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재즈의 요람 흔든 펑크…야누스 광화문 이전 1주년 무대 선 '커먼 그라운드'
등록 2026.09.10 15:47:55
밴드의 기민한 호흡과 보컬 윤지수의 열창
![[서울=뉴시스] 커먼 그라운드. (사진 = 재즈클럽 야누스 제공) 2026.09.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10/NISI20260910_0002235726_web.jpg?rnd=20260910145008)
[서울=뉴시스] 커먼 그라운드. (사진 = 재즈클럽 야누스 제공) 2026.09.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 재즈의 산실이자 고(故) 박성연의 숨결이 깃든 야누스의 광화문 이전 개관 1주년(9월15일)을 기념해 성사된 이날 공연은 공간과 음악이 서로의 영토를 넓혀가는 유연한 호흡을 확인시킨 자리였다. 정통 스윙과 비밥의 문법이 짙게 배어 있는 야누스가 데뷔 22년 차를 맞은 한국 대표 펑크(Funk)·솔 밴드 커먼 그라운드를 기꺼이 품어 안았다는 사실 자체로 이 특별한 공간의 깊은 포용력을 증명했다. 동시에 스탠더드 재즈의 울타리를 넘어 도심 클럽의 지평을 확장하는 커먼 그라운드의 존재감을 다시금 각인시켰다.
밴드의 리더이자 색소포니스트인 제이 킴(Jay Kim·김중우)은 "야누스의 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각별한 인사를 건넸다. "어쿠스틱 피아노가 놓인 섬세한 공간인데 드럼의 작은 재즈 킷(Kit)을 너무 세게 밟아 다음 날 연주할 분들에게 미안할 지경"이라며 특유의 위트 있는 너스레로 객석을 풀었다. "클럽 특성상 스탠딩은 안 되니 마음속으로 흥겹게 즐겨달라"는 부탁은 오히려 음악을 향한 청각의 집중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무대는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의 하우스 밴드로 다져진 기민한 순발력과 완숙한 인터플레이로 촘촘히 엮였다. 오프닝 '에스엔엘 2026 뉴(SNL 2026 New)'를 시작으로 '아모르 신 핀(Amor sin fin - universe)', '내 탓이지 뭐'를 잇달아 쏟아내며 순식간에 객석을 들썩이게 했다.
스페셜 게스트로 합류한 보컬리스트 윤지수의 존재감도 두드러졌다. 조슬린 브라운의 소울 명곡 '섬바디 엘시즈 가이(Somebody Else's Guy)'에서는 폭발적인 성량과 질감 있는 보이스로 객석의 환호를 이끌어냈고, 인코그니토(Incognito) 스타일의 애시드 재즈 넘버 '토킹 라우드(Talkin' Loud)'에서는 악기들과 긴밀하게 주고받는 당김음으로 짜릿한 긴장감을 안겼다.
후반부 '펑키 통키(Funky Tonky)'와 '그루브 온 투 나이트(Groove On To Night)', 윤지수가 다시 마이크를 잡은 '컴 온 나우(Come On Now)'로 이어진 세트는 펑크의 육체성이 어떻게 지적인 조형미로 승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각 악기는 결코 자신의 에고를 과시하지 않고 빈 공간을 배려하며 하나의 거대한 리듬 기계를 직조해 나갔다. 앙코르 곡인 쿨 앤 더 갱의 '셀레브레이션(Celebration)'이 끝날 때까지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하는 물리적 제약을 잊은 채, 내밀한 공간을 꽉 채운 사운드의 파동에 몸을 맡겼다.
![[서울=뉴시스] 윤지수 & 커먼 그라운드. (사진 = 재즈클럽 야누스 제공) 2026.09.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10/NISI20260910_0002235725_web.jpg?rnd=20260910144945)
[서울=뉴시스] 윤지수 & 커먼 그라운드. (사진 = 재즈클럽 야누스 제공) 2026.09.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클럽 야누스의 광화문 이전 릴레이 기념 공연 출발은 지난 4일 기타리스트 박규희와 박주원의 합동 무대가 끊었다. 13일에는 한국 시티팝의 대표적 싱어송라이터 김현철, 22일에는 재즈 보컬리스트 말로, 박라온, 김민희, 임채희가 결성한 4인조 재즈 보컬 그룹 '카리나 네뷸라(Carina Nebula)'가 출연한다. 기획전의 대미는 일본 대표 재즈 보컬리스트이자 재일교포 3세인 게이코 리(Keiko Lee)가 장식한다. 10월 2~3일 열리는 이번 무대는 피아니스트 유세이 다카하시(Yusei Takahashi)와의 듀오 공연으로 진행한다. 게이코 리의 국내 단독 공연은 지난 2011년 이후 15년 만이다.
야누스는 1978년 박성연이 설립한 이래 신촌, 대학로, 이화여대 후문, 청담동, 서초동, 압구정동을 거쳐 지난해 9월15일 광화문으로 이전했다. 광화문에서 매일 밤 라이브를 운영하는 유일한 재즈클럽이다. 정기 빅밴드 공연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며 도심 문화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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