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세 격투게임 金 김관우 "오락실에서 맞아도 의지와 승부욕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파이터5 우승
e스포츠 첫 정식종목…한국 최초 금메달리스트
![[항저우=뉴시스] 정병혁 기자 = 28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 파이터 V'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김관우가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3.09.28. jhope@newsis.com](http://image.newsis.com/2023/09/28/NISI20230928_0020061219_web.jpg?rnd=20230928223349)
[항저우=뉴시스] 정병혁 기자 = 28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 파이터 V'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김관우가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3.09.28. jhope@newsis.com
한국 e스포츠 최고령 국가대표 김관우(44)가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김관우는 28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파이터5 결승전(7전4승제)에서 대만의 샹위린(44)에게 극적인 4-3(2-1 0-2 1-2 2-0 2-1 0-2 2-0)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에서 나온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다.
1979년생이다. 20대가 주축인 e스포츠 국가대표 내에서 적잖은 나이다.
게임 비용이 50원일 때부터 제 집 드나들 듯 오락실을 즐겼다. 당시 오락실은 유해 장소로 여겨지는 사회적 분위기였다. 오락실에 갔다가 들통 나면 학교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혼이 나는 게 다반사였다고 한다.
하지만 스틱을 놓지 않았고, 그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게임의 위상 속에서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관우는 29일 오전 항저우 시내 한 호텔에 마련된 대한체육회 스포츠외교라운지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항저우=뉴시스] 정병혁 기자 = 28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 파이터 V'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김관우가 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2023.09.28. jhope@newsis.com](http://image.newsis.com/2023/09/28/NISI20230928_0020061224_web.jpg?rnd=20230928223349)
[항저우=뉴시스] 정병혁 기자 = 28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 파이터 V'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김관우가 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2023.09.28. jhope@newsis.com
그러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오기 전에 함께 힘들게 훈련했다. 정말 오래 했던 게임임에도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아시안게임에서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금메달을 따서 기쁘다.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모두 감사하다"고 했다.
PC를 기반으로 한 e스포츠가 주를 이룬 요즘 1987년 출시된 '스트리트파이터'는 격투 게임의 고전 격이다. 1990년대 오락실에서 이 게임을 경험하지 않은 40~50대를 찾기 어려울 만큼 선풍적인 인기였다.
당시에는 격투 게임의 폭력성, 선정성을 지적하는 TV 프로그램을 보는 게 어렵지 않았다. 김관우도 부모님에게 혼이 나면서도 게임에 열중한 경우다.
당시 김관우를 나무랐던 이들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김관우는 "그때 혼내셨던 분 중 지금은 어머니 밖에는 없다. 어머니는 이런 걸 아직 잘 모르신다. 찾아보기 힘드신 연세다. 다른 분이 연락을 주셨다. 어머니 아시는 분이 '거기 아들 금메달 땄다'고 연락을 주신 것 같다. 어머니께서 치기 어려운데 카카오톡을 쳐서 문자를 보내주셨다"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요즘 e스포츠하면 보통 떠올리는 게 PC게임일 것이다. 스트리트파이터는 오락실에서 하던 게임이다. 가면 항상 혼나던 게임"이라고 회상했다.
![[항저우=뉴시스] 정병혁 기자 = 28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 파이터 V' 대한민국 김관우와 대만 시앙 유린의 경기를 찾은 한국 관중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2023.09.28. jhope@newsis.com](http://image.newsis.com/2023/09/28/NISI20230928_0020061242_web.jpg?rnd=20230928223811)
[항저우=뉴시스] 정병혁 기자 = 28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 파이터 V' 대한민국 김관우와 대만 시앙 유린의 경기를 찾은 한국 관중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2023.09.28. jhope@newsis.com
김관우는 "어렸을 때부터 잘하는 편이었다. 오락실에서 격투 게임을 잘하면 항상 근처 형들에게 끌려가서 혼났다. 게임을 잘했던 분들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며 "동네에서 맞아보지 않았다면 실력을 의심할 수 있다. 옆구리를 맞아도 기술 콤보를 넣는 데 손을 놓지 않았던 의지와 승부욕으로 지금까지 왔다. 그래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이라는 결실을 맺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기자회견에서 옆자리에 동석한 펜싱의 구본길은 "솔직히 저도 격투게임을 잘한다. 철권을 잘한다. 철권을 했었다면 제가 이 자리에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지금도 게임을 한다. 대단한 건 집중력이 중요하다. e스포츠든 스포츠든 다 같은 것 같다"며 김관우에게 "정말 축하드립니다"라고 했다.
김관우는 "감사합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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