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상봉쇄에 이란 '원유 비상금' 바닥…中 수출용 비축유 고갈
등록 2026.10.22 14:56:34수정 2026.10.22 15:56:24
전쟁 초기 해외 비축유 1억3500만 배럴…10월 중순 소진
美중부사령부 "석유 수입 최소 250억달러 차단"…경제 압박 심화
![[홉스=AP/뉴시스] 2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원자재 정보업체 케이플러(Kpler)는 이란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인근 해역에 비축해 둔 원유가 이달 중순 완전히 소진된 것으로 분석했다. 사진은 2020년 4월8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홉스 인근에서 원유 펌프잭이 작동하고 있는 모습. 2026.10.22.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02/NISI20260902_0002227629_web.jpg?rnd=20260902080805)
[홉스=AP/뉴시스] 2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원자재 정보업체 케이플러(Kpler)는 이란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인근 해역에 비축해 둔 원유가 이달 중순 완전히 소진된 것으로 분석했다. 사진은 2020년 4월8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홉스 인근에서 원유 펌프잭이 작동하고 있는 모습. 2026.10.2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의 해상 봉쇄로 이란이 중국 수출용으로 아시아 해역에 비축해 둔 원유가 사실상 고갈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의 핵심 외화 수입원인 석유 수출이 막히면서 경제적 압박이 한층 심화하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원자재 정보업체 케이플러(Kpler)는 이란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인근 해역에 비축해 둔 원유가 이달 중순 완전히 소진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를 피해 원유를 중국에 수출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연안에 유조선을 정박시키고, 다른 선박으로 원유를 옮겨 싣는 방식으로 거래해 왔다. 그러나 미국의 해상 봉쇄로 새로운 원유 공급이 차단되면서 기존 비축량이 바닥난 것이다.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 2월 전쟁 발발 당시 이란의 해외 해상 비축유는 약 1억3500만 배럴에 달했다. 미국이 4월 해상 봉쇄에 나서면서 비축량이 급감했으나, 6월 중순 봉쇄가 일시 해제되자 이란은 원유 반출을 늘려 비축량을 다시 확보했다.
이후 미국이 7월 중순 봉쇄를 재개하면서 한때 약 9000만 배럴에 달했던 비축량은 이달 5일 100만 배럴 미만으로 줄었고, 중순에는 완전히 소진된 것으로 추정됐다.
케이플러의 원유 분석 책임자 호마윤 팔락샤히는 "이제 중국에 하역할 원유가 더 이상 없다"고 말했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지난 17일 해상 봉쇄로 이란의 석유 수입을 최소 250억 달러 차단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이란이 전쟁으로 파괴된 공장과 무기를 복구하거나 대체할 자금도 제약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석유 판매는 이란 정부 수입의 약 30~40%를 차지하는 최대 외화 수입원이다. 이란 통화 가치는 7월 초 이후 달러 대비 약 3분의 1 하락했으며, 물가 급등과 물자 부족도 심화하고 있다.
이란은 해상 수출이 막히자 육로를 통해 인접 국가로 원유를 운송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체 경로로는 기존 해상 수출 물량을 충당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중국 정유업체들도 이란산 원유 공급이 줄어들면서 브라질과 서아프리카 등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다만 해상 비축유 규모에 대해서는 분석기관별로 추정치에 차이가 있다. 원유 운송 정보업체 보텍사(Vortexa)는 지난 9일 기준 싱가포르 연안에 약 600만 배럴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추산했다. 이란 핵무장 반대 단체인 UANI도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비축량이 거의 바닥난 것으로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봉쇄가 이란의 석유 수입을 줄이는 데 효과를 내고 있지만, 이것이 이란 정부의 핵 협상 양보나 경제 붕괴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이란 정부는 경제가 압박을 견디고 있다는 입장이다.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 회의에서 "이란 경제는 매우 뛰어난 회복력을 보여줬다"며 경제 붕괴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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