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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르완다 인종청소 당시 가톨릭 잘못 사과

등록 2017.03.21 03: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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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시티=AP/뉴시스】프란치스코 교황이 20일(현지시간) 바티칸 사도궁에서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그는 이날 카가메 대통령에게 지난 1994년 르완다 인종청소 당시 가톨릭교회와 구성원의 역할에 대해 사과했다. 2017.03.21

【바티칸시티=AP/뉴시스】이수지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20일(현지시간) 지난 1994년 르완다 인종청소 당시 가톨릭교회와 구성원의 역할에 대해 사과했다.

 교황청은 이날 성명에서“교황이 바티칸 사도궁에서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을 만나 1994년 르완다에서 벌어진 대학살 때 가톨릭교회와 교회 구성원들이 저지른 죄와 잘못에 대해 다시 신의 용서를 구했다”며 “당시 자신들의 복음주의 사명을 배반하고 증오와 폭력에 굴복한 가톨릭 사제들과 수녀들뿐만 아니라 교회 자체도 비난을 샀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이어 “교황은 25분간 만난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에게 불행히도 가톨릭교회의 얼굴을 손상시킨 당시의 잘못에 대한 사과가 르완다에서의 학살의 기억을 정화하고 평화를 장려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당시 르완다 후투족이 100일 동안 소수파 투치족과 이들을 옹호하는 온건 후투족 약 80만 명을 살해했다. 당시 생존자들은 가톨릭 사제들과 수녀들에 희생된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고 르완다 정부는 희생자 대부분이 도피했던 교회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이에 르완다 정부는 가톨릭교계에 이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으나 교황청과 현지 가톨릭계 모두 꺼렸다. 가톨릭계는 당시 사제들과 수녀들의 개별적으로 벌인 범죄였다고만 주장해왔다. 그러다 르완다 정부의 지속적인 압력 속에 현지 가톨릭 주교들은 지난해 성명에서 교회가 전적으로 잘못을 저질렀다고 사과했다.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교황의 사과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교황청과 정부 관계의 새 장이 열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교황의 사과는 그가 전형적으로 보여준 용기와 도덕의 한 면모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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