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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맣게 가린 정보도 AI로 술술"…공공기관 15곳 보안 허점

등록 2026.10.23 11:01:59

이진숙 "75개 기관 점검하니 15곳서 비공개정보 확인"

이주희 "AI 해킹 확산하는데 정부 대응은 부처별 칸막이"

배경훈 "사실이면 심각…보안 점검·범부처 협력 강화"

"까맣게 가린 정보도 AI로 술술"…공공기관 15곳 보안 허점

[서울=뉴시스]윤현성 심지혜 권혜인 수습 고선영 수습 기자 = 정부·공공기관이 외부에 공개한 문서에서 가려놓은 개인정보와 비공개정보를 인공지능(AI)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AI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 가능성은 커지고 있지만 정부의 침해사고 대응은 여전히 부처별로 분절돼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기정통부 종합국정감사에서 공공기관의 비공개정보 노출 의혹에 대해 "말씀 주신 게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라며 신속한 점검을 약속했다.

"PDF에서 검게 가렸는데 AI로 다 보여"…15개 기관 정보보호 허점 지적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의원실에서 75개 기관의 공개 자료를 점검한 결과 15개 기관에서 가림 처리된 정보를 AI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자료를 요청하면 이렇게 다 가려서 주는데 PDF 파일을 AI에 넣었더니 개인정보가 다 나왔다"며 "AI 3대 강국을 추진하면서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일부 문서에서는 대학원생의 이름과 영문 이름, 학번, 생년, 지도교수 등 개인정보가 드러났다. 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평가자료에서도 평가위원별 점수와 정성평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대학·연구기관 자료에는 다수 학생의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의원실은 국감에서 개인정보와 비공개 내용을 그대로 공개하지 않기 위해 업체명과 평가자 정보 등을 바꿔 제작한 예시 화면을 제시했다.

이 의원은 "숨긴 게 전혀 소용이 없다"며 "어떤 평가자가 어떤 업체에 몇 점을 줬는지, 정성평가까지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확인된 15개 기관 목록을 제공하겠다며 이날 오후까지 관련 조치를 보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같은 요구에 배 부총리는 "정확히 분석하고 관련 사항들을 빨리 점검해 보겠다"고 답했다.

또 배 부총리는 기관별 정보보호체계를 강화하고 AI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과 방어에 대응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 특화 AI 모델뿐 아니라 프론티어 AI 모델 개발을 통해 사이버 공격에 대한 방어 역량도 높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번 지적은 공개 PDF 문서의 가림 처리 과정에서 정보가 남아 있었을 가능성에 관한 것으로, 실제 외부 해킹이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확인됐다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AI 해킹 12분 만에 관리자 계정 탈취"…부처 간 대응 칸막이도 지적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I 기술이 사이버 공격의 문턱을 낮추는 가운데 정부의 대응체계도 달라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방송사와 보안업체가 진행한 모의 해킹 실험을 제시했다. 사내망에 연결된 노트북에서 AI에 해킹을 지시하자 12분 만에 취약점을 찾아 최고 권한 계정을 확보했다는 내용이다.

최근 발생한 침해사고에 AI가 활용된 사례가 실제 확인됐는지 묻자 배 부총리는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겠지만 AI가 침투했다는 것을 정확하게 밝히기는 아직 어려운 것 같다"며 "AI를 활용해 침해사고가 일어났다고 추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부처 간 정보 공유 문제도 제기했다. 앞서 해커로 추정되는 인물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정부기관 88곳과 기업 20여곳을 공격했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낸 뒤 관계기관에 관련 정보가 전달됐지만, 이후 조사 결과가 제대로 공유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배 부총리는 금융감독원과는 정보를 공유하며 협력하고 있지만 국가정보원 관련 조사 내용은 별도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공격은 일순간에 빠르게 진행되는데 정부 대응은 산만하고 느리다"며 범부처 통합 대응체계의 실효성을 따져 물었다.

이에 배 부총리는 "현재는 국가안보실이 컨트롤타워가 돼 대응하고 있다"며 "부처 간 칸막이를 제거하기 위해 부총리로서 부처 협력체계를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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