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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국왕, 쫓아낸 '왕의 배우자' 10개월만에 돌연복권

등록 2020.09.03 12: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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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반항과 사익 추구를 이유로 지위 박탈

지난달 29일 돌연 복권시켜…"어떠한 혐의도 무죄"

태국 국왕, 왕세자 시절 불 같은 성격으로 잦은 구설

【방콕=태국왕실.AP/뉴시스】태국 왕실이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라마 10세)의 배우자 시니낫 웡와치라파크디의 일상을 담은 사진을 이례적으로 홈페이지에 지난해 8월26일 공개했다. 2020.09.03

【방콕=태국왕실.AP/뉴시스】태국 왕실이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라마 10세)의 배우자 시니낫 웡와치라파크디의 일상을 담은 사진을 이례적으로 홈페이지에 지난해 8월26일 공개했다. 2020.09.03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이 3일 '왕의 배우자(Chao Khun Pra·조선 왕실의 후궁 격)'인 시니낫 웡와치라파크디의 모든 지위를 복권했다. 그가 시니낫의 왕실과 군(軍) 관련 지위를 모두 박탈한지 10개월만이다. 

3일(현지시간) 방콕 포스트와 BBC 등에 따르면 와치랄롱콘 국왕은 전날 공개된 칙령에서 시니낫의 왕실과 군(軍) 관련 지위를 모두 복권했다.

와치랄롱콘 국왕은 해당 칙령에서 시니낫은 어떠한 범죄 혐의도 무죄이며 애초부터 지위가 박탈되지 않은 것처럼 취급돼야 한다고 했다. 와치랄롱콘 국왕의 칙령은 지난달 29일 왕실 관보에 게재됐고 이날 언론에 공개됐다. 

와치랄롱콘 국왕은 온화하면서도 강직한 성품을 지녔던 선왕과 달리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왕세자 시절 잦은 이혼 경력, 낭비벽, 금융 스캔들 개입설 등으로 자주 구설수에 올랐다.

와찌랄롱꼰 국왕은 지난해 5월 즉위했다. 그는 대관식에 앞서 타이항공 승무원 출신 수티다 와찌랄롱꼰 나 아유타야(41) 근위대장과 결혼식을 올리고 그를 왕비로 임명했다. 이후 두달만인 같은해 7월 자신의 생일에 시니낫을 태국에서 절대군주제가 폐지된 이후 100년만에 왕의 배우자로 임명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1985년생인 시나닛은 2008년 왕실 육군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정글전과 조종사 교육 등을 받았다. 지난해 5월에는 왕실 근위대 소장으로 진급했고 두달만에 왕의 배우자가 됐다. 하지만 같은해 10월 모든 지위를 박탈당한 이후로는 행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태국 왕실은 당시 두쪽 분량의 성명에서 "시니낫이 왕실의 전통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국왕에게 반항했다"면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왕실의 명령을 빙자해 자신의 개인적 욕망을 채웠다"고 지위 박탈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야심에 이끌려 여왕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면서 "시니낫의 행동은 국왕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것으로 국가와 왕실의 위엄을 훼손시켰다"고도 했다.

와치랄롱콘 국왕은 시니낫의 지위를 박탈한지 이틀만에 '극도의 악행(extremely evil)'을 이유로 왕실과 군 고위 관리 6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태국 왕실은 이들의 해고와 시니낫을 직접 연관 짓지는 않았지만 외신들은 이들의 몰락을 하나의 사건으로 묶어 보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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