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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금지선 지속 시험해온 바이든의 우크라 무기 지원

등록 2023.06.02 12:18:36수정 2023.06.02 12: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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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서방 대가 치를 것" 경고 말 뿐, 실질 행동 없어

대전차 미사일로 시작해 F-16 전투기지원으로 확대

러군 나토군과 직접 충돌 준비 전혀 안돼 있기 때문

[AP/뉴시스 자료사진]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우크라이나 지원 무기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사진은 서방이 지난달말 우크라이나에 지원키로 결정한 F-16 전투기. 2023.6.2.

[AP/뉴시스 자료사진]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우크라이나 지원 무기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사진은 서방이 지난달말 우크라이나에 지원키로 결정한 F-16 전투기. 2023.6.2.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지난달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 지원을 승인한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설정한 금지선을 미국이 다시 한 번 넘은 사례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 시간) 미국이 푸틴의 인내를 시험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확대 과정을 소개했다. 다음은 요약.

미국은 러시아의 거듭되는 위협에도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스팅어 대공 미사일에서 시작해 고기동다연장로켓(HIMARS)와 드론, 공격용 헬리콥터, M1 에이브럼즈 탱크, 4세대 전투기까지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미 당국자들은 푸틴의 위협을 미국이 무시하는 이유는 전쟁 초기 이후 지속돼온 상황 때문이라고 말한다. 푸틴이 서방에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상응하는 보복을 할 것이라는 위협을 실행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방 지도자들은 큰 대가를 치르지 않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지속할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원 범위를 어디까지 확대할 지는 여전히 위험성을 내포하는 불확실한 사안이다.

미 당국자들은 전쟁이 확대되지 않도록 미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한다.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미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새로운 무기 지원 결정을 내릴 때 고려하는 요인으로 필요성, 우크라이나군의 운용능력, 지원 가능 여부, 러시아의 반응 등 4가지를 꼽았다. 그는 러시아가 보복을 주저하는 모습 덕분에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를 강력히 지지하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위험 평가가 달라졌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전보좌관도 보다 강력한 무기 지원에 따른 위험보다 이익 크다고 판단해 F-16 지원에 적극 나섰다고 백악관 당국자가 전했다.

푸틴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러시아 군대를 막으려는 나라는 “러시아의 대응이 즉각적이고 사상 유례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푸틴과 측근 인물들의 경고가 더 과격해지면서 핵무기 사용을 들먹였다. 푸틴은 지난해 9월 “러시아 영토가 위협당한다면 가용한 모든 방어 수단을 사용할 것이다. 공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는 지난 1월 한 발 더 나아갔다. “핵보유국이 재래식 전쟁에서 패배하면 핵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푸틴은 월스트리트저널 기자와 미 여자 농구 선수를 억류하고 신전략무기협정 유보를 중단하기는 했으나 미국과 서방 동맹을 상대로 군사 행동을 하진 않았다.

서방 당국자들은 그러나 푸틴의 지금까지 행보가 전쟁을 확대시키지 않을 것임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하고 있다.

미 당국자들은 푸틴이 서방을 직접 공격하는 것을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로 취약한 러시아군을 꼽는다. 한 미 고위당국자는 “현재 러시아군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직접 충돌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군 사상자수가 엄청나게 늘어남에 따라 푸틴은 전쟁의 목표를 키이우를 점령해 우크라이나 정부를 궤멸하는 것에서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를 합병하는 것으로 바꿨다.

미 당국자들은 최대 핵무기 보유국인 러시아가 핵전쟁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의 핵위협이 고조되자 고위 국무부 당국자가 직접 러시아에 공개, 비공개로 핵무기 사용이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경고했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미국의 신중한 태도에 실망감을 표시해왔다. 무기 지원이 늦어짐에 따라 전쟁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도 러시아의 위협을 고려해 지원을 자제하는 것을 비판하고 있다.

영국은 미국이 지원하길 거부하는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과 사거리가 비슷한 스톰 쉐도우 공중 발사 미사일을 이미 지원했다.

미 국방부는 국무부와 백악관보다 훨씬 신중하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현 단계에 필요로 하는 무기들을 집중 평가한다고 고위 국방부 당국자가 반박했다. 그는 또 무기 지원 이전에 우크라이나군이 사용법을 익혀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전쟁 초기와 달리 최신 무기를 다루는 능력이 크게 신장됐다고 밝혔다.

그는 일례로 우크라이나군이 지난해 수십억 달러 상다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지원을 요청했으나 훈련, 유지관리와 비용 등을 들어 미국이 거절했지만 러시아가 민간 시설을 미사일로 지속 공격함에 따라 지난해 12월 지원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이 지원한 무기 중 하나가 지난달 중순 러시아 미사일 공격을 받아 미국이 수리 지원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방부가 무기 지원에 유독 신중하다는 평가에 대해 “국방부 사람들은 실제로 가능한 것이 어떤 것인지, 특정의 전장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어떻게 지원해야 최선인지 잘 안다”고 반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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