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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옮겼다"…이탈리아男,수련의 여자친구 살해

등록 2020.04.17 09:5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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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여성, 사후 검사 결과 음성

전 유럽서 가정폭력 피해 급증

"코로나19 옮겼다"…이탈리아男,수련의 여자친구 살해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옮겼다며 여자친구를 살해한 남성이 경찰에 자수했다. 사망한 로레나 콰란타(27)는 수련의로 전문의 자격증 취득을 불과 몇 주 앞두고 있었다.

16일(현지시간) 유로뉴스는 이탈리아 정부의 이동봉쇄령 기간 동안 남자친구 안토니오 드페이스와 함께 집에 머물던 콰란타가 지난달 31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사후 검사 결과 콰란타는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

남자친구는 경찰에 자백하며 자신의 몸에 이상을 느낀 뒤 여자친구를 의심,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후 드페이스는 자살을 시도했으나 자상에 그쳤다.

콰란타 시신은 자신의 고향인 시칠리아의 파바라로 운구됐다.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발코니에 흰 시트를 매달고 그를 추모했다. 또 '안녕하세요 의사 선생님(Ciao dottoressa)'이라고 소리치며 애도의 마음을 보냈다.

시칠리아 시장은 "주민들의 흰 시트는 콰란타의 순수한 열정이자 그가 평생 입고 일하기를 꿈꿨던 의사 가운의 색"이라고 말했다.

수사 당국은 드페이스와 콰란타의 컴퓨터와 휴대전화 분석에 나섰다.

이탈리아를 포함한 스페인, 영국 등 유럽국가에서는 최근 이동금지령으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며 가정폭력이 급증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활절인 지난 13일 세계적인 이동금지로 여성들이 가정폭력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교황은 "가정에서 아이들과 노인들을 돌보는 수많은 여성이 있다. 그러나 때때로 이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폭력의 희생자가 될 위험에 놓인다"며 각국 정부가 가정폭력에 희생되는 여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는 약국에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피해자가 가해자와 동행했을 경우를 대비해 약사에 자신의 위험을 알릴 수 있는 암호를 만든 상태다.

프랑스의 한 여성단체는 "경찰은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사건에 개입할 수 있는,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이다. 문제는 이들의 수가 충분하지 않고 가정폭력이라는 사안에 충분한 훈련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면서 사건을 해결할 비상 직원의 고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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