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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네덜란드 입맛 사로잡은 K푸드 "CJ 비비고 만두 냉장고 가득"

등록 2023.12.10 06:00:00수정 2023.12.10 08: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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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2021년 네덜란드 유통 체인 진출…삼양식품, 2017년 불닭볶음면 수출 시작

원소주, 올 8월 초도물량 1만병 보내, 현지 '소주바'서 인기 …CJ·대상 현지법인도


[헤이그=뉴시스] 구예지 기자=네덜란드의 대형유통업체인 알버트하인(Albert Heijn)에 한국 식품기업 농심의 라면이 진열돼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헤이그=뉴시스] 구예지 기자=네덜란드의 대형유통업체인 알버트하인(Albert Heijn)에 한국 식품기업 농심의 라면이 진열돼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암스테르담·헤이그·에인트호번·델프트·로테르담·바헤닝언=뉴시스]구예지 기자 = "예전에는 아시안 음식을 먹고 싶을 때 중국이나 베트남 향신료를 많이 찾았지만 이제 아닙니다. 한국 고추장을 한 번 먹어본 이후 생각이 나서 또다시 구매하러 왔습니다."

K팝·K드라마 등으로 한류 열풍이 일면서 네덜란드에서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대학교인 레이던대 한국학과 신입생 수가 처음으로 일본·중국학과를 넘어섰을 정도다.

이에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농심 신라면,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등 K라면을 중심으로 인기가 시작됐다.

이제는 고추장, 쌈장 같은 소스부터 K팝 가수가 만든 주류인 '원소주'까지 인기가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농심은 2021년 말부터 네덜란드의 대형유통업체인 알버트하인(Albert Heijn), 윰보(JUMBO) 등에 농심 신라면 등 주요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알버트하인과 윰보는 네덜란드 현지 유통채널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1, 2위 업체다.
[헤이그=뉴시스] 구예지 기자=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아시안 음식 슈퍼마켓 '어메이징 오리엔탈'에 국내 식품기업의 라면이 진열돼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헤이그=뉴시스] 구예지 기자=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아시안 음식 슈퍼마켓 '어메이징 오리엔탈'에 국내 식품기업의 라면이 진열돼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영업 활동을 통해 기존 세계라면코너(International Section)에 있었던 농심의 제품을 네덜란드 현지 면류 제품과 같은 코너로 옮겨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결과 올해 상반기 농심의 네덜란드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헤이그=뉴시스] 구예지 기자=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아시안 음식 슈퍼마켓 '어메이징 오리엔탈'에 국내 식품기업의 라면이 진열돼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헤이그=뉴시스] 구예지 기자=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아시안 음식 슈퍼마켓 '어메이징 오리엔탈'에 국내 식품기업의 라면이 진열돼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삼양식품 역시 2017년부터 불닭볶음면 수출에 돌입했다.

수출액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올해 1분기에는 70억원을 기록해 작년 46억보다 52.17% 성장했다.

K라면업체의 네덜란드 현지 시장 진출의 성과는 전체 라면 수출액 증가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2021년 1928만7000달러였던 네덜란드 라면 수출액은 올해 10월 기준 4864만 달러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헤이그=뉴시스] 구예지 기자=네덜란드 슈퍼 체인 '알버트 하인'에 진열돼 있는 샘표식품의 고추장, 쌈장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헤이그=뉴시스] 구예지 기자=네덜란드 슈퍼 체인 '알버트 하인'에 진열돼 있는 샘표식품의 고추장, 쌈장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소스 역시 마찬가지다. 알버트 하인 매대에서는 한국 샘표식품의 고추장·쌈장 같은 한국산 K소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작은 통 하나에 2.59유로(한화 약 3700원)로 한국과 비교해도 비싸지 않은 가격이었다.

샘표식품은 2021년부터 네덜란드에 진출했다. 샘표식품 관계자는 "수출량이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21년 147만2000달러였던 네덜란드 고추장 수출액은 올해 10월 기준 213만7000달러까지 증가했다.

