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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이 복권?"…내년 과세 강행에 전문가들 '우려' 한목소리

등록 2026.09.03 14:18:06

내년 시행 앞두고 토론회…전문가들 "현행 세법, 구조적 결함 심각"

"거래 실질 맞춰 소득분류 등 재설계해야"…정기국회 뇌관 될 듯

[서울=뉴시스]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체계 점검 토론회'에서 박종수 한국조세법학회장(고려대 교수)이 발제자로 나서 현행 조세 체계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진아 기자) 2026.09.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체계 점검 토론회'에서 박종수 한국조세법학회장(고려대 교수)이 발제자로 나서 현행 조세 체계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진아 기자) 2026.09.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내년 1월 가상자산 소득세 시행을 앞두고 현행 과세 체계를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가상자산 소득을 복권 당첨금과 같은 기타소득으로 일괄 분류해 과세하려는 현행 방식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으며, 심각한 조세저항과 국내 시장 위축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체계 점검 토론회'에서는 현행 소득세법의 구조적 결함에 대한 전문가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행사는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주최하고,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와 한국조세법학회가 공동 주관했다.

세 차례 미뤄졌던 가상자산 과세는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업계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폐지된 상에서 가상자산에만 20%의 세금을 물리는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형평성 문제를 비롯해 인프라 미비, 소득세법상 소득분류 체계의 오류 등 논란이 거센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세법이 가상자산 거래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간 유예를 거치면서도 양도소득과 대여소득을 하나의 '기타소득'으로 묶는 구조를 유지하면서 세법상 결함은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발제를 맡은 박종수 한국조세법학회장(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현행 소득세법 제21조가 매매 외에 채굴, 스테이킹, 렌딩(대여), 유동성 공급 등 복잡다단한 가상자산 거래 기능을 전혀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 등으로 성질이 다른 자산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명칭에만 기반해 과세를 집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다. 그는 현재 해외에서 허용되는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매매차익은 양도소득으로 분류되지만, 직접 코인을 매매하면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는 등 과세 불일치에 따른 문제점도 짚었다.

박 교수는 "단순히 기타소득으로 일괄 과세할 것이 아니라, 매매차익은 양도소득, 렌딩은 이자소득 등으로 거래 실질에 맞게 소득을 분해해 배분하는 '가상자산투자소득세'(가칭) 형태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전문가들은 현행 세법이 가진 한계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김태경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복권 당첨금이나 일시적 상금이 포함된 기타소득으로 가상자산 소득을 묶어두다 보니 시장에서는 '세법이 가상자산 투자를 복권처럼 취급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적 반응이 나온다"며 "과세 시행 이전 현행 기타소득 분류가 적절한지, 다양한 거래로 발생하는 소득을 어떤 성격으로 규정할 것인지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회계 기준을 기계적으로 차용한 태생적인 한계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갑순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한국조세정책학회장)는 "2019년 국제회계기준(IFRIC)이 소거법에 따라 가상자산을 임시로 '무형자산'에 넣었던 것을 세법이 비판 없이 차용해 '기타소득'이라는 잔여 범주로 이전시킨 오류"라며 "금융당국의 가상자산 회계감독지침을 세법에 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경하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현행 방식으로 과세가 이뤄질 경우 역차별 현상을 우려하며 "국내 거래소 이용자의 자료는 과세관청 체계적으로 제공되는 반면, 해외거래소 또는 개인지갑을 이용하는 이들의 거래자료는 정보 포착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는 과세집행상의 정보비대칭성과 국내외 거래 간 조세 중립성의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며 "과세의 공평성을 위해서는 동일한 경제적 소득에 대해 동일 수준의 과세 포착 가능성을 확보하도록 다자간 권한당국간 협정(CARF)의 정보교환 네트워크 확대, CARF 비참여국 거래소 등에 대한 보완적인 정보수집쳬계를 마련하도록 제도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성을 고려해 손실 이월공제가 도입돼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이는 단순히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 조세상 혜택을 부여하는 문제가 아닌, 여러 기간에 걸친 납세자의 실질적 담세력을 적정하게 측정하는 측면에서 고려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가상자산 과세 체계는 다가오는 정기국회와 국정감사에서 최대 쟁점 중 하나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정부는 예정대로 과세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회에서는 가상자산 과세를 폐지하거나 유예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제출돼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 조항을 삭제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과세 시행 시점을 2030년 1월로 유예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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