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잘못 주면 檢 고발?…'대기업 급식'에 꽂힌 공정위
공정위, 삼성 제재 이어 SK·현대차 조사
현행법 위반,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기
재계 "밥 갖고 왜 그러느냐" 반발하지만
"법은 모든 업종에 평등…합당 제재해야"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2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삼성웰스토리에 사내 급식 물량을 100% 몰아준 삼성전자 등 4개사와 삼성웰스토리에 과징금 2349억원을 부과하고, 삼성전자와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을 고발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1.06.24. ppkjm@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1/06/24/NISI20210624_0017595861_web.jpg?rnd=20210624120000)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2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삼성웰스토리에 사내 급식 물량을 100% 몰아준 삼성전자 등 4개사와 삼성웰스토리에 과징금 2349억원을 부과하고, 삼성전자와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을 고발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1.06.2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단체 급식 계열사 조사에 한창이다. 삼성 임원을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현대자동차·SK의 급식 계열사에도 문제가 없나 들여다보고 있다.
급식 계열사의 몸집을 키우기 위해 계열사를 동원, 부당한 내부 거래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대기업 죽이기로 비칠 수 있지만, 현행법 위반인 만큼 조사와 합당한 제재는 필요하다는 것이 민간 전문가의 시각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5월 말 SK하이닉스 등 SK 주요 계열사 여러 곳의 현장 조사에 나섰다. 최태원 SK 회장의 5촌인 최영근 씨 등이 지분을 가진 '후니드'에 구내식당을 맡긴 회사들이다. 공정위는 SK가 계열사를 동원해 후니드에 일감을 몰아주지 않았는지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현대백화점의 급식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를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주요 계열사는 수의 계약 형태로 현대그린푸드에 구내식당을 맡겼는데, 이 과정에서 현행 공정거래법(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을 어겨 제재 대상이 되는지를 살피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조사는 시민단체 신고·국민 청원은 물론 내부 고발에서 비롯됐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 2019년 5월 최태원 회장이 최영근 씨 등 특수 관계인에게 구내식당 일감을 몰아줘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고 있다고 공정위에 신고한 바 있다. 당시 참여연대는 "SK 총수는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신종 회피 전략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MZ 세대(20~30대)라고 밝힌 한 현대차 직원은 지난달 25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급식의 질만 좋았어도 이런 글은 올리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급식 관련) 임직원 선호도 조사는 한 번도 이뤄지지 않고, 불만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현대차의 급식 부당 지원을 조사해 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삼성의 경우 이미 공정위로부터 '철퇴'를 맞은 상태다. 공정위는 지난달 24일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 등 전자 계열사 4곳과 삼성웰스토리에 과징금 2349억원을 부과하고,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과징금은 부당 지원 행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대기업이 계열사를 밀어주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볼 수 있지만, 공정거래법에서는 계열사를 밀어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인력·부동산·상품을 제공하거나,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있다. 축구 시합에 나가는 선수가 '평평한 운동장'에서 싸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공정위가 삼성 임원을 고발까지 한 이유는 명확하다. 조사 결과 삼성웰스토리가 삼성 계열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평평하지 않은 운동장에서 경쟁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서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계열사에 "구내식당을 삼성웰스토리에 맡기라"고 지시하고, ▲식자재비 마진 보장 ▲인건비 15% 추가 지급 등을 약속했다.
그 결과 삼성웰스토리는 2013~2021년 평균 25.3%의 직접 이익률을 기록했고, 이를 바탕으로 삼성 계열사가 아닌 외부 구내식당 일감을 따낼 때는 '영업이익률 마이너스(-) 3%'를 목표로 달려들었다. 주력 계열사를 등에 업고 '적자 수주'에 나서는 삼성웰스토리를 다른 독립 단체 급식업체는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재계에서는 "임직원 밥 주는 일에 공정위가 트집을 잡고, 제재에 나서는 것은 너무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민간 전문가의 생각은 다르다. 업종에 따라 현행법 적용을 다르게 해서는 안 되고, 임직원에게 밥 주는 일이라고 해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지 않고 그냥 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얘기다.
최승재 세종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급식 갖고 왜 그러느냐'고 트집을 잡는다면, 계열사에 볼펜 파는 소모성 자재(MRO) 계열사도 제재하지 말라는 것"이라면서 "일부 대기업이 급식 계열사에 일감을 부당하게 몰아줬다는 공정위의 판단이 맞는다면, 현행법에 의거해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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