간장 수출 역시 2021년 39만6000달러에서 올해 10월 기준 31만6000달러로 소폭 감소했지만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헤이그=뉴시스] 구예지 기자=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아시안 푸드 마켓 '어메이징 오리엔탈'에 있는 한국 식품기업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헤이그=뉴시스] 구예지 기자=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아시안 푸드 마켓 '어메이징 오리엔탈'에 있는 한국 식품기업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제품 역시 네덜란드 아시안 마켓에서 냉장고 한 줄을 차지할 만큼 다수 진열돼 있었다.

K팝 가수인 박재범 씨가 대표로 있는 원스피리츠 주식회사의 주류 '원소주' 역시 네덜란드 시장에 진출했다.

원스피리츠 주식회사는 올해 8월 네덜란드에 원소주 초도물량 1만병을 보내 현지에서 판매 중이다.

 암스테르담, 에인트호번, 로테르담 등 현지에 있는 소주바에서도 원소주를 구매할 수 있다.
네덜란드 '소주바'에서 K팝 가수 박재범씨가 대표로 있는 원스피리츠 주식회사의 '원소주'를 판매한다고 홍보하는 내용의 SNS.(사진=소주바 인스타그램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네덜란드 '소주바'에서 K팝 가수 박재범씨가 대표로 있는 원스피리츠 주식회사의 '원소주'를 판매한다고 홍보하는 내용의 SNS.(사진=소주바 인스타그램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원소주 관계자는 "수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눈에 띄는 결과물은 아직 없다"면서도 "조금씩 수출 물량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네덜란드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는 국내 기업은 45개다. 이중 식품기업은 대상과 CJ 두 곳이다. 한국 기업 진출 여지가 훨씬 큰 것이다.
[바헤닝언=뉴시스] 구예지 기자=지난달 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바헤닝언에 위치한 바헤닝언 대학교에서 벤 헤얼링스가 온실 '엔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바헤닝언=뉴시스] 구예지 기자=지난달 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바헤닝언에 위치한 바헤닝언 대학교에서 벤 헤얼링스가 온실 '엔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네덜란드는 그 자체로 식품 산업이 발달한 국가이기도 하다. 네덜란드의 땅 크기는 미국의 240분의 1에 불과하지만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농·축산물을 많이 수출하는 국가다.

네덜란드 무역흑자의 79.3%, GDP의 10%, 고용의 10%가 농·축산업에서 나온다. 첨단기술을 활용해 대규모로 시설농업을 하는 것이 비결이다.

하나의 클러스터로 대학교와 기업, 지역사회가 교류하며 농식품 산업 연구를 주도하는 바헤닝언 지역이 네덜란드 농식품 산업의 비결이다.

이 지역에서는 바헤닝언 대학교를 중심으로 기업과 정부가 기술을 연구하고 실제 농가에서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바헤닝언=뉴시스] 구예지 기자=지난달 9일(현지시간) 방문한 바헤닝언 대학교 내 온실 '엔펙'에서 작물의 성장 데이터가 모니터에 표출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바헤닝언=뉴시스] 구예지 기자=지난달 9일(현지시간) 방문한 바헤닝언 대학교 내 온실 '엔펙'에서 작물의 성장 데이터가 모니터에 표출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찾아 데이터를 쌓는 것은 국내에서도 하고 있다. 다만, 축적된 정보가 농가로 전달되지 못하는 점이 한국 농축산업 발달을 막는 하나의 요인이다.

한국 농촌진흥청에서는 바헤닝언 대학교에 연구위원을 파견해 네덜란드의 농축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노하우를 전수받으려고 한다.

지난해 바헤닝언 대학교에 온 정민웅 연구위원은 "한국도 기업·정부·농가 사이의 협업과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바헤닝언=뉴시스] 구예지 기자=지난달 9일(현지시간) 방문한 네덜란드 바헤닝언에 위치한 바헤닝언 대학교 내 온실 '엔펙'에서 작물들이 자라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바헤닝언=뉴시스] 구예지 기자=지난달 9일(현지시간) 방문한 네덜란드 바헤닝언에 위치한 바헤닝언 대학교 내 온실 '엔펙'에서 작물들이 자라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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