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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주얼스', 54년 만인데 현대적...'보석의 의인화'

등록 2021.10.22 18: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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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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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국립발레단 '주얼스' 중 '에메랄드'. 2021.10.21. (사진 = 손자일 제공)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발레와 보석은 닮았다. 발레는 오랜시간 공을 들여 만든 탄탄한 몸과 기술 위에 예술성을 더한다. 보석 역시 상당 기간 숙련된 '세공 기술'을 통해 예술적인 빛을 발하게 된다.

국립발레단이 지난 20일 국내 초연의 막을 올린 '주얼스'는 발레 무용수와 보석의 고유성과 공통점을 찾은 무대다. 

신 고전주의 발레 창시자인 조지 발란신(1904~1983)이 프랑계 미국 보석 디자이너 클라우드 아펠(Claude Arpels)의 보석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한 작품. 1967년 당시 발라신이 이끌던 뉴욕시티발레단이 초연했다.

각기 다른 음악과 의상, 움직임을 통해 에메랄드, 루비, 다이아몬드 3가지 보석을 표현했다. 특별한 서사 없이 음악과 어우러진 무용수들의 동작 이미지가 주를 이루는 추상 발레다.

54년 만에 국내 무대에 도착했지만, 현대적이다. 보석이 반짝이는 모습을 무용수들의 머리부터 발끝까지로 표현하는데, '보석의 의인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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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국립발레단 '주얼스' 중 '루비'. 2021.10.21. (사진 = 손자일 제공)

무엇보다 에메랄드, 루비, 다이아몬드의 이미지를 각각 직관적으로 표현해냈다.

별빛 가득한 밤하늘 같은 무대를 배경으로, 무용수들이 녹색 로맨틱 튜튜를 입고 등장한 1막 '에메랄드'는 낭만적이었다. 19세기 프랑스 고전 낭만 발레 형식이 돋보였다. 프랑스 작곡가 가브리엘 포레의 두 음악 '펠리아스와 멜리장드'와 '샤일록'이 섬세함을 더했다. 무엇보다 춤선과 음악이 부드럽고, 유려했다.

붉은 열정을 담은 2막 '루비'는 활기찼다. 스트라빈스키의 피아노와 관현악을 위한 기상곡을 사용했는데,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경쾌했고 재기발랄했다. 탱고 풍의 도발도 느껴졌다.

눈부시게 하얀 무대를 뽐낸 3막 '다이아몬드'는 순백의 화려함을 뽐냈다. 러시아 클래식 음악의 거장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3번이 어우러진다.

짝을 이룬 무용수들이 한 커플씩 등장해 점점 점층법처럼 무대를 채워나갈 때, 황실 무도회 같은 분위기도 풍겼다. 무엇보다 전체적인 풍경이 아름다운 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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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국립발레단 '주얼스' 중 '다이아몬드'. 2021.10.21. (사진 = 손자일 제공)

오랜만에 시각적 즐거움을 안겨주는 발레 신작이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우아하고 예리한 작품을 선보였다.

거대한 메시지나 분명한 서사 없이도 무용수들의 내면 풍경이 돋보였다. 그건 장인들이 보석을 세공해나가듯, 몸과 마음을 매일 단련한 발레 무용수들부터 비롯된 당연한 결과물이었다.

국립발레단 간판 무용수들이 총출동했다. 에메랄드에 신승원-김기완, 김리회-박종석이 나온다. 루비는 박슬기-허서명, 박예은-하지석이 담당한다. 다이아몬드는 김리회-박종석, 한나래-김기완, 정은영-이재우가 출연한다.

이번에 의상은 디자이너 제롬 카플랑이 오리지널 의상 디자이너인 카린스카와 발란신의 안무를 참고해 재디자인했는데, 객석에서 감탄사가 쏟아진다. 공연은 모든 회차가 이미 매진됐고 소셜 미디어에서는 표 구한다는 이야기로 점철되고 있다. 오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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