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출석 피의자 밖으로 유인해 '긴급체포'…현직경찰, 혐의 부인
등록 2026.10.26 15:28:27
허위 압수조서 등은 인정 취지
경찰관 "긴급체포 요건 충족"
![[서울=뉴시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전경. 2025.09.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6/01/NISI20260601_0002150557_web.jpg?rnd=20260601183014)
[서울=뉴시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전경. 2025.09.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자진출석한 절도 피의자를 경찰서 밖으로 유인해 긴급체포한 뒤 수사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직 경찰관이 1심 첫 재판에서 직권남용체포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판사 김범진)은 26일 직권남용체포, 공전자기록등위작,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 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영등포경찰서 소속 경위 우모(43)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우 경위는 지난 5월 22일 특수절도 혐의로 경찰서에 자진출석한 피의자 B씨를 긴급체포 목적으로 경찰서 밖으로 나오도록 유인한 뒤 체포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을 알면서도 긴급체포한 혐의를 받는다.
공소청에 따르면 우 경위는 지난 5월 20일 새벽 발생한 절도 사건의 피혐의자 B씨를 추적하던 중 21일 오후 5시3분께 B씨로부터 전화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당시 인적 사항을 밝히고 이튿날 오후 1시까지 영등포경찰서로 자진출석하겠다고 약속했다.
공소청은 우 경위가 마치 B씨를 길에서 우연히 만난 것처럼 보이도록 B씨에게 "영등포시장역 쪽으로 걸어와 보라"고 요구해 경찰서 밖으로 나오게 했다고 설명했다.
우 경위는 오후 1시21~24분께 경찰서와 시장역 중간 지점에서 B씨를 만나 시장역 1번 출구 인근 카페 앞으로 이동한 뒤 체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소청은 당시 B씨의 인적 사항이 이미 파악돼 있었고 증거가 급속히 소멸될 상황도 아니었으며 B씨가 자진출석한 상태여서 긴급체포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는데도 우 경위가 직권을 남용해 B씨를 체포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공소청은 우 경위가 이후 '시장역 1번 출구 앞 노상에서 우연히 발견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어 긴급체포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입력해 형사사법정보를 위작하고 이를 행사했다고 보고 있다.
공소청은 또 우 경위가 B씨 요청으로 게임장 업주 김모씨에게서 현금 76만원을 직접 건네받고도, 같은 날 오후 2시36분께 경장에게 '긴급압수'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우 경위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 중 직권남용체포와 허위 긴급체포서 작성·행사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B씨를 긴급체포하기로 미리 마음먹은 사실이 없고, 허위의 체포 경위를 만들기 위해 B씨를 경찰서 밖으로 나오게 한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체포 당시 상황에 비춰 긴급체포 요건이 갖춰졌다고 판단해 체포한 것일 뿐 사법경찰관의 재량 범위를 벗어난 것이 아니며, 직권남용의 고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허위 긴급체포서 작성·행사 혐의에 대해서도 "긴급체포 요건이 갖춰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체포 경위가 허위라는 인식 자체가 없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긴급체포서는 동료 경사가 작성했고, '우연히'라는 문구는 긴급체포서에 전형적으로 쓰는 문구여서 피고인이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이라며 "형사사법 업무를 방해하거나 그르치게 할 목적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허위 압수조서와 압수수색검증영장 신청서 작성·행사 혐의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했다.
변호인은 증거 의견과 관련해 B씨에 대한 피의자 신문조서와 진술조서 등을 증거로 사용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
이에 공소청은 B씨를 증인으로 신청하고 이후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12월 7일 오후로 지정했으며 B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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