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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정치 잘했다" 尹발언, 국힘 호남 끌어안기 진정성 '도마위'

등록 2021.10.20 11:52:04수정 2021.10.20 13: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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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민심 격분, 일부 당원 조차 "왜 그런 말을, 안타깝다" 곤혹

야권주자도 성토, 5·18 묘지 무릎사과 등 친호남 행보 `와르르'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가 1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을 당원협의회를 방문, 당원들의 환호에 김미애 의원과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2021.10.19.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가 1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을 당원협의회를 방문, 당원들의 환호에 김미애 의원과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2021.10.19.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배상현 기자 = 내년 3월9일 실시될 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호남 민심 끌어안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또다시 진정성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국민의힘의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예비후보가 호남을 폄훼하는 `전두환 옹호'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같은 당의 다른 예비후보들도 일제히 윤 후보를 비판하고 나섰지만, 격분한 호남 민심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0일 국회와 광주지역 정가에 따르면 윤 예비후보는 전날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해 "우리가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그런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그거는 호남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광주지역 국민의힘 일부 당원들 조차 그동안 호남 민심 끌어안기 노력으로 일군 성과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곤혹스런 모습이 역력하다.

 국민의힘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보수정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8월19일 광주 5·18 민주묘지에 무릎을 꿇고 사죄를 시작으로 친호남 행보를 가속화했다.

정운천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장을 중심으로  의원들이 광주를 찾아 5·18 묘역을 참배하고 5월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도 가졌다. 여기에 호남 지역구에 현역 국회의원을 배치하는 `제2지역구 갖기' 행보를 이어갔다.

 급기야 5·18단체가 올해 5·18 민주항쟁 41주기 추모제에 정운천 성일종의원 등 보수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을 처음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이 호남 민심 끌어안기를 위한 정성이 나름대로 성과를 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번 윤석열 후보의 발언에 대해 지역민심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 앞에 무릎을 꿇고 참배하고 있다. 2020.08.19.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 앞에 무릎을 꿇고 참배하고 있다. 202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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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윤 후보가 지난 7월17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했던 발언의 진정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윤 후보는 당시 “광주의 한을 자유민주주의와 경제 번영으로 승화시키겠다”면서 “피를 흘린 열사와 선열들의 죽음을 아깝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 위에서 광주전남 지역이 고도 산업화와 풍요한 경제 성장의 기지가 되고 발전하는 모습을 세계에 보여줄수 있는 지역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윤 후보는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피로써 지킨 5·18정신을 이어받아 국민과 함께 통합과 번영을 이뤄내겠다’고 쓰기도 했다.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해 5·18단체 등 광주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5·18기념재단과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등 오월단체는 "윤석열은 5·18민주화운동 학살 원흉인 전두환을 비호한 망언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의힘은 오월단체와 국민에게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제시하라"면서 "5·18민주화운동과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독재자를 비호하는 행위를 반드시 바로잡고 이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의 대선 주자들 역시 윤 후보를 성토하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의 아무말 대잔치를 보면서 외신이 한국 대선을 오징어 게임 같다고 조롱하는 것을 이해할 만하다”며 “이런 사람들과 국가 대사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적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전두환 전 대통령은) 수천억 원의 정치자금을 기업들로부터 강탈했고, 이것이 들통났는데도 본인의 노후자금과 자식 상속자금으로 써놓고 국민에게 오리발을 내민 사람”이라며 “군사 쿠테타와 5·18 말고 잘못한 것이 없다는 윤석열 후보의 인식은 공정과 정의를 위협하였을 뿐만 아니라 헌법정신을 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5·18의 아픔 앞에서 인간으로서 공감능력이 없는 건지, 다른 표 계산을 하는 건지, 원래 생각이 없는 건지 정말 경악스럽다”며 “이런 몰상식한 후보, 저렴한 역사인식 가진 후보가 보수 정당의 대선후보가 되겠다는 게 정말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광주시당도 안절부절이다.  국민의힘 광주시당 한 관계자는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우리당 후보에 대해 성명을 내기도 그렇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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