계는 매출액 기반이다 보니 국민이 느끼는 사건 심각성에 비해 제재 규모가 작다고 느낄 수 있다"며 "실질적인 사전 예방 투자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유사한 사고가 계속 일어날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지난 5월 발표한 관련 대책에 결혼정보업체를 실태점검 대상으로 포함했고 올해 만남중개 서비스 7개도 개인정보 처리방침 평가 대상으로 정했다.

오는 11일부터는 고의·중과실로 위반을 반복하거나 대규모 피해를 일으키는 중대 사고에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피해 확산 방지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과징금을 최대 30% 가중한다.

이러한 과징금 제도 강화가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투자를 유도하는 경고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업계에서는 잘못하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신호를 이미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이 실제 투자 결정을 하고 시스템을 바꾸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빠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피 사고와 관련해 엔라이즈 측은 "사고 발생 직후 문제가 된 본인인증 시스템을 즉시 폐기하고 보다 안전한 PASS 인증 방식으로 전환했다"며 "비정상적인 접근을 탐지·차단하기 위한 보안 정책을 보완하는 등 재발 방지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사원증·소득 증빙까지 걷는다…'신종 소개팅'도 사각지대

[서울=뉴시스] 관악구 4가지 없는 소개팅 2일차(블라인드 소개팅) 진행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2025.11.30. (사진=관악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관악구 4가지 없는 소개팅 2일차(블라인드 소개팅) 진행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2025.11.30. (사진=관악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개인정보를 폭넓게 다루는 만남 서비스는 결혼정보업체나 데이팅 앱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여러 명의 남녀가 일정 시간씩 번갈아 만나는 '로테이션 소개팅' 등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도 활발해지고 있다.

실제 한 업체는 참가 신청서를 통해 이름과 연락처, 직업, 키, 최근 사진뿐 아니라 사원증이나 명함, 재직증명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일정 연봉 이상 직장인 자격으로 신청하면 소득 증빙자료도 제출해야 한다.

다른 업체는 키·체중과 이상형, 직장·직업, 얼굴·전신사진 등을 받고 재직증명서나 사원증 등으로 직업을 확인한다. 미혼 여부와 사실혼 관계 여부를 확인하는 항목도 있다.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만남 서비스에서도 신체조건과 직업, 소득 자료부터 사진과 연애 선호까지 한 이용자에 관한 다양한 개인정보가 수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서비스 규모가 작더라도 수집하는 정보의 종류가 많다면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그에 맞게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결혼중개서비스나 데이팅 앱은 이용자를 선별하거나 상대방을 연결하기 위해 일반 서비스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소규모 사업자라도 수집하는 개인정보를 목적에 필요한 범위로 최소화하고 보유 기간과 접근 권한 등을 명확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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