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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어죽어가고 있다"…어린 딸 58만원에 판 아프간 부모의 호소

등록 2021.10.26 13:56:14수정 2021.10.26 14: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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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BBC, 아프간 헤라트 외곽 현지 르포
아프간인들, 취재팀에 "자녀 사가라"
병원선 아사 직전 영아들 힘겨운 사투
의료진 4개월째 급여 미지급…공공의료 붕괴
BBC "탈레반 정부 인정 여부 마냥 기다릴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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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가족의 생계 유지를 위해 단돈 500달러(약 58만원)에 팔린 아프가니스탄 여야. (사진=BBC 보도 캡처) *재배포 및 DB 금지. 2021.10.27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탈레반 장악 이후 세계 최대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입에 풀칠을 하기 위해 어린 자식을 단돈 500달러(약 58만원)에 내다 파는 비극적인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는 3분30초 남짓 되는 르포 형식의 영상 보도를 통해 이 같은 아프간의 참혹한 현실을 전했다. 영상에는 취재팀이 아프간 서부 헤라트에 있는 한 병원과 도시 외곽을 직접 찾아 담은 현장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기자가 헤라트 외곽 시골 마을에서 만난 한 부모는 딸아이를 500달러에 팔았다고 진술했다. 아직 걷지도 못하는 어린 아이다. 부모는 다른 자녀들에게 먹을 것을 구해 주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했다.

이 아이의 어머니는 "다른 아이들이 굶어 죽어가서 딸을 팔아야 했다"며 "그도 내 자식이다. 어떻게 슬프지 않을 수 있겠나. 내 딸을 팔지 않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의 아버지도 "배고파 죽을 것 같다"며 "지금 집에 밀가루도, 기름도, 아무 것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내 딸은 자신의 미래가 어떨지 모르고 있다. 그가 그것에 대해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다"면서도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한탄했다.

이 남성이 인터뷰하는 동안 옆엔 여러 명의 어린 자녀들이 줄지어 앉아 있었다.

이 아버지는 잡동사니를 모아 팔아 생계를 유지했지만 지금은 그 조차도 벌이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BBC는 전했다.

어린 자식을 팔아 받은 돈은 고작 500달러. 이 중 절반이 더 되는 돈을 선금으로 받았다고 했다. 이 돈이면 가족이 몇 달을 버틸 수 있다고 한다.

아이를 사 간 사람의 신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나중에 자신의 아들과 결혼시키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것은 그 누구도 보장할 수 없는 것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자녀를 팔아넘기는 것은 비단 이 가정 뿐만이 아니었다. 기자는 취재팀이 현장에 있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다가와 자신들의 아이를 사갈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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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아프가니스탄 서부 헤라트의 한 병원에서 6개월 된 영아가 신소호흡기에 의존한 채 위태롭게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BBC 보도 캡처) *재배포 및 DB 금지. 2021.10.27

취재팀이 찾은 또 다른 곳은 헤라트 지역에 있는 한 병원이다. 이 곳에선 굶주린 아이들이 생명을 부지하지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카메라에 담긴 6개월 된 한 하비불 라만은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바싹 마른 모습이었다. 또래의 정상 몸무게 절반도 되지 않는 2.98㎏였다. 코에 산소홉기를 꽂은 라만은 가뿐 숨을 힘겹게 내쉬며 위태롭게 생명을 이어가고 있었다.

옆 병동엔 쌍둥이 형제가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상태는 나오지 않았지만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추정된다.

라만의 어머니는 "아이가 겪는 고통이 나에게도 전해진다"며 "내가 겪고 있는 일은 오직 신만 아실 것"이라고 눈물 지었다.

이어 "돈이 없어서 내 아이 중 2명이 죽음에 직면해 있다"며 "나는 전 세계가 아프간 사람들을 돕기를 원한다. 그 어떤 어머니라도 자녀가 이렇게 고통 받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 병원은 수백 마일 내에 있는 유일한 병원이라고 했다. BBC는 이 병원 의료진은 4개월 동안 급여를 받지 못했다면서 아프간에서 공공의료서비스가 붕괴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BBC는 "이러한 상황들이 갖는 절박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아프간 국민들에게 다가갈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탈레반 과도정권을 공식 정부로 인정할 지 여부에 대한 국제 사회의 논쟁을 더 이상 마냥 기다릴 수 만은 없다"고 했다.

지난 20년 간 해외 원조에 의존해 온 아프간은 지난 8월 탈레반이 장악한 이후 세계 최대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맞고 있다. 국제사회가 탈레반을 공식 정부로 인정하지 않아 금융 자산을 동결했고 국제 원조마저 대부분 끊겼기 때문이다. 유엔은 긴급 원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아프간에서 수백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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