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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고집 접었다"… '엔지니어 CEO' 터너스, 폴더블·AI 배수진(종합)

등록 2026.09.10 07:36:41

첫 폴더블 '아이폰 듀오'부터 아이폰18 프로·애플워치·에어팟 공개

프로·듀오로 아이폰 고급화…AI는 손목·귀까지 생태계 전반 확대

취임 8일 만에 첫 대형 행사 주도한 터너스…'하드웨어맨' 색채 부각

[쿠퍼티노=AP/뉴시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아이폰 듀오가 전시돼 있다. 2026.09.09

[쿠퍼티노=AP/뉴시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아이폰 듀오가 전시돼 있다. 2026.09.09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애플이 새 최고경영자(CEO) 체제에서 맞은 첫 대규모 신제품 행사에서 19년간 이어진 아이폰의 형태부터 바꿨다.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를 필두로 아이폰18 프로 시리즈와 애플워치 시리즈12·울트라4, 에어팟5까지 한꺼번에 공개했다.

단순히 신제품 숫자만 늘린 행사는 아니었다. 아이폰은 폴더블과 프로 중심의 고가 라인업에 힘을 실었고, 새 '시리 AI'와 애플 인텔리전스는 스마트폰을 넘어 시계와 이어폰까지 파고들었다. 25년 동안 애플의 하드웨어를 만들어온 존 터너스 CEO가 처음 지휘한 대형 행사라는 점에서도 향후 애플의 방향을 가늠할 첫 시험대로 평가된다.

애플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었다. 지난 1일 CEO에 공식 취임한 터너스는 취임 8일 만에 열린 첫 대규모 제품 행사의 전면에 섰다.

19년 만에 접힌 아이폰…일반형 없이 '듀오·프로' 전면에

이날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단연 아이폰 듀오다. 2007년 첫 아이폰 이후 처음 등장한 폴더블 아이폰으로, 펼치면 7.6인치, 접으면 5.4인치 화면을 사용한다. 국내 가격은 329만원부터다.

애플의 폴더블 시장 진출 자체가 갖는 의미도 작지 않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 경쟁사들은 수년 전부터 폴더블 제품을 판매해왔지만 아직 전체 스마트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이다. 애플이 뒤늦게 뛰어든 만큼 기존 아이폰 이용자를 폴더블로 끌어들이며 시장 자체를 키울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아이폰 듀오를 수년 만의 가장 큰 아이폰 디자인 변화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애플이 오는 2027년 세계 폴더블폰 시장의 약 40%를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애플은 단순히 화면을 접는 데 그치지 않고 소프트웨어도 폴더블에 맞췄다. iOS 27에서 처음으로 두 앱을 나란히 실행하는 멀티태스킹을 지원하고 애플펜슬도 연내 지원한다. 폴더블 시장의 후발주자인 만큼 하드웨어 자체보다 아이폰 생태계와 대화면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결합했는지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기존 바형 아이폰에서는 아이폰18 프로와 프로 맥스만 무대에 올랐다. 아이폰18 일반형과 플러스 신제품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프로 모델은 아이폰 최초로 4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에 가변 조리개를 넣고 2나노 공정 기반 A20 프로 칩을 탑재했다.

가격도 올라 아이폰18 프로는 국내 199만원, 프로 맥스는 219만원부터 시작한다. 전작 기본 용량 모델보다 각각 20만원 비싸졌다. 결국 이번 가을 아이폰 라인업은 300만원을 훌쩍 넘는 폴더블과 고가 프로 제품이 앞줄을 차지한 셈이다.
[쿠퍼티노=AP/뉴시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아이폰 신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2026.09.09

[쿠퍼티노=AP/뉴시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아이폰 신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2026.09.09


애플워치는 '회복', 에어팟은 '번역'…AI가 손목·귀까지

웨어러블 제품에서는 이용자의 몸과 일상을 더 깊게 파고드는 전략이 두드러졌다.

애플워치 시리즈12와 울트라4에는 새 S11 칩과 '건강 감지 시스템'이 탑재됐다. 심박수를 하루 종일 5초마다 측정하고 심박변이 측정 빈도도 최대 24배 높였다. 최근 활동량과 훈련량, 수면, 활력 징후를 종합해 그날의 몸 상태를 0~10점으로 보여주는 '준비 상태'도 처음 도입했다.

단순히 몇 걸음을 걸었고 얼마나 운동했는지 기록하던 스마트워치에서 한발 더 나아가 수집한 생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늘 운동을 얼마나 해도 되는지'까지 조언하는 기기로 영역을 넓힌 것이다.

울트라4는 여기에 장거리 스포츠 기능을 강화했다. 일반 사용 배터리가 최대 50시간으로 늘었고 야외 운동은 최대 45시간 연속 기록할 수 있다. 애플워치 시리즈12는 59만9000원, 울트라4는 124만9000원부터다.

에어팟5에서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의 대중화가 핵심이다. 19만9000원 기본형부터 ANC를 제공하고 전작 ANC 모델보다 최대 50% 더 많은 외부 소음을 제거한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이어폰 자체가 AI 인터페이스 역할도 맡는다. 에어팟을 착용한 채 시리 AI와 대화하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젓는 것만으로 응답할 수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를 활용한 실시간 번역도 지원한다. 스마트폰 화면을 꺼내지 않고도 귀에서 AI를 계속 이용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애플워치에서도 시리 AI가 개인의 맥락을 이해해 답변하는 기능이 들어간다. 이번 행사의 AI 전략이 새로운 생성형 AI 기능 하나를 내놓기보다는 아이폰·애플워치·에어팟 등 이용자가 하루 종일 사용하는 기기에 AI를 녹이는 데 맞춰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쿠퍼티노=AP/뉴시스]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026년 9월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아이폰 듀오를 선보이고 있다. 2026.09.09

[쿠퍼티노=AP/뉴시스]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026년 9월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아이폰 듀오를 선보이고 있다. 2026.09.09


CEO 첫 무대 오른 '하드웨어맨' 터너스…AI 추격도 숙제

이번 행사는 터너스 CEO에게도 상징성이 크다. 애플은 지난 4월 팀 쿡이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당시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이었던 터너스가 9월1일 CEO에 취임한다고 발표했다. 터너스는 애플에서 약 25년 동안 근무하며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등 주요 제품의 하드웨어 개발을 지휘해왔다.

터너스는 CEO로 처음 나선 이번 행사에서 기립박수를 받으며 무대에 올랐다. 첫 대형 제품으로 회사 역사상 첫 폴더블 아이폰을 직접 꺼내 들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첫 행사의 색채는 터너스의 이력과 맞닿아 있다. 아이폰의 폼팩터를 바꾸고 자체 칩과 열관리, 배터리, 센서 등 하드웨어 혁신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시리 AI와 연결했다. 쿡 체제를 단숨에 뒤집었다기보다 애플이 강점을 가진 하드웨어와 생태계를 AI 시대의 진입로로 활용하겠다는 방향에 가깝다.

터너스 앞에 놓인 과제도 분명하다. 터너스는 구글·오픈AI 등과의 AI 경쟁에서 애플의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 터너스 역시 이날 AI 서비스는 가능한 한 기기 안에서 처리하고 추가 연산이 필요할 때만 '비공개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한다며 개인정보 보호를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터너스는 아이폰 듀오를 두고 "최초의 아이폰 이후 가장 혁신적인 변화"라고 강조했다. 첫 행사에서 '접는 아이폰'이라는 가장 눈에 띄는 하드웨어 카드를 꺼낸 터너스가 이를 AI와 서비스 성장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가 새로운 애플 시대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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