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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경찰, '응급실 수사 지침' 추진…진료 안전망 될까

등록 2026.11.02 16:02:10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 후폭풍 계속

정은경 장관, 이번주 경찰청장 대행 만나 '지침' 논의

의료계 "필수의료 압색 제한…자발적 제출 우선" 요구

국회도 입법예고…"응급의료기관 수사원칙 법제화해야"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규탄 및 진료권 보호 촉구 대한소아응급의학회 긴급기자회견에서 이지숙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이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10.30.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규탄 및 진료권 보호 촉구 대한소아응급의학회 긴급기자회견에서 이지숙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이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10.30.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강진아 기자 =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압수수색에 따른 논란이 거센 가운데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이 수사 절차 지침(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서면서 필수의료 현장의 진료권 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2일 복지부에 따르면 정은경 장관은 이번주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만나 필수의료 분야 수사 절차 개선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논의는 경찰이 지난 7월 청색증으로 응급 처치를 받던 영아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9월30일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를 압수수색하면서 촉발됐다. 의료계는 진료 중 이뤄진 압수수색이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진료 방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사태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달 27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는 함영욱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이 출석했으나, 여야 의원들의 거듭된 사과 요구에 "안타깝다"는 답변만 반복해 논란을 키웠다. 그 여파로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 소속 전문의 9명 중 7명이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측은 국감 이틀 뒤에 아주대병원을 직접 찾아 사과했지만, 현장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병원과 의료계 측은 경찰의 사과 방문 당시에도 압수수색 경위와 집행 과정에 대해 "납득할 만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복지부는 경찰청과 협의해 필수의료 분야 수사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양 기관은 압수수색 이후 논란이 커지자 지난달 6일 실무회의를 열고 필수의료 분야 현장 인력이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양 기관이 논의 중인 지침에는 응급실 등 생명 유지와 직결된 의료 공간에 대한 강제수사 요건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수사 당국의 필수의료 현장에 대한 직접 진입을 최소화하고, 현장 집행이 불가피할 때도 응급환자 진료가 최우선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등의 세부 매뉴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는 수사 가이드라인 초안을 11월말까지 공개해 달라는 입장이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와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협의회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압수수색 사태를 비판하며 응급실과 중환자실, 분만실 등 필수의료 현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원칙적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강제수사가 불가피한 경우에도 사전 협의와 법원 영장 심사 과정에 의료 전문가의 의견이 필수적으로 반영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2024.08.28.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2024.08.28. [email protected]

또 병원의 자발적 자료 제출(임의제출)을 우선 요구하는 수사 원칙을 세우고, 임의제출이 가능한 자료에 대해 무분별하게 영장을 집행하는 관행을 차단할 구체적 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자 안전과 진료 연속성 보호를 위한 수사 절차도 거듭 촉구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같은날 정 장관을 만나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정 장관은 "정부는 필수의료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깊게 공감하고 있다"며 "의료진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게 필수의료 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신속히 마련될 수 있도록 경찰청과 협의해나가겠다"고 답했다.

국회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의료기관에 대한 수사 절차를 개선하기 위한 입법 추진에 나섰다.

의사 출신인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국감에서 정부 가이드라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응급의료기관 압수수색 관련 수사 원칙을 법으로 명문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료기관 압수수색 시 임의제출 등 진료를 침해하지 않는 방식을 우선하고 응급실·수술실·중환자실 등 핵심 진료구역에 대한 직접 진입은 불가피한 경우로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같은 당 안철수 의원도 이른바 '응급실보호법'인 형사소송법 개정안 발의를 예고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에는 응급환자를 진료 중인 의료기관의 압수수색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개정안에는 응급환자 진료에 쓰이는 의료시설과 장비의 사용 중단을 최소화하고 임의제출이나 전자정보 복제 등 진료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수사 방식을 우선 고려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의료계 관계자는 "선언적 수준의 가이드라인으로는 응급실 등 필수의료 현장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어렵다"며 "응급의료의 특수성을 고려한 실효성 있는 수사 지침과 함께 진료 현장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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