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옆에 있어도 1500만원 연대 책임'…佛, '기물파손배상법' 추진 논란

등록 2026.10.26 11:44:45수정 2026.10.26 13:46:24

직접 기물 파손 않더라도 최대 1만 유로 배상

노조 "집회 위축·시민의 자유 침해" 철회 촉구

극우 르펜 "평생 걸리더라도 대가 치르게 할 것"

[파리=AP/뉴시스] 2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고물가 항의와 교육 여건 개선 등을 요구하는 시위 참가자가 프랑스 국기를 들고 경찰의 최루탄에 맞서고 있다. 2026.10.25.

[파리=AP/뉴시스] 2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고물가 항의와 교육 여건 개선 등을 요구하는 시위 참가자가 프랑스 국기를 들고 경찰의 최루탄에 맞서고 있다. 2026.10.25.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프랑스 정부가 시위 중 발생한 기물 파손에 직접 가담하지 않은 참가자에게도 최대 1만 유로(약 1500만원)의 연대 배상 책임을 물리는 법안을 추진해 시민의 자유 침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노동조합과 좌파 진영은 무고한 참가자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법안 철회를 촉구했다.

25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상원은 이번 주 이른바 '기물파손배상법'을 심의할 예정이다.

법안은 시위에서 직접 기물을 파손하지 않았더라도 파손자와 같은 집단에 속하거나 인근에서 시위를 이어간 참가자에게 최대 1만 유로의 배상 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위 현장에서 드론 활용을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법안은 지난 5월 파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생제르맹(PSG)이 아스널을 꺾은 뒤 발생한 폭력 사태를 계기로 발의됐다. 그러나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최근 전국 단위 대규모 시위가 약탈·방화 등 소요 사태로 이어진 점을 들어 이 법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직접 저지르지 않은 행위에 대해 연대 배상 책임을 묻는 것은 기본권을 침해하며 시위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경좌파 정당 불굴의프랑스(LFI)의 에리크 코케렐 의원은 이 법안이 "프랑스 거리 시위의 종말을 의미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산당 소속 파비앵 게 상원의원도 "이 나라에서 어떤 시위도 다시는 열리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좌파 성향 노동조합과 인권연맹은 일간 르몽드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법안이 시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파리=AP/뉴시스] 1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한 남성이 시위 중 약탈당한 상점 앞을 지나고 있다. 교육 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고등학생들의 시위가 전날 프랑스 전역에서 대학생, 노동조합, 교사 등이 참여하며 높은 생활비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로 번지면서 약 2천400명이 체포되고 약 1천 명이 부상했다. 2026.10.19.

[파리=AP/뉴시스] 1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한 남성이 시위 중 약탈당한 상점 앞을 지나고 있다. 교육 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고등학생들의 시위가 전날 프랑스 전역에서 대학생, 노동조합, 교사 등이 참여하며 높은 생활비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로 번지면서 약 2천400명이 체포되고 약 1천 명이 부상했다. 2026.10.19.

공법 전문가 세르주 슬라마 그르노블알프대 교수는 "국가비상사태 선포 없이도 행정명령으로 공적 자유를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며 "전례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은 기물파손배상법이 자당의 구상이었다고 주장했다.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RN의 마린 르펜은 이날 오를레앙 유세에서 "프랑스에 질서를 되찾겠다"며 "기물을 파손한 이들은 평생이 걸리더라도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르코르뉘 총리는 26일 이번 시위의 도화선이 된 학생 시위 대표들과 만나 교육 예산과 학교 시설 개선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노란 조끼 운동 측은 오는 31일 주말에도 대규모 시위를 이어갈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