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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리우주민들, 문화유산 슈가로프산 집라인 설치 반대

등록 2023.03.27 07:59:48수정 2023.03.27 08: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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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로프- 우르카 산 정상간 4줄짜리 하강시설 공사

'유네스코 문화유산' 훼손에 환경단체들도 항의

[리우데자네이루= AP/뉴시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슈가로프 산을 배경으로 한 베르멜라 해수욕장.

[리우데자네이루= AP/뉴시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슈가로프 산을 배경으로 한 베르멜라 해수욕장. 

[리우데자네이루=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리우데자네이루의 세계적인 명산 슈가로프산(일명 빵산)에 야외 스포츠 시설 집 라인( ziplines)을 설치하는 관광진흥 계획에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집라인은 나무 또는 지주대 사이로 와이어를 설치하여 빠른 속도로 반대편까지 이동할 수 있는 야외 스포츠 시설로 슈가로프산과 인근의 우르카 산사이의 숲을 자로질러 약 755미터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그 동안 이 공사의 피해가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면서 온라인 중단 청원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1만2000명이 서명했다.  25일에는 주민 200여명이 공사 현장에서 직접 저지에 나서기도 했다.

강철 금속제 라인 4줄이 설치되는 이 시설이 완공되면 이용자는 시속 100km의 아찔한 속도로 와이어를 타고 내려오게 된다.  개통은 올해 하반기에 시작될 예정이지만 주민들의 반대 청원은 계속되고 있다.

슈가로프산은 포르투갈어로 팡지아수카르 산이며 구아나바라 만 돌출되어 있는 반도에 있는 해발 396미터의 바위섬이다.  몇 년전 리우데자네이루 만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지역 일대에  속해있으며 브라질 정부도 국가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곳이다.
 
이미 이곳에는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해 마다 수 십만명의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들은 광활한 리우 시 주변의 해변과 산악지대와 숲을 한 눈에 조망하고 즐기기 위해 이 곳에 온다.

또한 우르카 산 일대의 고요한 아틀랜틱 삼림의 보존으로 이 일대는 조류관찰이나 등산의 명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집라인이 설치되어 와이어들이 윙윙 거리며 가동하고 사람들의 고함과 비명소리가 가득할 경우의 폐해를 예상한 주민들과 산악인 협회, 환경단체와 활동가들이 모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유네스코가 문화유산 지정을 철회할 수도 있다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26일의 항의시위 참가자들은 "S.O.S. 유네스코"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집라인 퇴출!"을 외쳤다.

이 지역 환경보호단체  '환경보호행동그룹'의 창시자이며 리우데자네이루 주 일대의 생물다양성보호국장 출신인 안드레 일라는 "우르카 산과 슈가로프 산 정상들을 잇는 관광 오락 허브의 구상은 전에부터 있었지만 우리는 어떤 변형과 시설에도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애초에 경치 감상을 위해 케이블 카를 허용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시설 역시 더 많은 사람들을 유인하기 위한 것이다"라면서 그는 많은 우르카 주민들 역시 이에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 협의회의 아우리마르 도스 프라제레스 회장도 "이곳은 작고 고요한 마을이다.  집라인은 조용히 타고 내리는 시설이 아니므로 시각적 청각적 공해도 생각해야 한다.  한개도 아니고 네 줄인데다 매시간 수 백명이 줄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 정말 미친 짓이고, 엄청난 공해다"라고 말했다.

950만달러를 들이는 이번 건설 계획을 맡은 케이블카 회사측은 성명을 발표,  집라인의 소음은 아래 마을에는 들리지 않을 것이고 등산로에도 영향이 없다며 이미 시 당국과 문화재 당국의 모든 허가와 인허를 얻었기 때문에 공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들과 지역 사회와도 사전 협의를 마쳤다고 이 회사는 주장했지만 주민들은 거짓말이라며 항의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프라제레스 주민회장은 AP통신에게 회사가 주민협의회에 접근한 것은 이미 공사가 한참 진행중일 때, 항의를 받은 뒤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회의 대표도 지난 해 다른 공사문제로  그 회사와 협의를 한적 있지만 그 때에도 집라인 시설문제는 한 마디도 없었다고 밝혔다.

현지 환경단체들은 집라인 설치 뿐 아니라 케이블카 회사가 슈가로프 정상의 시설물들을 개보수하는 공사도 계획하고 있다며 계획서에도 없었던 상가 등 온갖 시설들이 잡다하게 들어서는 "공포의 성"이 될 것이라고 반대 투쟁을 선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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