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공항 하루 평균 32곳 닫혔다…우크라, 드론으로 하늘길 조인다
등록 2026.09.04 16:55:28
8월 러 영공 진입한 우크라 드론 약 1만6000대
방공망·GPS 교란 겹쳐 민항기 오인 위험 커져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가 모스크바-평양 직항 여객기 운항을 시작한 가운데 27일(현지 시간) 모스크바 외곽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 북한 평양행 첫 항공편 승객들이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 2025.07.28.](https://img1.newsis.com/2025/07/28/NISI20250728_0000520741_web.jpg?rnd=20250728074457)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가 모스크바-평양 직항 여객기 운항을 시작한 가운데 27일(현지 시간) 모스크바 외곽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 북한 평양행 첫 항공편 승객들이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 2025.07.28.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제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일 러시아 영공을 이용하는 항공사와 보험사에 “러시아 영공이 완전히 위험해지고 있다”고 경고한 배경에는 이 같은 계획이 있다고 보도했다.
세르히 브라추크 우크라이나군 남부사령부 대변인은 WSJ에 “이제 고립되고 간헐적인 비상경보를 반복하는 단계를 넘어 러시아의 유럽 지역을 오가는 민간 항공을 마비시키기 위한 상시 압박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민항기나 민간인을 공격 대상으로 삼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작동 방식은 드론을 러시아 공항 부근까지 보내 항공관제 당국이 이착륙을 중단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러시아 당국은 드론 위협이 감지되면 공항 운영을 일시 중단하는 이른바 ‘카펫’ 제한조치를 발령한다. 우크라이나 드론이 접근할 때 러시아 공항이 일시 폐쇄되기 시작한 것은 2023년 여름부터다.
항공보안업체 오스프리 플라이트 솔루션스가 추적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약 1만6000대의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국경을 넘어 민항기가 운항하는 영공으로 진입했다. 같은 달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주변 공항을 포함해 하루 평균 32개 러시아 공항이 일시 폐쇄됐다.
이 같은 공항 압박은 우크라이나가 최근 강화한 대러시아 장거리 공습의 한 축이다.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공항의 일시 폐쇄를 늘리려는 계획도 최근 강화된 러시아의 공습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은 최근 일주일간 제트추진 드론과 미사일 등을 동원해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도시들을 연일 공습했다. 우크라이나도 하루에 장거리 드론 수백 대를 보내고 순항미사일까지 동원해 러시아의 정유시설과 군수산업시설, 창고 등을 공격하며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주는 작전을 확대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가 모스크바-평양 직항 여객기 운항을 시작한 가운데 27일(현지 시간) 모스크바 외곽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 북한 평양행 노드윈드항공 소속 보잉 777-200ER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2025.07.28.](https://img1.newsis.com/2025/07/28/NISI20250728_0000521195_web.jpg?rnd=20250728074457)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가 모스크바-평양 직항 여객기 운항을 시작한 가운데 27일(현지 시간) 모스크바 외곽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 북한 평양행 노드윈드항공 소속 보잉 777-200ER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2025.07.28.
실제로 지난 5월 러시아 방공망이 격추한 드론 파편이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 활주로 인근에 떨어졌다. 그보다 며칠 앞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로스토프 지역 항공관제시설이 타격을 받아 13개 공항의 운항이 장시간 중단됐다고 WSJ은 전했다.
러시아는 민간 항공기에 자국 영공을 계속 열어두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전면 침공이 시작된 2022년 2월부터 자국 영공의 민항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미국과 유럽 항공사들도 러시아 직항편 운항과 러시아 영공 통과를 중단했지만 중국과 튀르키예, 중동 국가 항공사들은 계속 러시아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러시아 영공을 이용하면 일부 아시아 노선의 비행시간과 연료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6월 말 이스라엘 국적항공사 엘알은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이유로 텔아비브∼모스크바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에어인디아도 지난 4월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던 샌프란시스코∼델리 노선을 서울 급유 경로로 바꿨다.
튀르키예 저비용항공사 페가수스는 2일 “기술·운영상 이유”를 들어 러시아행 항공편 여러 편을 취소했다. 아랍에미리트(UAE) 항공사 플라이두바이는 “역내 상황 변화”에 따라 운항 일정과 비행경로를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라이트레이더24 집계로는 9월1일 이후 러시아 국내외 항공사들이 하루 평균 86편을 취소했다.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독립기념일 35주년을 하루 앞둔 23일(현지 시간) 북유럽·발트3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6.08.25.](https://img1.newsis.com/2026/08/24/NISI20260824_0001520431_web.jpg?rnd=20260825095401)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독립기념일 35주년을 하루 앞둔 23일(현지 시간) 북유럽·발트3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6.08.25.
다만 WSJ은 러시아 항공당국이 정식 항공고시보(NOTAM)를 통해 영공의 위험과 활주로 폐쇄 정보를 신속하게 알리는 대신 텔레그램과 러시아 국영 메신저 맥스 등에 일시 폐쇄 소식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별도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일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 않은 성명을 내고 분쟁지역의 민항기 위험을 경고했다. ICAO는 장거리 무기와 무인기, 위성항법 신호 교란, 첨단 방공망 때문에 민항기가 공격받거나 교전에 휘말릴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회원국들에 관할 영공의 안전을 평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민항기 운항에 위협이 되는 정보를 신속히 공유하라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는 ICAO에 공식 서한을 보내 회원국과 항공사들이 러시아 영공에서 민항기를 운항하지 않도록 독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ICAO는 국제 항공안전 기준을 마련하지만 회원국에 영공 폐쇄를 강제할 권한은 없다.
WSJ은 우크라이나의 드론 전력만으로 러시아 영공의 전면 폐쇄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전선을 동결하는 우크라이나의 휴전 요구를 거부하고 있으며 러시아 정부도 민항 운항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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