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상징 국화 부순 소련군 동상 ‘이반’…러, 2년 전부터 준비
등록 2026.09.07 15:20:32
‘종전 기념일’을 ‘대일 전승기념일’로 바꾸면서 기념비 제작
병사가 부순 국경 표지판, 러일 전쟁 이후 사할린 국경에 세워져
日, 기념비의 국화 그림 제거 요구했으나 거절 당해
![[서울=뉴시스]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콤소몰스카야 광장의 청소년 레저센터 앞에 세워진 소련 병사 형상 전승기념비. 일본 상징 국화가 새겨진 ‘국경표지판’을 소총 개머리판으로 부수는 모습이다. (출처: 소셜미디어 X) 2026.09.07.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07/NISI20260907_0002232301_web.jpg?rnd=20260907144657)
[서울=뉴시스]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콤소몰스카야 광장의 청소년 레저센터 앞에 세워진 소련 병사 형상 전승기념비. 일본 상징 국화가 새겨진 ‘국경표지판’을 소총 개머리판으로 부수는 모습이다. (출처: 소셜미디어 X)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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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일본과 영토 갈등 중인 ‘북방 4개섬’ 중 하나인 이투루프섬을 방문해 양국 갈등은 격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극동 하바롭스크에 4일 일본의 상징인 국화를 짓밟는 소련군 병사 동상 제막식이 열리는 등 러시아의 전승 기념비가 일본을 더욱 격분시키고 있다.
‘종전 기념일’을 ‘대일 전승기념일’로 바꾸면서 기념비 제작
현지 매체인 ‘아이프 하바로프스크’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 기념비는 높이 15m, 무게 30t의 청동상으로 100만 명이 넘은 일본 관동군에 대한 소련의 승리와 제2차 세계 대전의 종식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4일 제막식에는 드미트리 데메신 하바롭스크 주지사, 니콜라이 오프시엔코 러시아 군사역사학회(RMHS) 부회장 겸 대통령 직속 인도주의 분야 국가 정책국 부국장, 미하일 노술레프 동부 군관구 사령관 대행 등이 참석했다.
데메신 주지사는 제막식에서 “오늘은 극동 지역뿐 아니라 우리 나라 전체, 그리고 중국, 북한, 몽골 등 동맹국들에게도 매우 뜻깊은 날이다. 우리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 제2차 세계 대전 발발 초기부터 용감하게 나선 극동 지역 장병들의 영웅적인 행적을 기린다”고 말했다.
‘아이프 하바롭스크’는 4일 하바롭스크에서 열리고 있는 러시아-중국 포럼에 참석중인 중국측 손님들도 제막식에 초청됐다고 보도했다.
군사역사학회 오프시엔코 부회장은 “학회가 2022년 제안한 바에 따라 ‘제2차 세계 대전 종전일’을 2024년 ‘군국주의 일본에 대한 승리의 날 및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기념일’로 개명했다”며 “이번에 세워진 전승기념비는 이 날을 기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2차 대전 전승 기념일을 5월 9일로 잡고 있으나 일본에 대한 2차 대전 승전일은 9월 3일이다. 승전일 전날인 1945년 9월2일 미주리함에서 항복 문서 서명식이 열렸다.
![[서울=뉴시스] 러시아 하바롭스크 콤소몰스카야 광장의 청소년 레저센터 앞에 세워진 소련 병사 형상 전승기념비와 방사선 모양으로 배치된 기둥들.(출처: 하바롭스크 정부 홈페이지) 2026.09.07.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07/NISI20260907_0002232303_web.jpg?rnd=20260907144822)
[서울=뉴시스] 러시아 하바롭스크 콤소몰스카야 광장의 청소년 레저센터 앞에 세워진 소련 병사 형상 전승기념비와 방사선 모양으로 배치된 기둥들.(출처: 하바롭스크 정부 홈페이지)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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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가 부순 국경 표지판, 러-일 전쟁 이후 사할린 국경에 세워져
병사가 부수는 국경표지판 실물은 러일전쟁(1904~1905) 이후 북위 50도선을 따라 사할린 국경에 세워졌다.
동상 제작 기획자 중 한 명인 조각가 데니스 스트리토비치는 이것 또한 나름의 상징성을 지닌다고 말했다.
스트리토비치는 “처음부터 붉은 군대의 신속한 공격력과 위력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핵심 요소는 받침대에 새겨진 일본 국경 표지판”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상징을 사용할지 오랜 고민 끝에 이 표지판을 선택했다”며 “마치 병사가 소총 개머리판으로 일본 국경 표지판을 부수는 듯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 표지판은 유즈노사할린스크 박물관에 소장된 일본 국경 표지판을 그대로 복제한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기념비 주위로는 방사선 모양으로 기둥들이 배치됐다.
이 기둥들에는 극동 전선, 트랜스바이칼 전선, 태평양 함대, 아무르 함대 등 모든 전선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소련군이 100만 명 규모의 관동군을 격파했던 만주 전략 공세 작전의 규모를 상기시켜 준다.
기념비, 주지사 제안으로 2년 전 푸틴 대통령 지원
2024년 말 데메신 주지사의 제안으로 푸틴 대통령과 군사역사학회의 지원을 받아 기념비가 제막되기까지 2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실제 작업은 훨씬 더 짧아 올해 초 지역 지도부와 군사역사학회는 공개 공모전 결과를 발표했다.
조각가 데니스 스트리토비치, 화가 일리야 크라브리, 건축가 바딤 프로로프로 구성된 창작팀이 최종 선정됐다.
이 기념비는 조각상이 주조된 남부 연방관구의 로스토프주에서 군용 수송기를 통해 하바롭스크로 운반됐다.
당초 우수리스키대로에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아무르강이 내려다보이는 제방과 콤소몰스카야 광장 인근 공원 지역으로 결정됐다.
기초 공사를 위해 164개의 말뚝을 박고 2600t의 콘크리트를 사용했다.
원래 조각상은 그렇게 크게 만들 계획이 아니었지만 군사역사학회에서 실물보다 훨씬 큰 규모로 만들 것을 주장했다.
기념비의 이름은 ‘이반’이라고 데메신 지사는 밝혔다. 그는 “불가리아에는 소련 해방군 병사 알료샤 기념비가 있다. 일본 군국주의자들이 점령했던 땅을 해방시킨 용사의 이름은 ‘이반’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말했다.
日, 기념비의 국화 그림 제거 요구했으나 거절 당해
일본측은 국화가 전통적으로 천황과 황실의 상징으로 사용되며, 일본 여권 등에도 국화 이미지가 새겨져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러시아측은 이런 요청을 거부했다.
오프시엔코 학회 부회장은 기념비의 국경 표지판은 일본 제국이 사할린에 세웠던 실제 표지판의 복제품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는 단순히 황실의 상징이 아니라 1945년 소련군에 패배한 군국주의 일본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4일 기념비 제막식 다음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국화 파괴를 묘사한 기념비 설치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철거를 요구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도 기념비 제막식 이전 외교 채널을 통해 러시아와 접촉했으며 앞으로도 기념비 철거를 위해 계속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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