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수님이 유명한 증권가 메뚜기였다고요?

이 수법을 쓰는 '메뚜기' 투자자는 여러 개 계좌로 한 종목의 매도·매수 주문을 동시에 냄으로써 매매가 활발한 것처럼 꾸민다. 활발한 매매로 주가가 올라가면 일반투자자들의 추격매수세가 유입되고 이로 인해 주가는 더 오른다.
주가가 충분히 올랐다싶으면 메뚜기들은 주저하지 않고 보유주식을 팔아치워 차익을 챙긴다.
수많은 증권가 메뚜기들 가운데 유독 뛰어난 실력을 발휘한 인물은 현직 교수인 이모(44)씨였다.
서울 S여대 사회복지학과에 재직 중인 이 교수는 2009년 9월 시흥시 자택과 노원구 대학 내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 3대에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설치했다.
메뚜기형 시세조종을 하려면 계좌가 여러 개 필요했다. 이 교수는 본인, 여동생, 처제, 대학원 제자의 딸, 친구 등 모두 8명 명의로 된 45개 증권계좌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다음으로 이 교수는 거래량이 적고 주가가 낮아 시세조종이 용이한 주식을 물색했다. 연구결과 선정된 종목은 신창전기, 대동스틸, 오늘과내일, 성우테크론, 토탈소프트뱅크, 금강철강, 한국캐피탈 등 코스닥시장 상장종목과 영화금속, 이스타코, 체시스, 팜스코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종목이었다.
종목선정을 마친 이 교수는 본격적으로 주가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이 교수는 대상종목의 하루 전체 거래량의 절반에 가까운 물량을 개장 직후부터 약 6시간에 걸쳐 보합가격에 사들인 뒤 장마감 동시호가 때 5원 가량 높은 가격에 매수주문을 내는 방식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어 이튿날 개장 전 동시호가 때 전날 사들인 주식을 모두 팔아치웠다가 다시 전체 거래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물량을 분할매수해 주가를 더 올렸다.
이후에도 이 교수는 개장 전과 장마감 직전 시간에 분할매수와 대량처분을 반복하는 수법으로 꾸준히 차익을 실현했다.
이 교수는 이같은 방식으로 2009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1개 종목 주식을 2억7541만3755주(약 2204억원) 매수하고 2억7541만1095주(약 2226억원) 매도했다.
이 가운데 시세조종으로 인정된 거래횟수는 379만1967회, 시세조종에 동원된 주식은 7959만9248주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챙긴 부당이득은 12억2038만7167원에 이르렀다.
1년간 메뚜기처럼 종횡무진 주가를 조작하던 이 교수는 결국 덜미를 잡혔고 부당이득을 전액 추징당하는 신세가 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김학준)는 2일 이 교수에 대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2억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11개 종목의 주가를 조작함으로써 12억원이나 되는 부당이익을 취했다"며 "자신의 돈뿐만 아니라 지인들로부터 투자받은 돈까지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점, 증권회사로부터 경고를 받을 적이 있음에도 시세조종을 감행한 점을 고려하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사채업자나 작전세력의 가담 하에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은 아닌 점, 부당이득 중 상당액을 모교와 재직 중인 대학교에 장학금 또는 발전기금으로 기부한 점, 부당이득 전액이 추징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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