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가동된 중수청 마약국…'윗선' 부실수사 걱정 나오는 이유는
등록 2026.10.26 17:36:54수정 2026.10.26 19:26:25
'수거책' 집중하다 '윗선 추적 실패' 우려
10일 구속 제한, 구치소 접견 등 제약
"정보공유 핵심…경찰 첩보력과 공조"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중대범죄수사청을 비롯한 전국 지방 중수청이 공식 개청을 한 지 4일째인 지난 6일 서울 중구 중대범뵈수사청 본청 모습. 2026.10.26.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06/NISI20261006_0021477894_web.jpg?rnd=20261006144256)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중대범죄수사청을 비롯한 전국 지방 중수청이 공식 개청을 한 지 4일째인 지난 6일 서울 중구 중대범뵈수사청 본청 모습. 2026.10.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 직후 마약사범 2명을 잇따라 구속하는 등 본격적인 실질 수사에 나섰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세관에 적발된 마약을 정상 배송해 실제 반입자를 추적하는 '통제 배달'로 수거책을 잡는 데 그칠 뿐, '유인 수사'를 통해 상선으로 수사망을 넓히는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신중한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하부 수거책이 수사 대상이 된 사실이 알려지면 상선은 곧바로 꼬리를 자르고 잠적하기 때문에, 초기에 총책으로 이어지는 유인 수사망을 구축하지 못하면 윗선 추적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지방중수청 마약수사국은 최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동남아 국적의 A씨를 인천지방공소청에 구속 송치한 데 이어 베트남 국적의 B씨를 구속했다. 전날에는 한국인 남성 C씨를 구속했다.
이들은 해외에서 국제우편물로 밀반입된 대마나 필로폰 등 마약류를 국내 주소지에서 넘겨받으려다 세관 단서와 통제배달 수사 등에 적발된 이른바 '수거책'이다.
당초 중수청은 대규모 해외 마약 카르텔 등 대형 범죄를 전담하고, 일선 경찰은 민생 침해형 유통망 단속에 집중하는 이원화 구조를 지향해왔다.
하지만 중수청의 출범 첫 행보가 하부 조직원 단속에 머물면서, 마약 수사의 핵심인 유인 수사가 작동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유인 수사는 세관이나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에서 확보한 '정제된 단서'로 통제배달을 실시한 뒤, 체포된 수거책을 활용해 텔레그램 판매총책 등 상선과의 접촉 경위를 밝히도록 유도하며 윗선을 순차적으로 추적하는 기법이다.
수거책 1~2명을 확보한 단계에서 조기에 수사를 마감하고 공소청에 송치하는 등 단기성과에 치중할 경우, 상선이 수사망을 눈치 채고 꼬리를 자른 뒤 잠적할 가능성이 있다.
![[서울=뉴시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가 지난 22일 40대 남성 A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공소청에 구속 송치했다고 발표하면서 공개한 압수물. (사진=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2026.10.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22/NISI20261022_0002270531_web.jpg?rnd=20261022092826)
[서울=뉴시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가 지난 22일 40대 남성 A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공소청에 구속 송치했다고 발표하면서 공개한 압수물. (사진=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2026.10.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제도적 한계로 마약 수사가 부실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영장청구권이 없는 중수청 구조상 공소청을 거치는 과정에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는 데다, 신병 확보 후 구속 기간도 10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과거 검찰은 수사권을 토대로 송치 후에도 윗선으로 수사망을 확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2일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사의 수사권이 전면 박탈되면서, 송치 후 상선 추적 수사를 연속성 있게 이어가기 어려운 구조다.
검찰 출신 김희준 LKB평산 대표변호사는 "보통 10일 만기를 채워서 송치하는 경우는 없고 8~9일째에 송치하는데 그 짧은 기간에 수사 성과를 내는 게 쉽지 않다"며 "위로 치고 올라가기가 어려워진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체포 초기에는 자체 사무실에서 밀도 높은 조사가 가능하지만, 공소청 송치 후 신병이 넘어가면 구치소 수사 접견 방식으로 바뀌어 수사 연속성이 떨어진다"며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는 구조에서는 수사가 중간책 선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중수청이 출범 취지에 맞게 상선 신병 확보 등 중대범죄 척결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일선 경찰과의 철저한 역할 분담 및 정보 공유 체계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마약 수사에 능통한 한 검사는 "중수청이 갖고 있는 정제된 단서와 경찰이 가지고 있는 현장 정보력을 합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현장 첩보를 바탕으로 하부 조직원을 포섭해 상선까지 치고 올라가는 바텀업(Bottom-Up) 수사 노하우와 해외 주재원·대사관 파견 인력을 활용한 현지 네트워크에 강점이 있는 만큼, 하부 단속은 경찰에 맡기고 중수청은 상선 추적에 전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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