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의 애플’에서 ‘혁신의 애플’로…터너스 시대 개막
등록 2026.09.01 06:00:00수정 2026.09.01 06:32:23
9월1일 존 터너스 CEO 공식 선임…팀 쿡은 이사회 의장 맡아 일부 업무 지원
25년 애플맨·하드웨어 수장 출신…9일 아이폰 공개행사가 첫 시험대
폴더블 아이폰으로 새 성장동력 찾고 뒤처진 AI·시리 경쟁력 회복 과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오른쪽)와 존 터너스 차기 애플 CEO가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애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애플의 리더십이 15년 만에 바뀐다.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애플을 세계 최대 기술기업 반열에 올린 팀 쿡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 존 터너스가 새 수장에 올랐다.
애플은 미국 현지시간 기준 1일부로 터너스를 CEO로 선임하는 승계안을 공식 적용한다. 지난 4월 이사회 만장일치로 확정한 인사다. 쿡은 회사를 완전히 떠나는 대신 애플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겨 글로벌 정책 당국과의 소통 등 일부 업무를 지원한다. 터너스도 이날 이사회에 합류한다.
'25년 애플맨' 엔지니어 전면 배치…다시 '제품 혁신' 승부수
애플이 공급망과 운영에 강점을 가진 쿡의 후임으로 엔지니어인 터너스를 낙점한 것은 다시 '제품 혁신'에 무게를 싣겠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실제로 애플은 터너스 승계 발표와 함께 자체 칩 개발을 이끌어온 조니 스루지를 최고하드웨어책임자(CHO)로 올려, 터너스가 맡아온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조직과 하드웨어 기술 조직을 함께 총괄하도록 했다.
쿡은 2011년 8월 잡스에게 CEO 자리를 넘겨받은 뒤 약 15년간 애플을 이끌었다. 재임 기간 애플워치·에어팟·비전 프로 등 새 제품군을 만들고 아이클라우드·애플뮤직·애플페이 등 서비스 사업을 크게 키웠다.
애플에 따르면 쿡 취임 당시 약 3500억달러였던 시가총액은 4조달러 수준까지 약 11배 커졌고, 연매출도 2011 회계연도 1080억달러에서 2025 회계연도 4160억달러 이상으로 4배 가량 늘었다.
다만 쿡이 이사회 의장으로 남는 만큼 초기 터너스 체제는 전임 경영진과의 단절보다는 연속성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특히 대외 정책·정부 대응에서는 쿡이 계속 역할을 맡는다.
9일 신작 공개가 첫 시험대…'폴더블·AI' 추격전이 성패 가른다
특히 시장에서는 이번 행사에서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이 함께 공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삼성전자가 선점한 폴더블 시장에 애플이 뒤늦게 뛰어드는 만큼 터너스 체제의 하드웨어 혁신 역량을 보여줄 상징적 제품이 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애플이 2027년까지 1700만대 이상의 폴더블 아이폰을 출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영향으로 올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이 16.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폴더블폰은 12.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이 평균판매가격(ASP)과 수익성을 끌어올릴 새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터너스 앞에 놓인 더 근본적인 과제는 인공지능(AI)이다. 애플은 생성형 AI 열풍 이후 오픈AI·구글 등과 비교해 대응이 늦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당초 내세웠던 차세대 시리 기능의 출시가 지연된 것이 대표적인 '지각' 사례다. 이에 애플은 올해 세계개발자회의(WWDC26)에서 개인 맥락 이해와 화면 인식, 웹 검색 등을 강화한 시리 AI를 다시 꺼내 들었다. 구글 제미나이 기술까지 활용하는 상황에서 자체 AI 경쟁력을 얼마나 빠르게 끌어올릴지가 관건이다.
애플 특유의 폐쇄적 생태계도 양날의 검이다. 개인정보 보호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긴밀한 결합은 강점이지만, 빠른 실험과 외부 기술 활용이 중요한 AI 시대에는 혁신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시리 AI가 중국·유럽에서 규제 문제로 아직 완전하게 제공되지 않는 점도 주요 스마트폰 시장들에서 풀어야 할 숙제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메모리·저장장치 공급이 빠듯해지면서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애플도 최근 맥과 아이패드 가격을 올렸고, 현 분기 매출에 공급망 차질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출발 여건 자체는 나쁘지 않다. 애플은 2026 회계연도 3분기 매출 109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 성장하며 역대 3분기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결국 터너스의 성적표는 쿡이 만들어 놓은 거대한 사업 기반 위에서 폴더블 등 새로운 폼팩터와 AI라는 다음 성장축을 얼마나 빠르게 현실의 제품과 서비스로 연결하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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