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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폭풍서 하루 만에 5등급…허리케인 '폴로', 온난화가 더 키웠다

등록 2026.10.16 14:29:15

기후변화로 최대 풍속 시속 약 10㎞ 증가 추정…엘니뇨는 약 8㎞

5등급 유지 시간 이틀 반 '태평양 최장'…연구는 아직 동료평가 전

[워싱턴=AP/뉴시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제공한 사진으로, 21일(현지 시간) 멕시코 해안 앞 태평양에서 허리케인 폴로가 세력을 키우고 있다. 허리케인 폴로는 이르면 22일 최고 등급으로 격상될 전망이다. 2026.09.22.

[워싱턴=AP/뉴시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제공한 사진으로, 21일(현지 시간) 멕시코 해안 앞 태평양에서 허리케인 폴로가 세력을 키우고 있다. 허리케인 폴로는 이르면 22일 최고 등급으로 격상될 전망이다. 2026.09.22.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지난 9월 동태평양에서 열대폭풍에서 불과 하루 만에 최고 등급인 5등급으로 강해진 허리케인 '폴로'의 위력을 키우는 데 엘니뇨보다 지구온난화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AP통신은 15일(현지시간) 국제 기후 연구진인 세계기상귀속연구(WWA)와 미국 비영리 기후 연구단체 클라이밋센트럴이 폴로의 발달에 영향을 준 기상 조건을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폴로는 지난 9월 20일 열대저기압으로 형성돼 22일 5등급 허리케인으로 발달했다. 열대폭풍 단계에서 5등급에 이르기까지 약 24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후 4등급과 5등급 사이를 오갔으며, 5등급 강도를 유지한 시간을 모두 합하면 약 이틀 반으로 태평양 허리케인 가운데 가장 길었다.

폴로는 멕시코에 상륙하기 전 크게 약해졌다. 연구진에 따르면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주에 처음 상륙했을 때는 2등급이었다. 하지만 멕시코 북서부 해안 지역에는 침수와 재산 피해를 남겼다.

연구진은 석탄·석유·가스 등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지구온난화가 폴로의 최대 풍속을 시속 약 10㎞ 높인 것으로 추정했다. 엘니뇨도 풍속을 시속 약 8㎞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폴로가 빠르게 강해진 배경에는 이례적으로 높은 바닷물 온도가 있었다. 폭풍이 지나간 일부 해역의 수온은 섭씨 31.2도까지 올랐고, 평년보다 최대 2도 높았다.

따뜻한 바닷물은 허리케인에 열과 수증기를 공급한다. 연구진은 기후변화와 엘니뇨가 없었더라도 폴로가 강력한 폭풍이었을 것으로 봤다. 다만 여기에 풍속이 조금만 더해져도 피해 규모는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런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잠재 강도'라는 지표를 분석했다. 잠재 강도는 해수면 온도와 대기 온도·습도 등을 바탕으로 허리케인이 이론적으로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실제 관측된 최대 풍속과는 구별되는 지표다.

분석 결과, 인간 활동에 따른 기후변화는 폴로처럼 강력한 허리케인이 발달할 수 있는 높은 잠재 강도 조건이 나타날 가능성을 약 23배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엘니뇨 역시 이런 조건이 형성될 가능성을 약 14배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엘니뇨는 태평양 일부 해역의 바닷물 온도가 일시적으로 높아지는 자연현상이다. 수온뿐 아니라 대기 흐름도 바꿔 허리케인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데, 그 영향은 대서양과 태평양에서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그 차이를 설명하는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가 '바람시어'다. 바람시어는 고도에 따라 바람의 속도나 방향이 달라지는 현상으로, 강할수록 허리케인의 구조를 흐트러뜨려 발달을 방해할 수 있다. 엘니뇨는 대서양에서는 바람시어를 강화하는 경향이 있지만, 태평양에서는 반대로 약화시켜 허리케인이 강해지기 쉬운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연구 공저자인 클라이밋센트럴의 대니얼 길퍼드 기후과학자는 이를 자동차 운전에 비유했다. 대서양에서 엘니뇨가 허리케인의 발달을 막는 빨간 신호등이라면, 태평양에서는 발달을 허용하는 초록 신호등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기후변화와 엘니뇨로 뜨거워진 바다는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두 연구팀은 서로 다른 자료와 계산 방법을 활용했지만 기후변화의 영향이 크다는 공통된 결론에 도달했다.

연구에 참여한 프리데리케 오토 WWA 연구책임자는 "엘니뇨와 기후변화 모두 이 허리케인을 원래보다 강하게 만들었지만, 기후변화의 영향이 엘니뇨보다 더 컸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뉴욕주립대 올버니캠퍼스의 브라이언 탕 대기과학자는 올해 엘니뇨가 워낙 강력해 기후변화의 영향이 더 크다는 결과에 처음에는 놀랐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리 놀라운 결과는 아닐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오토 연구책임자는 "엘니뇨는 왔다가 사라지지만 기후변화는 계속 악화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석연료 사용이 계속되는 한 동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허리케인을 더 강하게 만드는 기후변화의 영향도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에르토 산카를로스=AP/뉴시스] 28일(현지 시간)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주 푸에르토 산카를로스에 허리케인 폴로가 접근하자 한 가족이 대피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이 일대에 허리케인 경보를 발령했다. 2026.09.29.

[푸에르토 산카를로스=AP/뉴시스] 28일(현지 시간)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주 푸에르토 산카를로스에 허리케인 폴로가 접근하자 한 가족이 대피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이 일대에 허리케인 경보를 발령했다. 2026.09.29.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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