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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대통령 외국대사관 습격도 불사 "범죄와의 전쟁" 강행

등록 2024.04.09 09:02:19수정 2024.04.09 1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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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아대통령 행동에 인근 국가들 "경악".. "부패·폭력범 끝까지 근절" 주장

12월 멕시코대사관에 망명한 글라스 전부통령 체포.."더한 일도 할 것"

[키토=신화/뉴시스] 7일(현지시각) 에콰도르 키토에 있는 멕시코 대사관 밖에서 에콰도르 경찰이 경비하고 있다. 앞선 5일 에콰도르 경찰 특공대가 멕시코 대사관에 무력 진입해 정치적 망명을 요청하며 대사관에 피신해 있던 호르헤 글라스 전 부통령을 체포하자 멕시코 정부는 즉각 에콰도르와 국교를 단절했다. 2024.04.09.

[키토=신화/뉴시스] 7일(현지시각) 에콰도르 키토에 있는 멕시코 대사관 밖에서 에콰도르 경찰이 경비하고 있다. 앞선 5일 에콰도르 경찰 특공대가 멕시코 대사관에 무력 진입해 정치적 망명을 요청하며 대사관에 피신해 있던 호르헤 글라스 전 부통령을 체포하자 멕시코 정부는 즉각 에콰도르와 국교를 단절했다. 2024.04.09.

[키토( 에콰도르)=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에콰도르의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약속했던 "범죄와의 전쟁"을 수행하면서 지난 5일 멕시코 대사관에 경찰이 진입한 사건에 대해 전 세계 정상들이 충격과 당혹감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노보아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해 별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어 국제사회의 충격과 비난에도 그의 범죄 소탕 의지와 지속적인 정책에는 별 변함이 없어 보인다.

실제로 노보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범죄 척결과 범죄 단체 소탕을 공약으로 내걸고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얻어 당선했다. 그 범죄와의 전쟁의 방법과 수단에는 제한이 없다는 그의 말이 이 번 멕시코대사관 작전으로 현실화 되었다.

에콰도르 국민들은 오랜 세월 만연했던 부패와 강도 납치 살인 등 강력 사건의 피해자로서 국제 마약 조직의 경쟁 마당 겸 작전 장소로 전락한 나라를 구할 인물을 갈구해왔다.

가끔 방탄 조끼를 입고 선글래스와 가죽 옷을 입은 캐주얼 차림으로 현장을 지휘하고 있는 노보아 대통령이야 말로 국민이 원했던 범죄와의 전쟁 사령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

AP취재진이 만난 에콰도르 시민들은 한결 같이 범법자들을 체포하고 근절하기 위해 외국 대사관 침입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라도 해야 한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에콰도르 카사 그란데 대학교의 홍보 및 커뮤니케이션과 카를로스 갈레시오 교수는 "노보아 대통령은 전국민에게 강력한 해결사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이 번 일도 강력한 이미지를 강화하는데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에콰도르 최대의 거부의 상속자인 36세의 노보아 대통령은 지난 해 11월에 대통령에 취임했다.  8월에 실시된 조기 선거에 깜짝 당선한 것도 이변이지만 부패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도 벨기에로 이주, 귀화해서 수감을 회피한 라파엘 코레아 좌파 대통령과는 정 반대의 이미지이다.

에콰도르는 현재 거의 모든 국민이 폭력과 범죄의 피해자이며 대부분 이민을 고려중인 나라이다.  지난 해에는 에콰도르 역사상 최악의 한 해여서 살인 사건이 7600건 발생했다.  그 전 해의 4600건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이런 살인 증가의 원인은 코카인 등 마약 거래와 관련이 있다.  전국 각지의 갱단과 마약 조직들이 거리에서, 감옥에서, 태평양 해안에 이르는 마약 루트에서 전쟁을 벌이고 살인과 폭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빈곤과 부채, 사회 복지와 법치의 실종에 코로나 19까지 겹치면서, 수 많은 굶주린 어린이와 실직자 어른들이 모두 범죄조직의 단원 모집에 응해 범죄자로 전락했다.

[과야킬=AP/뉴시스] 4월 4일 에콰도르 과야킬에서 범죄와의 전쟁을 수행하는 경찰이 무기·마약 소지 조사를 위해 한 남성의 몸을 수색하고 있다. 2024.04.09.

[과야킬=AP/뉴시스] 4월 4일 에콰도르 과야킬에서 범죄와의 전쟁을 수행하는 경찰이 무기·마약 소지 조사를 위해 한 남성의 몸을 수색하고 있다. 2024.04.09.

노보아 대통령은 경찰과 군대에 대한 무기와 장비 증강,  교도소 건립 증가 등의 공약으로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과 비슷한 강경 진압책을 들고 나왔다. 

또 20개 이상의 전국 범죄 조직들을 '테러 조직'으로 선포하고 4월에 국민투표를 실시해서 군대가 교도소를 관리하고 일반 도로 순찰을 할 수 있도록 사법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다. 
 
최근 에콰도르의 세다토스 여론조사기관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2는 노보아 대통령을 인정하고 찬성한다.  절반 이상은 이 번 국민투표 실시에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콰도르 경찰은 5일 수도 키토의 멕시코 대사관에 쳐들어가 그 곳에 도피한 호르헤 글라스 전 부통령을 체포했다. 그는 유죄 판결을 받고도 지난 해 12월부터 그 곳에 망명 신청을 하고 들어가 살면서 처벌을 회피하고 있었다.

노보아 대통령은 이번 작전에 대해서 8일 "예외적인 조치다. 국가 안보와 법치를 위해서,  중 범죄자가 처벌 받지 않는 것을 반대하는 전 국민의 위엄과 권리를 위해서, 나는 범죄자와 부패 사범,  마약 관련 테러범들을 끝까지 추적, 체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교관 시설의 면책을 명시한 빈 조약의 국제 협약을 위반 해서라도 "형을 확정 받은 범죄자들이 여러 가지 죄목을 달고도 피난처에 들어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로 했다.  그것이 나의 의무이며 사법 체계를 유지하는 통치 원칙이다"라고 강조했다. 

멕시코는 노보아를 헤이그의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기로 했지만 노보아의 국내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에콰도르는 내년 2월에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노보아는 재선 출마를 할 가능성이 높다.

에콰도르의 경제 단체들은 노보아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인기를 감안해서인지  "이번 외국 공관 경찰진입 사건이 이미 파탄의 경지에 있는 멕시코와의 무역이나 경제 협력에는 아무런 악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성명까지 발표했다. 

4년 전만 해도 남미에서 가장 평화스러운 나라였던 에콰도르가 범죄와 살인의 나라로 변한 뒤에 나타난 노보아 대통령이 얼마만큼 국가를 제대로 재건할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려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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