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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의대교수 사직에도 정부 담담
진료 유지기간 대화 이어간다

의과대학 증원에 반대하는 교수들의 집단 사직 행렬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사직서 제출 규모를 파악하지 않고 있어 의문이 인다. 한 당국자는 "제출된 사직서는 없다"고도 말했다. 의대 교수들의 집단행동 의사와 달리 실제 의료 공백이나 교육 공백이 발생하는 시점, 곧 사직서의 '수리'를 기준으로 관리 중이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29일 보건복지부(복지부)와 교육부 측 입장을 종합하면, 정부는 아직 각 대학병원이나 대학 내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차원에서 사직서를 취합하고 있을 뿐 아직 사직이 받아들여진 사례는 없다는 입장이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27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아직까지 학교 당국이나 병원 당국에 제출된 사직서는 현재까지는 없는 것으로 파악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빅5' 병원(서울대·삼성서울·서울아산·세브란스·서울성모병원)에서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데 표면상으론 납득이 되지 않는 말이다. 이에 대해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전날 오전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사직서 제출은 절차 등을 제대로 갖춰야 할 것 같고, 그것을 수리할 수 있도록 제출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실장은 "저희가 파악한 것은 아직 그 단계(수리가 이뤄질 단계)까진 가지 않고 주로 각 대학병원의 비대위 등에서 취합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병원장과 의대 학장, 대학 총장들이 마치 동맹휴학에 나선 의대생들의 휴학계가 수리되지 않고 있는 것처럼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이나 병원 측이 사직서 수리 절차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현행 법률상 시간을 끌 수 있는 규정도 있다. 국가공무원법은 퇴직을 원하는 공무원이 있는 경우 임용권자가 징계 사유가 있는지 조사 및 수사기관에 확인해야 한다. 파면이나 해임 등 중징계를 받을 수 있다면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하고 퇴직을 허락해선 안 된다. 교육부 한 관계자는 "교수 사직서는 제출됐다고 수리가 되는 게 아니라 의원면직을 허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법적으로 거쳐야 하는 절차가 있어 시간이 걸린다"며 "대학 내부에서 진행하고 개인정보와 관련한 부분이라 우리가 파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의대 교수들의 신분과 소속이 다른 점도 사직서 제출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배경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고등교육법에서 대학 교수는 전임교원(교수·부교수·조교수)와 계약직 비전임교원으로 나뉜다. 전임교원은 대학에 본적을 둔 교수다. 의대 교수들은 주로 겸직 허가를 받는 방식으로 병원에서 일한다. 이 때문에 병원 근무를 그만두고 강의·연구만 하겠다는 '겸직 해제'도 교수 집단 행동의 한 방법으로 거론됐다. 비전임교원인 의대 교수는 계약직을 말하며 임상교원, 연구교원, 외래교원, 기금교원 등이 있다. 국립대의 경우 임용권자는 총장이고, 사립대는 의대 학장이나 병원장이 추천하고 총장이 제청해 이사장이 임명한다. 다만 임상교원과 외래교원, 병원이 인건비를 부담하는 기금교수 등은 채용시부터 병원에서 선발하고 주로 병원에서 상근하도록 하고 있다. 사직서를 의대 학장이나 대학이 아닌 병원에 내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정부의 입장은 일단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가 수리돼 의료와 교육에 공백이 발생하는 시점이 오기 전엔 확전을 자제하려는 의도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전공의들과 마찬가지로 의대 교수들에 대응해 사직서 수리 금지나 진료유지 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교수들이 사직서를 내도 진료는 계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대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 실장은 "실질적으로 의료기관을 이탈하는 게 예상되는 경우에는 의료법상의 여러 가지 명령을 할 수 있다"며 "(교수들이) 근무를 계속 할 수 있도록 (진료) 유지명령을 내린다 하든지 이런 부분들은 상황을 봐 가면서 필요한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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