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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이스라엘-이란 충돌 절제 양상
"노코멘트" 양측 자극 안해

이스라엘이 이란의 공군 기지와 핵시설이 있는 중부 지역을 보복 공습한 가운데 이스라엘과 이란 양측 모두 20일(현지시각)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이란 영사관을 폭격하고 이란이 수백 기의 미사일 및 드론으로 보복 공격하고 다시 이스라엘이 보복 폭격하면서 두 나라의 적대감이 더욱 깊어져 언제든 전투가 벌어질 수 있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의 군사평론가 아모스 하렐은 “국제사회가 긴장을 낮추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음에도 중동 지역 전쟁의 가능성이 더 커진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이스라엘의 파괴를 강조하고 핵개발을 하면서 중동 지역 적대 세력을 지원한다며 최대의 적국으로 간주해왔다. 지난해 10월 7일 이란 후원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세력이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침공해 파괴하는 과정이 6개월 이상 진행돼왔다. 레바논의 이란 후원 세력 헤즈볼라도 즉각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이스라엘과 치고받는 제2 전선이 형성됐고 이라크, 시리아 및 예멘의 이란 후원 민병대들도 가자 전쟁 내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몇 년 동안 시리아에서 대리전쟁을 벌이면서도 직접적 충돌은 피해왔다. 그러나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영사관을 공격해 이란 장성 2명을 살해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이란이 지난 13일 300기 이상의 미사일과 드론으로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미국 등 동맹국과 함께 이스라엘이 99%를 요격하면서 소녀 1명이 중상을 입고 군사 기지가 일부 파괴되는 정도의 피해만이 발생했다. ◆이란, 이스라엘에 의한 공격 사실 안 밝혀 19일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해 이란 국영 TV는 몇몇 지역에서 드론을 향해 방공포가 발사됐다고 보도했다. 압돌라힘 무사비 이란 총사령관은 군인들이 비행 물체 몇 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오전 이스파한 상공의 폭발은 방공 시스템이 의심스러운 물체를 향해 발사해 일어난 것이며 아무런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국자들은 이스파한 근처 공군기지에서 대공무기가 발사됐다고 밝혔다. 이 공군 기지는 이란이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에 미국에서 구입한 F-14 전투기가 있는 곳이다. 이스파한은 또 나탄즈 지하 핵농축 시설 등 이란의 핵시설이 있는 곳으로 이스라엘이 여러 차례 사보타주 공격을 가한 곳이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85회 생일에 이뤄졌다. 이란 국영 TV는 이란의 모든 핵시설이 “온전히 무사하다”고 보도했다.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란 핵시설에 “아무런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에 의한 공격 가능성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보복이 있을 경우 대응할 것이라고 며칠 동안 밝혀온 뒤여서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도 공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강경파 각료 이타마르 벤-그비르가 19일 오전 부족하다는 뜻의 단어 하나를 트윗함으로써 불만을 드러내 이스라엘의 공격임을 시사했다. 안토니오 타자니 이탈리아 외교장관은 서방선진7개국(G7) 회의에서 미국이 “최종 순간에” 이스라엘로부터 공격 사실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이를 부인하지 않았으며 “우리는 공격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총리실 이란 전문가 출신인 요엘 구잔스키는 이스라엘이 자제를 촉구해온 미국을 자극하거나 이란의 보복을 촉발하지 않기 위해 과도하게 도발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이란에 메시지를 보내면서 “주의를 환기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이 다시 이스라엘 공격하면 상황이 달라질 것" 그는 “‘이란 내부를 공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매우 제한적으로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의 충돌은 끝난 것으로 보이지만 이스라엘과 이란의 적대관계에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충돌이 더 있을 것”이며 다음 번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동맹국들이 이스라엘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중동연구소의 찰스 리스터 선임 연구원은 드론 공격이 있었다는 이란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이스라엘 전투기 몇 대가 시리아 상공에서 방공망을 갖춘 시리아 남부 군사기지 2곳을 타격한 뒤 이라크 영공으로 진입해 블루 스패로우 공대지 탄도 미사일을 이란을 향해 발사했다고 밝혔다. 리스터는 바그다드 외곽에서 이라크 경찰이 이스라엘제 블루 스패로우 미사일 파편을 발견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이란 상공에 진입할 필요도 없었다. 원하면 어느 곳에서든 이란을 타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상황이 진정되면 이스라엘은 가자 전쟁 및 헤즈볼라와의 전투에 집중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에도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상황을 악화할 의도를 보이지 않지만 위험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 중동연구소 이란 담당 책임자 알렉스 바탄카는 “양측 모두 위기로 뛰어들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도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마도 대리전쟁으로 돌아가겠지만” 앞으로의 대리전쟁은 “전에는 염려할 필요가 없었던 국가 사이의 전쟁으로 갑작스럽게 비화할” 위험을 수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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