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미 민주당, 의회 트럼프 일가·측근 비리 집중 조사 계획

등록 2026.11.05 07:11:29수정 2026.11.05 07:16:24

하원 감독위·법사위, 상원 안보정무위 위원장 내정자들

소환장 발부 예고하며 "변호사 선임하라" 일갈

암호화폐, 주식 거래, 아들과 사위, 세무조사 면제 등

이해 충돌과 부패 가능성 산적…탄핵은 아직 신중

[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일가가 소유한 암호 화폐 기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3개월 전 3억 달러의 펀딩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게재된 영상. 미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는 트럼프 일가와 측근들의 부패에 대해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출처=코인마켓캡 홈페이지) 2026.11.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일가가 소유한 암호 화폐 기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3개월 전 3억 달러의 펀딩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게재된 영상. 미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는 트럼프 일가와 측근들의 부패에 대해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출처=코인마켓캡 홈페이지) 2026.11.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 민주당이 중간 선거에서 압승하면서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들의 비리와 이해충돌을 조사하지 못하던 미 의회가 적극적인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의회 주도권을 장악한 민주당은 조사에 착수해 청문회를 열고 소환장을 발부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내년부터 하원 감독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되는 로버트 가르시아 민주당 의원은 3일 늦게 발표한 성명에서 조사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변호사를 선임하라”고 일갈했다.

가르시아는 4일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고가 주로 부패에 가담하고 자신들의 부를 늘린 백악관 인사들을 겨냥한 것이라면서 “트럼프 범죄 가족이 우리 조사의 최우선 대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의회가 소환장을 발부한다고 해서 조사가 반드시 성과를 낼 것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의 사업 동료와 측근들은 소환장에 맞서 법정에서 싸울 것으로 예상되며, 이 과정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

민주당이 돈벌이 사업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다 하더라도 트럼프 가족이 법을 위반했다는 징후는 없다. 이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추진하려는 시도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그럼에도 가르시아와 다른 의회 지도자들은 조사할 대상이 넘쳐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기 트럼프는 첫 임기 때 가족의 사업 거래를 억제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저버렸다. 그 결과 대통령과 그의 아들들, 일부 참모들에게 부를 안겨주는 새로운 사업들이 가능해졌다. 그는 이해충돌 우려를 일축하면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판단은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의 출구조사에서는 정부 부패가 많은 유권자에게 중요한 쟁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권자 약 10명 중 7명은 대통령직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제공하는 의회의 역할이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하원에서는 감독위원회와 법사위원회가 조사 활동을 주도할 예정이다.

조사 대상은 트럼프 가족의 사업에 국한되지 않을 전망이다. 상원의 국토안보·정부업무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예정인 매기 해선 상원의원이 별도의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원 법사위원장이 될 제이미 래스킨 민주당 하원의원은 성명에서 “법치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에게 막대한 비용을 초래한 부패를 신속하게 집중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조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사안은 다음과 같다.

암호화폐

트럼프는 2기 임기 중 암호화폐 사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았다. 지난해만 최소 14억 달러를 벌었으며 이는 전례 없는 수준의 이해충돌 가능성을 내포한다.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기업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집중 조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와 연계된 투자회사가 월드 리버티의 지분을 대규모로 매입했다. 4개월 뒤 UAE측은 일부 국가안보 당국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정부와 고가의 컴퓨터 칩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트럼프는 밈 화폐인 ‘$TRUMP’를 판매해 수억 달러를 벌기도 했다. 월드 리버티가 판매한 자체 디지털 토큰을 통해서도 벌었다.

이들을 구매한 외국기관과 기업들 상당수가 트럼프 정부의 구제 조치를 기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트럼프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활동도 민주당의 최우선 조사 대상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스스로를 곤란하게 만드는 일을 했다. 그는 올해 바하마에서 열린 자신의 결혼식 뒤풀이 비용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연계된 러시아 사업가 우마르 크렘레프로부터 받았다. 의회 민주당 의원들의 분노하자 트럼프가 아들이 돈을 갚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르시아 하원 감독위원장 내정자가 이 사안을 조사 대상으로 지목했다.

래스킨 하원 법사위원장 내정자도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선임 파트너로 있는 벤처투자회사 1789 캐피털에 대한 조사도 시작했다.

