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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확장, 독 됐나…하나카드 수익성·건전성 모두 악화

등록 2023.06.02 11: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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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 1분기 당기순익 202억…전년比 63%↓

부실채권 'NPL'…한 분기새 200억원 가까이 늘어

공격 확장, 독 됐나…하나카드 수익성·건전성 모두 악화


[서울=뉴시스] 한재혁 기자 = 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연초부터 이어진 영업 확장 전략이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무리한 대출상품 확대의 여파로 건전성 역시 저하돼 자칫 중장기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익이 20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3% 감소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64%포인트 하락한 0.66%인 반면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772억1660만원 가량으로 전기(312억5579만원)보다 40.4% 늘었다.

이자비용이 1년새 급증한 데에는 지난해 4분기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고금리 기조에도 불구, 대출상품 취급을 크게 늘린 것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잔액은 29조5445억원으로 지난 2월말 28조5923억원보다 1조원 가량 늘었다. 결제성 리볼빙 잔액 역시 같은 기간 17억원 늘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여전채 조달금리가 크게 뛰었던 점이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자금의 총 70%를 여전채를 통해 조달하는데, 지난해 채권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카드사들이 주로 취급하는 AA+ 여전채 3년물의 금리도 연 6%대로 급상승한 것이다.

이에 대출상품들의 금리 폭도 맞물려 뛰었다. 지난 3월말 기준 하나카드의 단기현금대출(현금서비스)금리는 18.41%로 하나카드를 포함한 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롯데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현금서비스 금리 중 최상단에 위치해 있다. 카드론 금리도 지난달 말 기준 14.27%를 기록해 업계 2위에 달했다.

건전성 악화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나카드의 지난 1분기 6개월 이상 연체액은 지난 2021년말 45억9000만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68억6200만원으로 약 49.5% 늘었으며 고정이하여신은 올해 1분기 약 925억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약 737억원)보다 200억원 가까이 불었다.

아직도 복병은 남았다. 대환대출이다. 하나카드는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을 2월 683억3600만원에서 4월엔 842억3800만원 까지 늘렸다.

카드 대환론은 카드론 연체자를 대상으로 갚아야 할 돈을 다시 대출해주는 상품인데 단기적으로 연체율 지표를 억누를 수는 있지만 차주의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기존 대출보다 더 높은 금리로 카드론을 이용해야 한다.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카드사의 건전성 지표에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게다가 통상 시중은행 등 1금융권에 비해 중저신용자·다중채무자 들이 몰리는 카드론 특성상 제때 상환이 되지 않아 '응급처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4분기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맞물리면서 대출을 받지 못한 중저신용자들이 카드론에 몰려 상환 여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자영업자 대출잔액 중 은행권 대출은 전체의 60.6%인 618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5%포인트 증가한 데 비해, 비은행권 대출잔액은 전체의 39.4%인 401조3000억원으로 24.3%포인트 늘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금서비스는 보통 카드론의 '돌려막기'용으로 사용되는 특성이 있어 두 대출상품의 잔액은 반비례 관계를 띄는 것이 정상이다"라며 "다만 최근 일부 카드사들이 대환대출을 늘려 만기도래를 막고 있어 동반 증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환대출의 만기도래와 1~2개월 단위의 현금서비스 상환일이 겹치는 시점에 건전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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