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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규명 왜 이렇게 오래 걸리나"…이태원 참사 외국인 유족 '분통'

등록 2026.10.28 12:44:42수정 2026.10.28 12:46:22

10월29일 이태원참사 4주기 앞두고

10개국 35명 외국인 유족 공식 방한

"4년 지났는데도 명확한 설명 없어"

특조위 조사에 대한 신뢰성 지적도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이태원 참사 4주기를 하루 앞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이태원 참사 기억소통공간 별들의 집'에서 외국인 유가족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2026.10.28.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이태원 참사 4주기를 하루 앞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이태원 참사 기억소통공간 별들의 집'에서 외국인 유가족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2026.10.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왜 모든 것이 이토록 오래 걸리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희는 진실을 알 자격이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 4주기를 하루 앞둔 28일, 외국인 유가족들이 진상규명 지연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참사의 원인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아직 듣지 못했고, 해외에서는 조사 상황을 알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별조사위원회 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별들의집'에서 외국인 유가족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가족과 통역사 등 40여명이 자리했다. 유족들은 참사를 추모하는 의미의 보라색 외투나, 희생자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 등을 입고 간담회에 참석했다.

노르웨이 희생자 스티네의 어머니는 "지난해 한국을 떠날 때만 해도 올해 여름이면 조사가 마무리돼 마침내 답을 얻으리라 기대했다"며 "왜 이토록 오래걸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 사고 후 4년이 지났는데도 사고에 대한 명확한 설명, 책임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4년간 셀수없이 많은 서류를 작성했지만 담당자가 이사람에서 저사람으로 바뀌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따라가기가 힘겹다. 우리는 진실을 알 자격이 있다. 이런 고통스런 마음을 매듭지을 자격이 있다"고 호소했다.

프랑스 희생자 리마무 게네고의 아버지 파스칼 게네고도 "조사 기간이 1년 연장됐고,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건 없다, 계속해서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명확하지 않은 설명만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유족들은 진상규명 과정에서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도 비판했다.

이란 희생자 알리 파라칸드의 어머니는 "지난해 한국 정부가 외국인 유족에게 진상규명 과정에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 1년간 어떤 소식도 듣지 못한 채 철저히 정보가 차단돼 암흑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방한 이후 올해 방문 일정을 조율하기 전까지 한국 정부나 대사관으로부터 조사 진행 상황이나 유족 지원에 관한 연락을 받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연락을 받았다'고 답한 유족은 아무도 없었다.

외국인 유족들에게는 지난 26일 행정안전부 산하 '10·29이태원참사 피해구제추모지원' 홈페이지가 개설됐다는 사실이 전달됐다고 한다. 그간 대사관 담당자 변경, 부처 간 연락 등의 문제로 외국인 유족들은 소통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이태원 참사 4주기를 하루 앞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이태원 참사 기억소통공간 별들의 집'에서 열린 외국인 유가족 기자간담회에 앞서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의 사진을 보고 있다. 2026.10.28.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이태원 참사 4주기를 하루 앞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이태원 참사 기억소통공간 별들의 집'에서 열린 외국인 유가족 기자간담회에 앞서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의 사진을 보고 있다. 2026.10.28. [email protected]


외국인 유족들은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대한 불신도 드러났다. 특조위는 전날 중간 조사 결과와 향후 조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카자흐스탄 희생자 셰르니야조바 마디나의 언니 다미라는 "올해는 조사가 끝나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아무런 결과 보고서도 받지 못했다"며 "위원회가 정직하게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해 불만"이라고 말했다.

그는 "참사에 어떤 사람이 책임이 있고, 당시 동생이 받아야 했던 도움을 왜 받지 못했는지 알고 싶다. 한국의 안전이 어디에 있는 건지. 올해는 부디 진상규명이 되고 조사 결과를 부디 알고 싶다"고 호소했다.

한편 외국인 유족은 전날 특조위를 통해 희생자의 동선, 본인 여부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시민대책회의에 따르면 특조위는 CCTV와 소방관 보디캠, 개인 영상 등 1000여건의 자료를 확보해 영상을 분석했고, 희생자 159명 중 상당수의 동선을 파악했다고 한다. 내달부터는 국내 유가족들도 개별 동선과 영상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미라는 동생이 친구들과 웃으며 걷다가 인파에 휩쓸리고, 이후 구조되는 모습을 봤다고 전했다. 그는 "동생이 구조되기 전까지 44분이란 시간이 걸렸다"며 "산소 없이 구조를 기다리기에 너무 긴 시간"이라고 회상했다.

한편 이태원참사 외국인 유가족들은 지난 23일부터 정부 공식 초청을 받아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이란, 중국, 러시아, 일본, 프랑스, 노르웨이,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스리랑카, 호주 등 10개국 18가족, 총 35명이다.

외국인 유족들의 방한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지난 24일 시민추모대회를 시작으로 29일 기억식까지 주요 추모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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