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주 선행매매' 기자들 첫 재판서 혐의 인정…"부당이득액은 불복"
등록 2026.10.21 14:32:28수정 2026.10.21 14:36:24
일부는 공동정범 성립·가담 시기 다퉈
재판부 "부당이득, 최고가 기준 산정 가능성"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태겸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 부장검사가 29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경제신문기자 등의 선행매매 사건 중간수사 결과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2026.07.29. kkssmm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29/NISI20260729_0021380895_web.jpg?rnd=20260729105851)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태겸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 부장검사가 29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경제신문기자 등의 선행매매 사건 중간수사 결과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2026.07.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특징주 기사 보도를 악용해 주식 선행매매로 85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 회계사와 기자들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대체로 인정했다. 다만 부당이득액 산정과 가담 정도에 대해서는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박종열)는 21일 오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한모(38)씨 등 7명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한씨는 회계사로 시그널파트너스 대표를 지냈다. 함께 기소된 최모(39)씨와 이모(39)씨, 권모(38)씨, 안모(34)씨, 이모(40)씨 등은 전·현직 기자이며 남모(32)씨는 프리랜서다.
공소청에 따르면 한씨와 최씨, 권씨, 이씨는 이슈 테마와 관련됐거나 시가총액이 작고 거래량이 적어 주가 변동성이 큰 종목 위주로 특징주를 발굴했다.
이들은 기사 초안을 작성해 건당 30만원 등 대가를 주기로 하고 섭외한 경제전문지 기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목을 미리 사들인 뒤 기사 배포로 주가가 오르면 즉시 팔아 시세차익을 얻는 수법을 썼다는 것이다.
공소청은 이들이 2020년 10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총 185건의 선행매매로 한씨 70억원, 최씨 3억5000만원, 권씨 7억1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남씨는 2022년 하반기 최씨로부터 수익 일부를 받는 조건을 제안받고 승낙해 2022년 11월부터 2024년 1월까지 347건의 선행매매로 약 6200만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는다.
권씨와 한씨는 권씨의 직장 후배인 안씨를 통해서도 같은 수법으로 2020년 1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각각 1억250만원, 3300만원 상당의 이득을 취했다는 게 공소 내용이다.
기자들은 대가를 받고 기사를 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안씨는 38건의 특징주 기사를 배포해 범행을 방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한씨는 당시 M사 기자인 이씨에게 35회에 걸쳐 약 1억4600만원, H사 기자 이씨에게 26회에 걸쳐 약 1억1500만원, 안씨에게 23회에 걸쳐 약 2700만원을 체크카드 등으로 건넨 혐의를 받는다.
피고인들은 대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부당이득 산정과 역할에 대해서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한씨 측은 "범행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부분과 부당이득 산정 부분은 다투겠다"며 "기사 배포 전 매수가와 매도가의 차액을 전부 부당이득으로 본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징주는 이미 관련 기사로 주가가 오르던 상황에 덧붙여진 것이고 다른 요인의 영향에 대한 입증이 없다"며 "배우자 명의 계좌는 배우자 단독 자금으로, 범죄 이득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씨 측은 "주도적 역할을 한 것이 아니고 주식 매매도 수년 뒤 본격화됐다"며 3억5000만원의 부당이득액을 다퉜다.
권씨 측은 "처음에는 기자를 소개하는 차원이었고 대화방에는 나중에 초대됐다"며 "기사를 발굴·작성·배포하는 데 관여하지 않았고 금품 수수도 없어 공동정범이 성립하는지 법리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손실이 난 거래까지 부당이득에 포함하는 것도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씨 측은 대화방에 2020년 10월이 아닌 12월쯤 합류했고, 2022년 12월쯤 완전히 탈퇴해 이후 거래는 공모에서 이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득액도 과도하다고 했다.
한씨로부터 받은 돈은 차용금으로 영득 의사가 없었다는 취지다.
남씨 측은 최씨와의 공동정범으로 인정할 만한 실행행위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안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며 수사에 적극 협조했고 기사 관련 수동적으로 관여했다고 밝혔다.
다른 이씨 측도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면서도 "특징주 기사가 자본시장법 위반에 이용되는지는 몰랐다는 점이 수사로 확인돼 청탁금지법·배임수재로만 기소됐다"며 "최씨의 도움 요청에 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쟁점을 '가담 정도'와 '부당이득액 산정'으로 정리하며 부당이득 산정 방식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부정거래의 산정 방식, 즉 자본시장법 시행령상 최고가 기준을 준용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경우 실제 매도가나 손실 주장은 의미가 없을 수 있고, 기사 이후 주가가 한 번도 오른 적이 없다는 점을 입증해야 부당이득이 없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다음달 30일 오후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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