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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3D 프린터 로켓 '절반의 성공'…발사 후 궤도 진입 실패

등록 2023.03.23 18: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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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래티비티 스페이스 '테란1', 발사대는 떠났지만 2단 엔진 미점화

3D 프린팅 기체, 최고 압력 '맥스큐' 지점 버텨…"역사적 첫 승리의 날"

미국 로켓제작업체 릴래티비티 스페이스의 3D 프린팅 로켓 '테란1' 발사 장면. (사진=릴래티비티 스페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로켓제작업체 릴래티비티 스페이스의 3D 프린팅 로켓 '테란1' 발사 장면. (사진=릴래티비티 스페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세계 최초로 3D 프린터로 기체 대부분이 제작된 로켓이 아쉬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3차 시도 끝에 발사대를 떠나는 데는 성공했으나 2단 엔진이 점화되지 않으며 목표했던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도전이 3D 프린팅 로켓의 실용성을 보여주는 첫 이정표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로켓제작업체 릴래티비티 스페이스(Relativity Space)는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에서 현지시간 기준 22일 오후 11시25분(한국시간 23일 오후 12시25분) 3D 프린터로 제작한 우주발사체 '테란1'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테란1은 발사대에서는 성공적으로 솟아올랐으나, 이륙 4분 뒤 2단 로켓이 분리된 후 엔진이 점화되지 않고 그대로 정지되며 목표했던 고도 200㎞ 궤도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한 테란1은 그대로 대서양 해상에 추락했다.

이날 테란1의 발사는 당초 현지시간 오후 10시에 시작하는 것으로 예정된 바 있다. 하지만 발사 범위를 침범한 선박, 강풍 등으로 인해 최적의 조건을 위해 약 1시간 30분을 대기한 뒤 발사를 진행하게 됐다.

이번 발사는 3차 시도였다. 릴래티비티 스페이스는 앞서 지난 11일, 13일 테란1 발사 시도를 했으나 1차 때는 추진체(로켓 연료) 과열, 2차 때는 연료 압력 문제로 발사를 중단했다.

3차례 시도에도 로켓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절반의 성공만을 거뒀지만, 릴래티비티 스페이스는 이번 발사가 3D 프린팅 로켓의 효용성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엔진 문제로 최종 성공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기체가 발사 당시의 압력을 견뎌내는 데 성공하며 내구성을 증명했다는 설명이다.
릴래티비티 스페이스가 3D 프린터로 로켓 부품을 제작하는 모습. (사진=릴래티비티 스페이스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릴래티비티 스페이스가 3D 프린터로 로켓 부품을 제작하는 모습. (사진=릴래티비티 스페이스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테란1은 발사 과정에서 로켓이 받는 압력이 최고 수준에 이르는 '맥스큐(맥스-Q) 지점을 무사히 통과했다. 엔진 점화에는 실패했지만 2단 로켓을 성공적으로 분리한 것도 목표한 바를 이룬 것으로 평가됐다.

이와 관련해 릴래티비티 스페이스는 "이번 발사는 우리의 차기 로켓인 '테란R' 실현을 위한 3D 프린팅 로켓 기술을 증명했다.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기체가 가장 압력이 높은 맥스큐 지점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며 "오늘은 역사적인 첫 승리라고 할 수 있다. 비행 데이터 분석, 평가를 통해 실패 원인을 파악하고 기체를 개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테란1은 높이 33.5m, 직경 2.28m에 무게는 9280㎏에 달하는데 기체의 85%가 3D 프린터로 제작됐다.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일반 로켓보다 부품 수를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였고, 제작 기간도 60일 이내로 단축했다. 연료도 재사용이 가능한 액체산소(LOX)와 액체천연가스(LNG)를 활용해 경제성을 더 높였다. 고도 500㎞ 수준의 지구 저궤도(LEO)에 1250㎏의 위성을 쏘아 올리는 것이 당면 목표다.

또한 테란1은 2024년 보다 개선된 로켓인 '테란R'을 발사하기 전 진행되는 시험발사 성격이다. 릴래티비티 스페이스는 테란R에서 3D 프린팅 부품 비중을 95% 수준으로 확대하고 기체의 크기 또한 높이 66m, 중량 20톤 수준으로 더 키울 예정이다. 로켓 성능 또한 지구 저궤도에 20톤의 탑재체를 쏘아올릴 수 있게 강화된다.

릴래티비티 스페이스는 3D 프린팅으로 만든 로켓을 이용해 화성까지 가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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