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위원장 후보 '사회적 대화' 공방…"결단해야" vs "준비 부족"
등록 2026.11.02 12:54:34
양경수 "투쟁·교섭 병행"…엄길용 "대화보다 투쟁 준비"
최준식 "조급한 결정 안돼"…김민영 "경사노위 반대"
양경수 집행부 6년 비판 이어져…선관위 지침 사과도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위원장 후보 합동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엄길용, 김민영, 최준식, 양경수 후보. 2026.11.02.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1/02/NISI20261102_0021514729_web.jpg?rnd=20261102111624)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위원장 후보 합동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엄길용, 김민영, 최준식, 양경수 후보. 2026.11.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차기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4명의 후보가 '사회적 대화' 참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3선에 도전하는 양경수 현 위원장이 사회적 교섭 확대와 신속한 의사결정을 강조한 반면, 경쟁 후보들은 투쟁 역량 강화와 충분한 사전 준비가 우선이라며 맞섰다. 특히 양 위원장의 지난 6년간 조직 운영과 투쟁 성과를 놓고도 비판이 이어졌다.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제12기(직선 5기) 임원 선거 후보자 1차 합동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선거에는 위원장 후보로 기호 1번 엄길용, 기호 2번 양경수, 기호 3번 김민영, 기호 4번 최준식 후보가 출마했다. 선거의 핵심 쟁점은 경사노위 참여를 비롯한 사회적 교섭의 추진 여부와 방식이다.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달 7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 문제를 논의했지만, 일부 대의원들의 퇴장으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시 안건에는 합의제 운영과 산별노조 참여 보장, 경사노위 명칭 변경 등 3대 원칙을 정부와 협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양 후보는 이날도 당선 즉시 온라인 대의원대회를 열어 사회적 교섭 추진 방침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양 후보는 "투쟁만으로 돌파할 수 없기에 사회적 교섭이 투쟁을 뒷받침하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며 "노동의 의제를 관철하기 위한 경로와 방법으로 투쟁과 교섭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문제를 27년간 논의해 왔다. 계속 토론하자고 하는데 세상이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결정할 때는 결정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반면 엄 후보는 "내용도 투쟁도 없는 사회적 대화는 구걸이고 항복"이라며 "아무런 준비와 대안 없이 들어간다는 것은 양보를 전제로 하는 것이고 그런 대화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사회적 대화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사회적 대화를 할까 말까가 쟁점이 아니다"며 "민주노총의 의제를 어떻게 관철하고 100만 조합원의 힘을 어떻게 모아낼 것인지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김 후보는 경사노위 참여에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경사노위는 노동자의 양보를 받아내고 노동조건 후퇴를 거래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구"라며 "이재명 정부에 대한 환상과 기대를 버려야 한다. 정권과 자본이 파놓은 함정에 들어가 대화했다는 명분만 주는 들러리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 후보는 사회적 교섭의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도 충분한 사전 토론과 숙의를 거쳐 내년 2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추진 방침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양 후보가 온라인 대의원대회를 통한 조속한 결정을 요구한 데 대해 "토론이 먼저고 결정이 뒤따라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일단 결정해 놓고 토론하자는 것은 민주노총의 실패를 또다시 반복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양 후보는 "다 준비된 다음에 결정하자고 하면 결국 내년에는 못 하고 빨라야 내후년이 되는 것 아니냐"며 "정부가 우리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재차 물었다.
최 후보는 "사회적 교섭이 필요하다는 것도,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도 "조급하게 다가가서 성공한 사례가 있느냐. 양경수 집행부에 없었던 것은 시간이 아니라 준비였다"고 받아쳤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열린 위원장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김민영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2026.11.02.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1/02/NISI20261102_0021514727_web.jpg?rnd=20261102111624)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열린 위원장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김민영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2026.11.02. [email protected]
최근 초광역특구법 사회적 대화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와 노동계가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노동시간 규제 완화 등의 특례를 담은 법안이 발의된 것을 두고 후보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특히 엄 후보는 "민주노총이 초광역특구법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고도 뒤통수를 맞았다"며 노동계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투쟁 준비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양 후보는 "정부는 올해 안에 통과시키겠다고 하는데, 뒤통수 맞았다고 하느냐"며 "사회적 교섭하겠다고 하니 이제 양쪽으로 법안을 발의해서 사회적 교섭 결과에 따르겠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후보의 지난 6년간 집행부 운영에 대한 평가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최 후보는 "양경수 집행부 6년은 불통과 패권, 무능의 6년이었다"며 "조직화 없는 총파업이 남발되면서 조합원들은 동원되는 데 급급했고 투쟁의 신뢰는 떨어져 갔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조직은 분열됐고 투쟁은 회피했으며 교섭은 이재명 정부에 대한 환상이었다"며 "윤석열 정부에서는 길을 여는 민주노총이었지만 이재명 정부에서는 길을 잃은 민주노총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양 후보는 "코로나 시기에 집회와 기자회견을 여는 것 자체가 투쟁이었지만 민주노총은 총파업과 노동자대회를 힘있게 열어냈다"며 "윤석열 퇴진과 계엄에 맞선 투쟁에서도 가장 앞장서서 길을 열어왔다"고 언급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민주노총 중앙선관위가 상대 후보의 실명과 사진·영상 사용을 제한한 지침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앞서 선관위는 지난달 31일 후보자 선거운동 과정에서 다른 후보의 실명이나 사진 등을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지침을 내놨다. 이에 양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세 후보 측에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양 후보는 "상대 후보의 이름이나 얼굴을 전면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과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를 저와 연결시키는 것도 과하다. 우리 선본도 만들어 놓은 영상과 사진을 수정했다"고 했다.
정민정 민주노총 중앙선관위원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선거 과열을 방지하고 정책에 집중하자는 취지였지만 의도와 다르게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했다"며 "어제 선관위 회의를 통해 해당 결정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12일 2차 합동토론회를 개최한다. 조합원 97만7175명이 참여하는 직접투표는 19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결선투표를 통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한다. 새 지도부의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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