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딱 붙는 옷 입고 펄떡펄떡"…국중박 분장놀이 대상의 정체
등록 2026.09.21 12:00:00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9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2026 국중박 분장놀이에서 '백자 인어모양 연적'을 표현한 참가자가 장기를 뽐내고 있다. 2026.09.19. kkssmm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19/NISI20260919_0021444421_web.jpg?rnd=20260919170616)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9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2026 국중박 분장놀이에서 '백자 인어모양 연적'을 표현한 참가자가 장기를 뽐내고 있다. 2026.09.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진민아 인턴기자 = 화려한 소품도, 전문 분장팀도 없었다. 몸에 꼭 붙는 의상을 입고 잉어처럼 몸을 펄떡인 참가자가 국립중앙박물관 '분장놀이'의 대상을 차지했다.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2026 국중박 분장놀이 전국편’ 결선에서 ‘백자 잉어모양 연적’으로 분장한 대학생 전은슬(22)씨가 대상을 받았다. 전국에서 275팀 643명이 참가했고, 권역별 본선을 거친 25팀이 이날 결선 무대에 올랐다.
20일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전씨의 대상 수상을 두고 "납득된다", "오히려 그래서 더 좋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전문 인력과 비용을 들인 화려한 분장보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아마추어다운 풋풋함이 '분장놀이'라는 대회의 취지에 더 잘 맞았다는 평가다.
전씨가 표현한 유물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기증한 조선시대 백자 청화 연적이다. 뛰어오르는 잉어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빚어낸 문방구다.
전씨는 몸에 붙는 의상으로 잉어의 통통한 형태를 표현하고, 바닥에 누워 몸을 펄떡이며 유물을 재현했다. 화려한 장치 대신 자신의 몸과 표정으로 유물의 특징을 살렸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9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2026 국중박 분장놀이에서 모든 참가자들이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2026.09.19. kkssmm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19/NISI20260919_0021444795_web.jpg?rnd=20260919194254)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9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2026 국중박 분장놀이에서 모든 참가자들이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2026.09.19. [email protected]
반면 결선에는 전문 인력의 도움을 받거나 대형 소품과 정교한 의상으로 유물을 재현한 참가자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과 나란히 놓고 보면 전씨의 분장은 비교적 소박해 보였다.
때문에 ‘잉어 연적’이 최고상을 받은 결과는 처음에는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오히려 이런 점이 대회의 취지에 부합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누리꾼은 "처음에는 의아했는데, 생각해보니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는 점, 잘 알려지지 않은 유물을 골랐다는 점, 표현이 참신하고 아마추어다운 풋풋함까지 잘 살아 있다는 점에서 납득됐다"고 했다.
이어 "고퀄리티 분장에 겁먹지 않고 누구나 아이디어로 유물을 표현하는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대회가 지나치게 '고퀄리티 경쟁'으로 흐를 경우 결국 돈과 외부 인력을 얼마나 동원하느냐의 싸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씨의 수상이 오히려 대회의 취지를 살렸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외에도 "일부러 엄청난 완성도의 작품을 뽑지 않은 이유는 분장놀이가 외주 전쟁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 "대회의 의미와 취지에 맞게 심사의 본질을 잊지 않은 심사위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전문 분장팀이 동행한 참가자도 있었는데 일반 참가자가 받아 더 의미 있다"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또 "국중박 '분장놀이'라는 이름에 가장 잘 맞는 대상", "기교보다 아이디어와 개성을 본 것 같다"는 반응도 나왔다. 전씨의 분장을 통해 처음 '잉어 연적'이라는 유물을 알게 됐다는 누리꾼도 있었다.
실제 국립중앙박물관은 주요 심사 요소로 참가 동기와 유물에 대한 이해·표현력, 창의성과 재해석, 확산 가능성 등을 보고 있다. 단순히 분장의 완성도만 겨루는 대회는 아닌 셈이다.
한편 이런 반응의 배경에는 해마다 커지는 대회 규모와 경쟁 열기도 있다. 올해 행사는 처음 전국 단위로 확대됐고 참가 규모도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었다. 결선 수상자에게는 최대 300만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대회 이후에도 화제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경주 황오동 금귀걸이’를 온몸으로 표현해 대상을 받은 강한민·권형순씨는 대회 이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의상 제작 과정과 대회 비하인드를 소개하며 다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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