1789 캐피털이 투자한 기업 가운데 일부가 정부 자금을 지원받았으며, 다른 기업들은 트럼프의 정책으로 혜택을 입었다.

재러드 쿠슈너

재러드 쿠슈너 트럼프 사위도 감시 대상에 올라 있다.

트럼프의 핵심 특사 역할을 해온 쿠슈너에 대해 래스킨이 쿠슈너의 사모투자회사인 어피니티 파트너스가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면서 쿠슈너에게 이란 평화협상 등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했다. 이 회사는 분쟁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외국 정부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트럼프 기업

첫 임기 때 트럼프 가족의 부동산 기업은 모든 신규 해외 거래를 포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두 번째 임기에는 대통령이 사업 거래에 거의 아무런 제한도 두지 않았다.

덕분에 트럼프 기업은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새로운 해외 부동산 사업 계약을 발표할 수 있었다. 가족의 이름을 사용하도록 허가하는 대가로 사용료를 받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기업이 이러한 사업 계약을 외교정책과 연계했다는 징후는 없으며 지난해 트럼프 기업의 부동산 수입은 트럼프가 벌어들인 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 따라서 이 사업들은 조사를 덜 받을 가능성이 크다.

주식 거래

올해 첫 3개월 동안 트럼프는 3600건이 넘는 주식 거래가 했으며 그중 일부가 시기를 절묘하게 맞춘 것으로 보였다.

지난 2월, 델 주식 100만 달러어치 이상을 매입한 지 9일 뒤, 트럼프가  조지아주에서 열린 행사에서 델 창업자 마이클 델을 칭찬했고 이후 국방부가 델과 97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계약이 대통령의 해당 기업 지분 보유와 관련이 있다는 징후는 없으며, 해당 주식 거래는 그의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았다. 트럼프 기업은 트럼프와 그의 가족이 주식 거래를 지시할 능력이 없으며, 모든 거래는 외부 증권회사들이 통제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거래 시점에 주목했다. 상원 은행위원장 내정자인 엘리자베스 워선 의원은 오래 전부터 트럼프의 주식 거래에 대한 조사를 추진해 왔다.

국세청(IRS) 조사 면제

민주당은 트럼프 정부가 국세청의 조사로부터 트럼프 자신을 보호한 조치도 조사할 수 있다.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이 지난 봄 국세청에 트럼프와 그의 아들 두 명, 그리고 이들의 사업체에 대한 진행 중인 모든 조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블랜치는 트럼프 가족이 당시 이미 제출한 세금 신고서에 대해 국세청이 새로운 세무조사를 시작하는 것도 금지했다.

이 조치는 트럼프가 자신의 세금 신고서 유출을 이유로 국세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뒤 이뤄졌다.

역사적으로 국세청은 현직 대통령의 세금 신고서를 매년 조사해 왔다.

의회의 조사는 법무부가 트럼프에게 이러한 보호 조치를 제공한 경위와 그 합법성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기타 조사 대상

민주당은 의회의 감독 권한을 활용해 트럼프 정부 전반의 부패 의혹을 조사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가르시아는 백악관 연회장 건축에 기부한 사람들이 트럼프 정부의 결정이나 정부 계약에서 혜택을 얻었는지를 조사하는 등 “기업 부패”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동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에 대한 정부의 형사사건 처리와 엡스타인과 트럼프의 관계에 대한 조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래스킨은 트럼프 정부의 사면 관련 사업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고 다짐했다.

해선은 트럼프 정부가 대통령의 기부자와 다른 측근들에게 경쟁입찰 없이 계약을 체결한 관행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티 놈이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승인된 추방용 항공기 계약을 포함해 여러 계약이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

하원과 상원에서 민주당은 올해초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2건의 총격 사건 등 연방 이민 당국자들이 미국인들을 살해한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소환장 발부 권한을 발동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란 전쟁을 주도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 대한 조사 계획도 내비쳤다.

지금까지 민주당 지도부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문제를 논의할 때 말을 아껴 왔다. 많은 의원은 트럼프의 첫 임기 동안 그를 직에서 물러나게 하려는 두 차례의 시도가 모두 실패했던 일을 고려해 탄핵 추진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