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할렘가로 옮겨온 베르디 오페라…'일 트로바토레'
![[서울=뉴시스]베르디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포스터.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2023.06.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image.newsis.com/2023/06/07/NISI20230607_0001284367_web.jpg?rnd=20230607205045)
[서울=뉴시스]베르디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포스터.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2023.06.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라 트라비아타', '리골레토'에 이어 베르디의 3대 걸작으로 꼽히는 오페라다.
'일 트로바토레'는 '음유시인'이라는 뜻으로 주인공 만리코를 가리킨다. 집시 여인 아주체나는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귀족에게 복수하려다가 실수로 자신의 아들을 죽이고 만다.
그녀는 제대로 된 복수를 꿈꾸며 귀족의 둘째 아들을 납치한 뒤 만리코라는 이름을 붙이고 자신의 아들처럼 키운다. 출생의 비밀을 모르는 만리코는 친형인 루나 백작과 레오노라라는 여자를 두고 경쟁하게 되며 복수와 사랑으로 뒤얽힌다.
국립오페라단은 작품을 새롭게 해석한다. 원작의 15세기 초 스페인 배경을 두 범죄조직에 점령된 현대의 미국으로 옮겨온다. '범죄와 내전으로 파괴된 도시'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만리코의 조직을 이민자들의 조직으로, 루나 백작의 조직을 백인 우월주의 집단으로 그려 두 세력 간 대립을 통해 인종차별과 폭력 등 동시대 사회 문제를 녹여낸다.
의상으로 두 형제의 대비를 극대화한다. 만리코는 후드에 청바지를 입고, 루나 백작은 제복을 연상시키는 가죽재킷을 입는다. 미국의 할렘가를 연상시키는 무대 디자인 역시 그래피티 등을 활용해 디스토피아적 분위기를 조성한다. 각 캐릭터의 성격을 드러내는 아리아부터 박진감 넘치는 합창까지 베르디의 음악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루나 백작 역엔 베를린 도이체 오퍼 극장 주역 가수로 활동했던 바리톤 이동환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 전 세계 무대에서 활동한 바리톤 강주원이 맡는다.
삼각관계의 중심이 되는 레오노라 역은 소프라노 서선영과 2018년 마린스키 극장에서 '코지 판 투테'로 데뷔한 신예 소프라노 에카테리나 산니코바가 나선다. 만리코 역은 오스트리아 빈 폴크스오퍼 간판스타로 활약한 테너 국윤종과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해온 테너 이범주가 연기한다. 아주체나 역은 메조소프라노 김지선과 양송미가 맡는다.
연출은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아틸라'를 연출한 세계적인 연출가 잔카를로 델 모나코가 맡는다. 그는 20세기 최고의 드라마틱 테너로 알려져 있는 마리오 델 모나코의 아들이다. 지휘는 2017년 솔티 국제 지휘 콩쿠르 최우수상에 빛나는 신예 레오나르도 시니가 맡아 한국 오페라 무대 신고식을 치른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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