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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터뷰]히가시노 게이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내게도 기적...보통 사람들 이야기 공감 통감"

등록 2023.02.25 07:00:00수정 2023.03.18 10:2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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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일본 소설 1위 작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용의자 X의 헌신' 등

추리소설 작가지만 '화이트 러시' 등 스노보드 에세이도

[문화人터뷰]히가시노 게이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내게도 기적...보통 사람들 이야기 공감 통감"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용의자 X의 헌신', '가면 산장 살인 사건'까지…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65)는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인기 있는 명실상부한 일본 추리소설계의 베스트셀러 작가다. 배우 류승범을 주연으로 영화화되기도 한 '용의자 X의 헌신'으로 대중적으로 더 알려진 그는 일본을 대표하는 문학상인 나오키상을 수상했고 일본 서점대상,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휩쓸었다.

국내 독자에게 가장 친숙한 작품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일본 소설 1위에 오르며 그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일본 작가 중 한 명에 이름을 올랐다. 그의 작품은 현재까지도 일본에서 출간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국내에 번역되고 있다.

"아이디어만 있다면 한국에 관련된 이야기도 쓰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최근 뉴시스와 서면으로 단독 인터뷰를 한 히가시노 게이고는 "한국에서의 인기에 대단히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희망의 끈'와 '화이트 러시'를 국내에 출간하며 다시 한번 한국 독자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소개한 그는 한국 독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국내 언론과 그간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은 그는 한국과 관련된 이야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서울=뉴시스] 히가시노 게이고 대표작 (사진=재인, 현대문학 제공) 2023.02.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히가시노 게이고 대표작 (사진=재인, 현대문학 제공) 2023.02.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데뷔부터 목표는 100권 출간"…한계까지 속도 높인 작품 쓰고 싶은 마음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탄생시켰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는 아직도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 자신의 저작이 100권을 달성했다는 그는 "데뷔했을 때부터 목표했던 것이 책을 100권 내는 것이었다"며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이후에도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작품을 써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집필을 하며 소설 쓰는 방식도 변했다. 다양한 추리소설을 쓰는 만큼 플롯과 형식 등에 변주를 주는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러한 작업을 "면밀하게 설계도를 준비"한다고 표현한다. 그는 자신도 젊을 때는 생각이 나는 대로 쓰기 시작해 이야기가 막히면 생각하는 방식을 썼지만 "나이가 들며 이러한 방식으로는 만족할만한 글이 나오지 않게 됐다"고 했다.

물론 설계도가 있다고 해서 소설이 마음대로 써지는 것은 아니다. 그는 매번 소설을 쓸 때마다 중간에 수정할 부분이 꼭 있다고 한다.

"소설은 생물입니다. 로봇을 조립하는 것처럼 되지는 않는 법이죠."

그는 최근 국내에 재출간된 '화이트 러시'에서도 살인사건의 범인이 사망한 채 이야기가 시작하는 독특한 전개 방식을 택했다. 추리보다는 사건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이야기를 통해 그는 "한계까지 속도를 높인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독자의 예상을 뒤엎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화이트 러시 (사진=소미미디어 제공) 2023.02.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화이트 러시 (사진=소미미디어 제공) 2023.02.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추리소설에서 사회 문제로, 판타지·미스터리 등 영역 확장

히가시노 게이고는 데뷔 후 초기에는 풀이형 추리소설에 매진했지만 이후 인간과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대중소설로 영역을 확장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용의자 X의 헌신', '가면산장 살인사건' 등 걸출한 추리소설도 있지만 이후 판타지 소설과 일상 소설로도 큰 히트를 쳤다.

그중 국내외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끈 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다. 전 세계에서 1000만부 이상 판매된 자신의 작품에 대해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

"역시 살인이 일어나는 이야기보다 보통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고민들을 그린 이야기가 많은 독자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것을 통감하게 됐다"며 자신에게도 기적을 일으킨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데뷔했을 때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당시 미스터리 이외의 장르는 판매가 저조하고 주목받지 못해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소설 '비밀'이라는 판타지 작품이 히트가 되고 그 연장선으로 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주목을 받으며 "실은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즐겁다"고 고백했다.

세계적인 추리소설 작가이지만 그는 이처럼 소소한 일상 속 이야기를 사랑하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스노보드 에세이를 집필하고 스키도 즐겨 타는 작가는 '화이트 러시' 등 겨울과 눈을 배경으로 한 '설산 시리즈' 소설 3종을 쓰며 취미인 겨울 스포츠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원래 겨울 스포츠를 좋아한다"며 "책이 출판된 실업지일본사가 스키나 스노우보드 관련 잡지를 출간하고 있던 것도 계기가 돼 집필을 시작하게 됐다. 지금 일본에서는 겨울 스포츠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데 응원하고 싶은 마음 강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쉬지 않고 창작을 할 수 있는 배경이 무엇이냐고 하자 그는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라며 무척 간단하게 답했다.

"지금까지 살아 온 인생 전부가 아이디어입니다. 거기서 제 이야기가 탄생하는거죠."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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