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교육청, 차별 대응 가이드북 '성소수자 명시 제외' 의견
등록 2026.09.10 13:03:36
"삭제 동의 아닌 포괄적 표현 제안…필요하면 명시 가능" 해명

[전남광주=뉴시스]양시원 기자 = 교육부가 제작 중인 '혐오·차별 표현 대응 가이드북'에서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삭제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전남광주교육청도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말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서울 배재고 야구부의 5·18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을 계기로 학생들의 혐오·차별 표현에 대응하기 위한 가이드북 제작을 추진해 왔다.
10일 전남광주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교육부로부터 가이드북 초안에 대한 의견 제출을 요청 받고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교육 현장에 가이드북을 적용할 경우 일부 종교·시민단체의 반발과 관련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교육부가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삭제한 가이드북을 공개하자 비판 여론이 확산했다. 시민단체뿐 아니라 일부 정치권에서도 성소수자 차별 문제를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 등 인권 분야 132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이드북 내 관련 내용 복원과 교육부 장관의 사과를 촉구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교육부의 무책임한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며 "혐오를 방치하는 교육은 더 이상 교육이 아니다"면서 교육부의 삭제 결정을 비판했다.
이에 전남광주교육청은 지난 2일 '필요하다면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을 명시할 수 있다'는 수정 의견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교육부도 당초 9월 배포할 예정이던 가이드북의 내용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전남광주교육청은 성소수자 관련 내용 삭제에 찬성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사회적 합의가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특정 대상을 직접 명시하기보다 모든 학생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표현을 사용하자는 취지였다는 설명이다.
전남광주교육청 관계자는 "성소수자 관련 내용이 지나치게 부각되면 모든 학생의 혐오·차별 문제에 대응하려는 가이드북의 취지가 흐려질 수 있다고 판단해 비공식 의견을 냈다"며 "교육부의 의견 조회 방식이 동의와 부동의로만 나뉘어 있어 포괄적 표현을 사용하자는 입장을 전달했을 뿐 성소수자 관련 내용 삭제에 동의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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