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60세라고 갑자기 섹스리스? 오~NO"…연극 '20세기 블루스'[강진아의 이 공연Pick]

등록 2023.06.13 15:19:30수정 2023.06.13 19:58:4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연극 '20세기 블루스' 공연 사진. (사진=두산아트센터 제공) 2023.06.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연극 '20세기 블루스' 공연 사진. (사진=두산아트센터 제공) 2023.06.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저 여자에게 세월이 참 잔인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거니?"

뉴욕현대미술관 개인 회고전을 앞둔 대니는 40년간 찍어온 친구들의 사진을 전시하려 하지만, 생각과 달리 친구들은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 "늙은 여자로 사는 법을 모르겠다", "여기까지 오는데 아무도 날 쳐다보지 않더라, 굳이 이런 모습을 찍어야 하냐"는 등 푸념이 이어진다. 뱃살에 주름살까지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모습을 드러내 남들에게 평가받고 싶진 않다는 입장이다.

연극 '20세기 블루스'는 60대 여성 네 명이 주인공이다. 유명 사진작가 '대니', 남편과 별거 중인 부동산 중개인 '실', 저명한 성소수자 저널리스트 '맥', 동물병원을 운영 중인 '개비'로 40년간 우정을 이어온 친구들이다. '늙은 여성'들의 말잔치로 펼치는 무대는 여성의 외모에 잣대를 들이대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미국 극작가 수잔 밀러의 작품이다. "여성이 60세가 되었을 때 갑자기 섹스리스가 되거나, 매력을 잃거나, 투명인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작품 의도를 밝힌 바 있다. 2016년 미국 초연 당시 존재를 부정당하는 여성들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뉴시스]연극 '20세기 블루스' 공연 사진. (사진=두산아트센터 제공) 2023.06.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연극 '20세기 블루스' 공연 사진. (사진=두산아트센터 제공) 2023.06.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니는 결국 세월의 흔적이 담긴 사진들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지나간 시간은 눈부신 추억이 되기도 하지만,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도 건드린다.

부동산 중개인 실은 생계를 위해 아등바등 살아왔던 과거와 자녀가 아픔을 겪었던 고통이 사진을 보면 고스란히 되살아난다며 항변한다. 수의사 개비도 한쪽 가슴을 잃었던 옛 과거를 떠올리고, 저명한 저널리스트인 맥은 늙은 여자로 사는 법을 모르겠다고 한다.

가족 곁을 떠나 호텔에서 지내고 있다는 개비의 홀로서기도 남다르게 다가온다. 사랑하는 남편을 떠나보낸 후가 두려워 과부로 사는 예행 연습을 한다는 것. 혼자 사는 게 어떤 건지 준비하고 싶다는 그의 말은 나이가 들며 사랑하는 이들을 하나둘 떠나보내게 되는 사실을 다시금 마주해 보게 된다. 
[서울=뉴시스]연극 '20세기 블루스' 공연 사진. (사진=두산아트센터 제공) 2023.06.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연극 '20세기 블루스' 공연 사진. (사진=두산아트센터 제공) 2023.06.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옛 추억을 떠올리고 차와 토스트를 나눠 먹으며 깔깔대는 수다부터 팽팽한 의견 차를 보이는 충돌까지 네 여자의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직면하게 되는 노화, 직업, 자녀, 성적 취향 등 일상적인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그 속에 인종차별, 성소수자 문제 등 미국 현대사까지 녹아있다. 올드팝 '썸바디 투 러브(Somebody to love)' 리듬이 흥을 더한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게 우리 삶"이고, 또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깨달음을 전한다.

무대에는 대니의 치매에 걸린 어머니 베스와 입양으로 얻은 아들 사이먼이 등장해 세대의 이어짐도 담아냈다. 4명의 친구는 우미화(대니), 성여진(실), 강명주와 박명신(맥), 이지현(개비)이 연기한다. 대니 어머니 '베스' 역은 이주실, 대니 아들 '사이먼' 역은 류원준이 맡았다. 공연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17일까지.  
[서울=뉴시스]연극 '20세기 블루스' 공연 사진. (사진=두산아트센터 제공) 2023.06.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연극 '20세기 블루스' 공연 사진. (사진=두산아트센터 제공) 2023.06.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