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아냐"…연극계,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 감독 인선 반발
등록 2026.09.14 14:51:04
아시테지 코리아 등 8개 협회·332명 연대 성명서 발표
"독립된 예술 영역에 대한 몰이해…재선임해야“

최휘영(왼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신임 어연선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아시테지 코리아)를 비롯한 국내 주요 공연예술 단체와 예술인들은 14일 즉각적인 임명 철회와 재선임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예술계가 이번 인사에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문성 결여'다. 2011년 출범한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는 지난 15년간 연구, 창작, 작품 개발 등을 이어오며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왔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독립 법인인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으로 분리·개편됐다.
새 극단의 방향성을 결정할 초대 예술감독인 만큼, 현장에서는 영유아부터 청소년까지 발달 단계와 문화적 권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춘 전문 인사가 선임되기를 기대해 왔다.
그러나 문체부가 임명한 어연선 신임 단장은 광명문화재단 대표와 세종문화회관 주요 부서장 등을 지낸 행정·경영 전문가로, 이력 어디에도 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 분야의 창작이나 연구 전문성은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 임명 철회 요구 성명서. (이미지=아시테지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예술인들은 성명을 통해 "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은 결코 일반 연극의 부속 영역이 아니다"라며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의 예술감독에겐 어린이·청소년 관객에 대한 깊은 이해와 창작 경험,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예술적 안목, 그리고 이 분야의 미래를 제시할 철학과 비전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체부는 이번 인사를 공연 연출가이자 예술행정 전문가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신임 예술감독) 경력 어디에서도 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 분야의 전문성은 찾아볼 수 없다"며 "행정 전문성은 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의 전문성을 우선하거나 대신할 수는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2027년 7월 대한민국 수원에서는 전 세계 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인들이 모이는 아시테지 세계총회 및 어린이청소년공연예술축제가 열린다"며 "한국 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의 성취와 전문성을 세계에 보여주어야 할 바로 이 시점에 정작 국가를 대표하는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의 예술감독 선임에서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다시 설명하고 요구해야 한다는 사실이 참담하다"고 했다.
어린이·청소년 예술계는 이번 문제가 한 사람의 자질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을 독립적인 전문예술 영역으로 인정하고 있는가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립어린이청소년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 선임 즉각 철회 ▲현장이 납득할 수 있는 절차를 통한 예술감독 재선임을 촉구했다.
이번 연대 서명에는 지난 13일 오후 6시 기준 아시테지 코리아를 비롯해 한국인형극협회, 청소년을위한공연예술사회적협동조합, 한국극작가협회, 한국여성연극협회, 한국연극연출가협회, 한국거리예술협회, 한국공연관광협회 등 8개 주요 협회와 332명의 개인·단체가 참여했으며, 예술계 전반으로 연대가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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