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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야 할 의무" 톈안먼 34주년…홍콩선 16명 체포

등록 2023.06.05 01:30:53수정 2023.06.05 05: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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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홍콩, 추모집회 금지…'역사 지우기'

홍콩 야당 대표·운동가·언론인 등 체포

[코즈웨이베이=AP/뉴시스]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 34주년인 4일 홍콩 빅토리아 파크 인근에서 한 시민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2023.06.04.

[코즈웨이베이=AP/뉴시스]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 34주년인 4일 홍콩 빅토리아 파크 인근에서 한 시민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2023.06.04.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톈안문 민주화 시위 34주년인 4일 홍콩에서 민주화 운동가 최소 16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BBC 등이 보도했다.

공개 추모 집회를 금지한 홍콩 경찰은 이날 빅토리아 공원과 코즈웨이베이 인근에서 불심검문을 실시하고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폭동 진압 및 대테러 요원을 포함해 배치된 경력이 최대 6000명에 달했다고 한다.

SCMP는 이날 최소 16명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보도했다.

연행된 이들 중엔 찬포잉 사회민주동맹 대표와 해체된 노동조합연맹 전 부의장 레오 탕킨와가 포함됐다. 찬 대표는 연행 당시 LED 촛불과 꽃 2송이를 들고 있었다.

'웡 할머니'로 알려진 67세 운동가 알렉산드라 웡도 연행됐다. 웡은 빅토리아 공원 인근에서 꽃을 나르다 체포됐다.

막인팅 전 홍콩기자협회 회장이 경찰에 붙잡혔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 외에 "촛불을 들어라. 64를 애도하라"고 외친 여성, '5월35일'이란 제목의 책을 들고 있던 남성도 체포됐다. 두 숫자 모두 6월4일을 가리킨다. 또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노란색 옷을 입고 촛불을 든 몇몇이 구금됐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이에 앞서 전날엔 4명이 공공질서를 해치고 선동 행위를 한 혐의로, 또 다른 4명이 평화를 위반한 혐의로 각각 체포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코즈웨이베이=AP/뉴시스]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 34주년인 4일 전통적으로 추모 집회가 열렸던 홍콩 코즈웨이베이 빅토리아 파크에 친중 단체들이 조직한 카니발 행사가 열리고 있다. 2023.06.04.

[코즈웨이베이=AP/뉴시스]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 34주년인 4일 전통적으로 추모 집회가 열렸던 홍콩 코즈웨이베이 빅토리아 파크에 친중 단체들이 조직한 카니발 행사가 열리고 있다. 2023.06.04.


홍콩 빅토리아 파크는 톈안먼 민주화 시위 이듬해인 1990년부터 매년 6월4일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열렸던 곳이다. 그러나 2020년 국가보안법 제정 후 해당 행사를 주최해 온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가 해산되면서 대규모 행사가 열리지 못했다.

특히 2021년과 지난해는 코로나19 방역을 핑계로 당국이 아예 공원을 봉쇄했다. 올해엔 친중 단체들이 카니발 행사를 명목으로 공원 집회를 선점했다.

크리스 탕 홍콩 보안국장(장관)은 추모 집회 참석자들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예고했었다. 그는 "증거가 있다면 기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본토에서도 추모 집회가 금지됐고 철저한 정보 통제 속에 역사 지우기가 이뤄졌다고 NHK는 보도했다.

AP통신은 톈안먼 광장은 삼엄한 경비 속에 불심검문이 이뤄졌는데 광장 북쪽에서 도보로 지나가거나 자전거를 탄 사람들도 멈춰서 신분증을 보여줘야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자들도 이 곳에 접근하기 위해선 특별허가를 받아야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백 명의 관광객들이 광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는 것이 목격됐다고 AP통신은 덧붙였다.
[타이베이=AP/뉴시스] 4일 대만 타이베이 민주광장에서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 34주년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3.06.04.

[타이베이=AP/뉴시스] 4일 대만 타이베이 민주광장에서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 34주년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3.06.04.


그러나 호주, 일본, 대만, 유럽, 미국, 캐나다 등 세계 여러 도시에선 톈안먼 민주화 시위 34주년 추모 집회 및 기념 행사가 열렸다.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기념식에 참석한다는 홍콩 변호사 출신 케빈 얌은 CNN에 "중국과 홍콩이 역사와 기억을 지우려 하는 것은 슬픈 일"이라면서 "여전히 기억할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잊지 않았다는 것을 세상에 알릴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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