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의 슈만, 응축된 정서가 객석을 휘감다 [객석에서]
1월 30일 평택아트센터 개관 공식 첫 공연
'정명훈&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with 임윤찬'
韓대표 음악가·세계 最古 악단 3조합의 무게
임윤찬, 슈만 피아노협주곡 한국서 첫 연주
빛나는 카덴차·악단과 유기적인 대화 돋보여
![[평택=뉴시스] 지난 30일 평택아트센터에서 열린 '정명훈&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with 임윤찬' 공연 모습. (사진=평택문화재단 제공) 2026.02.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2/01/NISI20260201_0002053196_web.jpg?rnd=20260201115510)
[평택=뉴시스] 지난 30일 평택아트센터에서 열린 '정명훈&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with 임윤찬' 공연 모습. (사진=평택문화재단 제공) 2026.02.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평택=뉴시스] 조기용 기자 = 같은 악보를 연주하지만, 누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객석에 전해지는 울림은 전혀 달라진다. 음악에 '완성'은 없다는 말은 결국 한 작품을 어떻게 소리로 구현해내는가가 연주자 고유의 역량에 달려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달 30일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슈만으로 보여준 무대는 그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이날은 여러모로 특별한 밤이었다.
평택아트센터 개관 공연 '정명훈&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with 임윤찬'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두 음악가가 한 무대에 올랐다. 여기에 세계 최고(最古)의 역사로 꼽히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까지 함께해 그 자체로 무게감 있는 무대였다.
정명훈은 2012년부터 수석객원지휘자로 함께해 온 슈타츠카펠레를 이끌고, 임윤찬과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했다. 오래 숙성된 독일 정통 사운드와 젊은 피아니스트의 섬세한 해석이 만나 깊이 있는 무대를 완성했다.
임윤찬이 한국 관객 앞에서 이 작품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2023년 프랑스 라디오 필하모닉과 정명훈 지휘로 이 협주곡을 연주한 바 있다. 무엇보다 슈만의 유일한 피아노 협주곡이 1845년 드레스덴에서 초연됐다는 점에서, 이 도시에서 태어난 악단이 들려주는 슈만은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였다.
당시 피아노 협주곡은 화려한 기교를 앞세운 작품들이 유행했지만, 슈만은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유기적 조화를 통해 서정성과 음색의 아름다움에 집중했다. 피아노와 악단이 한 몸처럼 대화하는 구조가 작품 전체를 낭만으로 채운다.
임윤찬은 관악이 제시한 선율을 특유의 터치로 받아냈다. 그가 "한 음이 가슴을 울리지 않으면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는다"고 말한 적 있는데, 이날의 타건은 바로 그런 태도를 떠올리게 했다. 조심스럽게 눌러낸 음 하나하나가 슈만이 품은 환상성과 서정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1악장 말미의 카덴차(독주자의 화려한 연주)에서 임윤찬의 진가가 드러났다. 쉼 없이 몰아치는 선율과 역동적인 흐름은 응축된 정서가 객석을 단숨에 휘감는 순간이었다.
![[평택=뉴시스] 조기용 기자 = 지난 30일 평택아트센터에서 열린 '정명훈&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with 임윤찬' 공연 모습. 2026.02.01. excusem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2/01/NISI20260201_0002053200_web.jpg?rnd=20260201115706)
[평택=뉴시스] 조기용 기자 = 지난 30일 평택아트센터에서 열린 '정명훈&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with 임윤찬' 공연 모습. 2026.02.01. [email protected]
열정적인 1악장이 끝난 뒤, 2악장으로 넘어가기 전 정명훈은 임윤찬을 기특하게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1악장에서 주인공이었던 피아노는 2악장에서는 한발 물러나 음악의 흐름을 조율했다. 임윤찬은 절제된 타건으로 악단의 소리가 빛나도록 공간을 열어주었고, 첼로가 이어받은 낭만적 선율은 공연장을 더욱 깊은 정서로 물들였다.
이어진 3악장은 리듬감이 한층 빨라지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화음이 작품 전체를 아우르며 끝을 향해 나아갔고, 슈만 특유의 생동감 속에서 연주는 힘 있게 마무리됐다.
연주가 끝나자 정명훈은 밝은 미소로 임윤찬을 꼭 안아주었다. 객석 곳곳에서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임윤찬은 앙코르로 고다르의 '조슬랭의 자장가'를 들려주며, 격정 뒤의 여운을 감미롭게 달랬다.
![[평택=뉴시스] 조기용 기자 = 지난 30일 평택아트센터에서 열린 '정명훈&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with 임윤찬' 공연 모습. 2026.02.01. excusem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2/01/NISI20260201_0002053198_web.jpg?rnd=20260201115644)
[평택=뉴시스] 조기용 기자 = 지난 30일 평택아트센터에서 열린 '정명훈&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with 임윤찬' 공연 모습. 2026.02.01. [email protected]
후반부에서 슈타츠카펠레는 정명훈과 함께 독일 정통 사운드의 정수를 펼쳤다. 베버의 '마탄의 사수' 서곡과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통해 섬세하면서도 견고한 연주를 선사했다. 금관의 웅장함과 현악의 정교함이 맞물리며 '마탄의 사수'가 품은 선과 악의 긴장을 선명하게 그려냈고, '신세계로부터' 마지막 악장은 개관 공연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새로 문을 연 평택아트센터는 소리가 공간 안에서 선명하게 맺히도록 설계된 홀의 특성이 인상적이었다. 동시에 무대 양옆에서 울려 나오는 현악의 소리가 객석을 감싸듯 퍼지며 공간감도 선사했다.
새 공연장의 첫 무대에서 임윤찬은 자신만의 슈만으로, 공연장의 시작을 상징하는 울림을 깊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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