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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으로 향하는 하늘 위에서~'…기내식 맥주의 탄생 배경은[홍찬선의 신공항여지도]

등록 2024.03.03 06:00:00수정 2024.03.03 07: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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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칼스라거(KAL’s Lager)

사내 게시판 직원 아이디어 현실화

기내서비스뿐 아니라 편의점 판매

[서울=뉴시스] 사진은 지난 7월 대한항공이 출시한 맥주 칼스라거(KAL’s Lager). 2024.03.03.(사진=대한항공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사진은 지난 7월 대한항공이 출시한 맥주 칼스라거(KAL’s Lager). 2024.03.03.(사진=대한항공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홍찬선 기자 = 오랜만에 오른 비행기에서 맛보는 기내식에 시원한 맥주 한캔은 청량감을 가득하게 하는데요. 그동안 기내식에서 서비스돼 왔던 카0, 버드000가 아닌 파란하늘에 비행기가 이륙하는 장면이 그려진 맥주라면 해외로 떠나는 기분은 더 상쾌해질 것입니다.

이같이 항공사에서 직접 아이디어를 제안해 만든 맥주는 비행기를 타야지만 맛볼 수 있는 특수성이 있지만, 이번에 소개할 맥주는 이같은 특수성을 버리고 코로나19로 해외에 나가지 못하는 국민들이 비행기가 그려진 맥주를 함께 마시며 코로나의 암흑터널을 지날 수 있도록 힘내자는 의미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바로 대한항공의 칼스라거(KAL’s Lager)인데요. 아직 생소하신 분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처음 이 맥주의 이름을 들었을 때 덴마크 수입맥주 칼스00와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대부분 자국의 지역 맥주를 서비스하는 경우가 많고 항공사가 직접 생산하는 맥주는 드물기 때문입니다. 항공사가 직접 생산하는 맥주는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의 미켈러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맥주를 직접 보고서는 금세 이름의 뜻을 알아챘습니다. "아~~ KAL~~"

칼스라거는 지난해 7월 첫선을 보였습니다. 대한항공이 2020년 대한민국 주류 대상에서 5관왕을 휩쓴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를 통해 생산하는 라거 맥주입니다.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야지만 맛볼 수 있는 맥주라면 더 특별할 것이라 생각되지만, 특히 이 맥주의 탄생 배경에는 코로나19와도 관련이 깊습니다.

이 맥주는 대한항공 홍보맨 A씨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서 시작됐습니다.

A씨가 아이디어를 제안한 시기는 전 세계가 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으로 힘들었던 2021년 5월. 국내에서는 확진자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세계 각국은 자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반입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가 내려진 암흑같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A씨는 사내 아이디어 게시판에 이런 제안을 합니다.

[서울=뉴시스]이마트24는 '칼스라거(KAL’s Lager)'를 판매한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이마트24 제공)

[서울=뉴시스]이마트24는 '칼스라거(KAL’s Lager)'를 판매한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이마트24 제공)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치고 해외여행도 마음대로 못가는 사람들이 비행기 그림의 맥주를 마시면서 자유롭게 여행 다니던 옛 추억을 떠올리고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버틸 느긋하고 낙관적인 마음을 갖게 하는 맥주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의 사내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코로나19에 항공사의 경영상황은 내리막을 걸었고, 근무와 휴무가 반복되는 유연근무가 실시돼 직원들의 월급까지 줄어 A씨의 낙천적인 아이디어는 큰 호응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2년 뒤 코로나19가 펜대믹(대유행)에서 엔데믹(풍토병)으로 격하되고 항공기 운항이 재개되면서 사장된 줄만 알았던 A씨의 아이디어가 현실화 된 것입니다.

맥주 홉의 열대 과일향과 풍부한 청량감, 목 넘김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인 맥주가 탄생한 것입니다. 이 맥주가 더욱 특별한 것은 바로 판매 방식에 있는데요. 항공기 기내서비스 외에 편의점에도 판매된다는 점입니다.

물론 맥주 출시 당시에는 코로나19의 정상화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돼 사측도 A씨의 제안대로 기내식 외에도 편의점에서도 판매하게 된 것입니다.

A씨의 아이디어는 사내 우수 제안으로 채택 됐는데요. A씨는 수상소감에 “스케치에 가까운 저의 아이디어에 하늘색 옷과 과일향을 입혀 직접 만져 볼 수 있는 트렌디한 맥주로 만들어 주신 관련 부서의 임직원 분께도 감사 드리고 싶다”고 남겼습니다.

현재 칼스라거는 대한항공이 취항하는 33개국 90개 도시에 운항하는 국제선 항공기 기내서비스와 이마트24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맥주에 새겨진 문구가 인상 깊습니다.

"그 곳으로 향하는 하늘 위에서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짜릿하게, 시원하게, 애틋하게"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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