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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우크라 대공세…"진짜 짐승 수로비킨 작품"

등록 2022.10.12 16: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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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8일 지명한 우크라 군사작전 총사령관 세르게이 수로비킨

수로비킨, 임명 후 첫 결정으로 우크라 대대적 미사일 공격 강행

"진짜 짐승·진정한 파이터·시리아 도살자"…수식어·별칭도 다양해

"잔인하고 실수 인정 안해…무슨 일 있어도 명령 이행 준비돼 있어"

[모스크바=AP/뉴시스] 세르게이 수로비킨 육군 대장. 2017.06.09.

[모스크바=AP/뉴시스] 세르게이 수로비킨 육군 대장. 2017.06.09.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대적인 미사일 공격을 강행하도록 만든 장본인이 누구인지를 이번주초 언뜻 내비췄다.

푸틴은 10일 TV 연설에서 이번 대규모 공격을 치하하고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러시아 국방부의 제안으로 크름반도와 러시아를 연결하는 케르치 대교 공격에 대한 보복을 하게 됐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푸틴의 발언은 지난 8일 우크라이나 군사작전 총사령관으로 지명된 강경 매파 세르게이 수로비킨을 가리킨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은 수로비킨의 첫번째 결정이었다.

수로비킨은 '사나운 사람' 또는 "종말의 장군"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악명이 높다. 따라서 그를 우크라이나 군사작전 총사령관으로 임명한 것은 푸틴이 앞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격렬하게 대응하겠다는 신호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루슬란 푸호프 모스크바 국방 싱크탱크인 전략기술분석센터장은 "수로비킨은 마샬 주코프 같다"고 말했다. 주코프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소련 붉은 군대 사령관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전쟁을 할 줄 아는 거친 사람이다. 그는 보드카를 마시는 바보나 사이비 지식인이 아니라 진짜 짐승이다. 윗사람에게 진실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진정한 파이터"라고 설명했다.

전직 러시아 공군 사령관이었던 수로비킨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강행한 7개월간 전쟁중 가장 어려운 시기에 지휘관을 맡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점령지 4곳을 강제 합병했지만, 병력 부족, 군수 및 물류품 보급 지연, 동원령 등으로 심각한 여론 반발에 직면해 있다.

미국 국방 싱크탱크인 CNA의 러시아 연구 프로그램 책임자이자 군사 분석가인 마이클 코프만은 그러나 “러시아의 군사 문제는 다른 사령관을 임명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종류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로비킨이) 남쪽 전선에서 러시아군을 지휘했던 여름 이후 그의 성과를 보면 남쪽에 있는 러시아군은 최악의 상황을 겪었다"고 말했다.

56세인 수로비킨은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러시아군 사령관으로 두차례 복무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2020년 보고서에서 그가 집, 학교, 병원에 대한 공격을 지시했다고 주장하면서 민간인 공격에 대해 "지휘 책임을 질 수 있는" 관리들 중 그를 지목했다.

러시아군은 10일과 11일에도 시리아에서처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놀이터를 포함한 민간 시설을 집중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수로비킨 지명 후 이 같은 공습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바딤 프리스타이코 영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 "그들은 더 위험한 사람을 데려와서 모든 것을 악화시킨다. 이 사람은 시리아의 도살자로 알려져 있다. 그들은 우리를 겁박하기 위해 나쁜 사람을 데려왔다. 그러나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마침내 전장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했다…그래서 그들은 공군을 데려오기 위해 노력했다. 나에게 이것은 푸틴이 정말로 좌절하고 절망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분석가들은 그렇더라도 수로비킨 임명이 우크라이나 핵심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을 요구한 러시아 강경파들을 달래줄 수 있다고 말한다.

수로비킨은 1991년 소련 강경파 쿠데타 시도 이후 무자비한 것으로 유명했다. 그는 민주화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파견된 군대를 이끌었고, 실제로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탄압했다. 하지만 결국 진압은 실패했다. 수로비킨은 자신의 지휘하에 있던 부대가 비무장 시위대 중 3명을 살해한 후 6개월 동안 투옥됐지만, 이후 석방돼 오히려 승진했다.

장군에 대해 쓴 역사가 일리야 베니야프킨에 따르면 수로비킨의 이후 경력은 잔혹성과 불법 행위로 특징지어졌다. 베이야프킨은 "수로비킨은 무슨 일이 있어도 명령을 이행할 준비가 되어 있고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그들은 그가 모든 것을 올바르게 했다고 말할 것이고, 그래서 그는 다음 번에 더 잔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로비킨은 1995년 무기 밀매 혐의로 체포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 사건 또한 나중에 뒤집혔다. 2004년에는 수로비킨이 이끌던 부대 내에서 한 부하가 수로비킨이 자신을 구타했다고 비난했고, 다른 부하는 수로비킨에게 혼나고 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었다.

2000년대 중반 러시아가 체첸에서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하는 동안, 수로비킨은 러시아 병사 한명을 잃을 때마다 체첸 병사 3명을 죽이겠다고 선언했다.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인권단체 메모리얼은 고문, 강제실종, 최소 1건의 살인 등 전쟁 범죄 혐의로 수로비킨이 이끌던 부대를 고발한 바 있다.

푸호프 전략기술분석센터장은 그러나 이런 악명에도 불구하고 수로비킨이 부하들에게 영감을 주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그는 "수로비킨은 2번이나 교도소에 수감된 것을 포함해 모든 것을 겪었지만, 그를 무너뜨리지는 못했다"며 "즉, 그가 군대에 영감을 줄 수 있고 군대 전체에서 명성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런 평판은 체첸의 독재자 람잔 카디로프와 러시아 용병기업 와그너 그룹 설립자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등 강경파들 지원을 얻는데 도움이 됐다.

카디로프는 지난 10일 러시아군의 대대적인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해 "100% 만족했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은 수로비킨을 "전설적"이라고 치켜세우면서, 그의 반혁명적 이미지는 모든 러시아가 열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지난 주말 소셜미디어(SNS)에 "수로비킨은 1991년 8월에 모든 탄약을 탱크에 넣을 시간이 없었다"며 "그가 그렇게 했다면 우리는 10배 더 강력한 나라에서 완전히 다르게 살고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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