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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파장에"…고령층 고위험상품 판매 금지하나

등록 2023.11.30 08:00:00수정 2023.11.30 09: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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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에 대한 고위험 상품 관련 적합성 논란 계속돼

은행 설명 의무 다해도 연령상 상품 구조 이해하기 어려워

금융위, 금감원 점검·검사 후 제도개선 본격 검토

[홍콩=AP/뉴시스] 10일 홍콩 시내에 있는 은행에 설치된 주가지수 전광판 앞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주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2.01.10

[홍콩=AP/뉴시스] 10일 홍콩 시내에 있는 은행에 설치된 주가지수 전광판 앞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주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2.01.10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내년 상반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ELS를 포함한 고난도(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은행들이 적합성을 따지지 않고 고령층에게 ELS 라는 고위험 금융상품을 판매한 정황이 속속 제기되면서, 일각에서는 고령층에 대한 고위험 상품 판매를 완전히 금지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ELS 등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제도개선을 검토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금융감독원이 은행 등 판매사에 대한 현장 점검에 나간 상태"라며 "불완전판매가 드러나고 제도적으로 개선 사항이 필요해지면 본격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금융당국은 2019년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사태를 기점으로 은행이 취급하는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판매 규제를 대폭 강화한 바 있다.

최대 원금손실 가능 비율이 20%를 초과하는 상품을 고위험 금융상품으로 규정하고, 사모펀드 방식을 제한하되 투자자보호 장치가 잘 갖춰진 공모펀드 중심으로 판매하도록 했다.

아울러 당국은 공모 방식 고위험 상품에 대한 녹취 의무와 숙려기간 부여 대상을 고령투자자에서 모든 일반 투자자로 확대 적용했다. 고령층 나이도 기존 70세 이상에서 65세 이상으로 강화하고, 상품 설명도 은행 직원의 자필 서명을 의무화 하는 등 규제를 개선했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고난도 금융상품에 대한 규제를 꾸준히 개선했음에도, 여전히 ELS 등 고난도 금융상품에 불완전판매 등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ELS 관련 불완전판매 논란은 2015년, 2018년에 이어 잊을만 하면 터지는 국내 금융시장의 단골 이슈가 됐다.

ELS는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되지만, 기초자산이 주요국 대표 주가지수고 대체로 공모로 발행돼 있으면 은행에서 판매가 가능하다.

특히 은행들이 상품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고령층을 대상으로 H지수 ELS를 대량 판매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와 게시판에는 고령층들이 상품에 가입해 손실을 보고 있다는 주장들이 잇달아 올라오는 중이다.

물론 은행이 고령층을 대상으로 제대로 상품 설명을 했다면 불완전판매 비판에서 일부 자유로워질 순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고령층에게 복잡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것 자체가 '적합성' 차원에서 문제라고 보고 있어,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전날 이복현 금감원장은 "노후 보장 목적으로 만기 해지된 정기예금을 재투자하고 싶어하는 70대 고령 투자자에게 수십 퍼센트의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을 권유하는 것이 설명 여부를 떠나 권유 자체가 적정했는지에 대해 적합성 원칙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금융당국이 고령층에 대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를 전면 금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나이를 제한하고 설명 의무를 대폭 강화하는 등 제도개선을 수 차례 했음에도 고령층에 대한 불완전판매는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예 은행이 고위험 상품 판매를 취급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나,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고령층에게 아무리 상품 설명을 잘 한다 하더라도 연령상 제대로 이해하기엔 한계가 있어 적합성 논란은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며 "결국 고령층에 대해 고위험 상품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의 고위험 상품 취급을 아예 금지하는 방안도 거론할 수 있으나, 이는 또다른 소비자의 문제를 낳을 수 있어 실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금감원은 ELS 판매에 대한 은행 등 판매사들에 대해 현장점검에 착수한 상태다.

판매 현황이나 은행의 민원 대응 방안 뿐만 아니라, ELS 구조가 복잡하고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고위험 상품임에도 판매사들이 이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불완전판매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통상 3년 만기로 운영되는 ELS는 만기 시점 기초자산 가격이 판매 시점보다 35~55% 이상 하락하면 손실이 발생한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H지수 ELS 규모는 6조원에 이른다. 해당 지수는 판매 시점에 1만을 넘었지만 지난 23일 기준으로는 6075.19로 떨어져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hog888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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