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정몽구·정의선 父子,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배경은?

등록 2022.01.06 09:22:09수정 2022.01.06 10:22:4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현대차그룹 "글로비스 주주가치 제고·시장 불확실성 해소"

블록딜로 6000억…현대엔지니어링 합하면 1조원 실탄 확보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물류계열사 현대글로비스 지분의 10%를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에 매각한 가운데 매각의 배경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을 통해 각각 251만7701주(6.71%), 123만2299주(3.29%)의 지분을 칼라일 특수목적법인(SPC) '프로젝트 가디언 홀딩 리미티드'에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는 16만3000원으로, 이번 딜로 정몽구 회장은 4103억원, 정의선 회장은 2009억원의 실탄을 각각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정의선 회장의 지분은 기존 23.29%에서 20%로 줄었고, 정몽구 명예회장은 지분을 전량 처분하고 주주 명단에서 빠졌다. 칼라일은 현대글로비스 지분의 10%를 확보, 정의선 회장과 덴 노르스케 아메리카린제 에이에스(11%)에 이어 현대글로비스의 3대 주주로 올라섰다. 뒤를 이어 현대차(4.88%), 현대차정몽구재단(4.46%)이 각각 4, 5대 주주다.

재계는 정몽구·정의선 부자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라 우군으로 분류되는 칼라일에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2019년 칼라일이 주최한 좌담회에 참석하는 등 이규성 칼라일그룹 대표와 친분을 유지해왔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대기업 총수 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인 상장사(비상장 20%)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던 기존 규제를 상장사 20%로 강화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매각은 현대글로비스의 주주가치를 높이고,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지분 10% 매각을 우려해 투자를 꺼리는 주주들이 많았던 만큼 매각을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지배구조 개편에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정몽구·정의선 부자는 이번 딜로 6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손에 쥐게 되며,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을 통해서도 최대 5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돼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2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공모가는 공모가 5만7900원~7만5700원으로,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보유한 정의선 회장은 상장 과정에서 공모를 통해 534만주 가량을 처분하며 최대 4000억원, 정몽구 회장은 142만주를 매각해 최대 1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회장은 2018년 현대차의 최대주주(21.43%)인 현대모비스를 분리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했지만 행동주의펀드 앨리엇 파트너스의 공격을 받아 이를 포기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과 글로비스 지분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정몽구 회장이 보유 중인 현대모비스 지분 7.2%를 승계받기 위한 세금으로 사용하거나 직접 모비스 지분을 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의 지분 21.4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대차그룹측은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 대응 및 그룹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배구조 개편 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대내외 경영환경을 고려해 적정시점 및 추진 방안을 확정하는 대로 관련 법령에 따라 공시하고, 다양한 이해 관계자분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