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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성애물 탈을 쓴 문제적 영화 '후궁 제왕의첩'

등록 2012.05.22 06:01:00수정 2016.12.28 00: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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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2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후궁 제왕의 첩' 언론시사회에서 김대승 감독, 배우 김동욱, 조여정, 김민준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영화 '후궁 제왕의 첩'은 사랑에 미치고, 복수에 미치고, 권력에 미치고,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지독한 궁에서 벌어지는 애욕의 정사, 광기의 정사를 그린 에로틱 궁중 사극이며 오는 6월 6일날 개봉 예정.  choswat@newsis.com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2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후궁 제왕의 첩' 언론시사회에서 김대승 감독, 배우 김동욱, 조여정, 김민준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영화 '후궁 제왕의 첩'은 사랑에 미치고, 복수에 미치고, 권력에 미치고,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지독한 궁에서 벌어지는 애욕의 정사, 광기의 정사를 그린 에로틱 궁중 사극이며 오는 6월 6일날 개봉 예정.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후궁: 제왕의 첩'이 속살을 드러냈다. '간기남'(감독 김형준), '은교'(감독 정지우), '돈의 맛'(감독 임상수)으로 이어진 상반기 한국영화 에로티시즘의 클라이막스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에로틱 스릴러 사극이다.

 '왕'(정찬)의 배다른 아우 '성원대군'(김동욱)은 사냥을 나갔다가 '신 참판'(안석환)의 집을 찾게 된다. 그곳에서 신 참판의 딸인 천하절색 '화연'(조여정)을 보고 한 눈에 반해 버린 그는 짝사랑의 열병을 앓게 된다. 하지만, 그의 사랑은 곳곳이 지뢰밭이다. 화연은 이미 신 참판의 양자 '권유'(김민준)와 정인 사이다. 또 왕비를 잃고 홀로 지내던 왕이 후사를 얻기 위해 새 중전을 간택하는 금혼령을 내리자 신 참판은 화연을 중전으로 들여보내고자 간택 단자를 들여보내기까지 한다. 사실을 안 성원대군이 좌절하던 날, 화연과 권유는 사랑의 도피 행각을 벌인다. 하지만 신 참판에게 붙잡혀 화연은 권유를 살려주는 대가로 궁으로 가고, 권유는 목숨을 부지하기는 하나 궁형을 받게 된다. 그리고 5년이 흘러 왕이 중전 화연과 원자를 남긴 채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성원대군이 보위에 오르게 된다.

 여주인공 조여정(31)은 지난해 tvN 코믹 로맨스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의 상큼 발랄한 호텔리어 '인영'에서 완전히 벗어나 사랑 때문에 후궁이 되고, 중전에까지 이르는 화연을 맡아 사랑에 집착하는 성원대군을 연기한 김동욱(29), 사랑 때문에 내시가 되는 권유를 맡은 김민준(36)과 어우러지며 가슴부터 전라 뒤태에 이르는 신체노출과 격정적인 정사신을 선보였다. 2010년 '방자전'(감독 김대우)에서 열연한 '춘향'은 저리가라다.

 파격적인 정사신의 극치는 화연을 향한 욕정과 권유에 대한 시기심에 사로잡힌 성원대군이 무수리 '금옥'(조은지)과 정사를 나누는 동안 자신과 화연의 정사를 상상하는 동시에 화연과 권유의 정사 모습까지 상상하는 이중 정사신이다. 욕망에 허우적거리는 네 남녀의 연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입에 침을 고이게 한다.

 연기력으로 인정받아온 조여정, 김동욱, 김민준이지만 역시 어려웠던 것은 노출과 정사신이었다.

 조여정은 "사실 여배우로서 준비를 안 할 수는 없었다"며 "운동도 하고 간식도 줄였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예민해지고 걱정도 많이 돼 스트레스를 받았다"면서 "그런데 좋은 스트레스였다. 오히려 연기에 집중하게 되니 음식에 대한 생각이 없어지더라"고 돌아봤다.

 남성은 '탐심', 여성은 '질투심'에 사로잡혀 지켜봤을 환상적인 몸매지만 조여정은 오히려 아쉬움을 나타냈다. "초반에 열심히 관리를 했는데 그 때 찍은 신이 영화에 안 나왔다. 멋지게 나왔어야 했는데 아쉽다. 여배우로서 일생에 남게 될 정말 중요한 영화이고, 순간이며, 장면인데 좀 더 파이팅해야 했었다."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2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후궁 제왕의 첩'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조여정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영화 '후궁 제왕의 첩'은 사랑에 미치고, 복수에 미치고, 권력에 미치고,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지독한 궁에서 벌어지는 애욕의 정사, 광기의 정사를 그린 에로틱 궁중 사극이며 오는 6월 6일날 개봉 예정.  choswat@newsis.com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2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후궁 제왕의 첩'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조여정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영화 '후궁 제왕의 첩'은 사랑에 미치고, 복수에 미치고, 권력에 미치고,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지독한 궁에서 벌어지는 애욕의 정사, 광기의 정사를 그린 에로틱 궁중 사극이며 오는 6월 6일날 개봉 예정.  [email protected]

 데뷔 이래 첫 노출 연기를 벌인 김동욱은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다"며 "있던 식스팩도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고 고백했다. '대비'(박지영)의 치마폭에 짓눌려 살며 사랑하는 여인에게 제대로 된 구애도 못하는 '마마보이' 왕인 만큼 식스팩 같은 남성미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김동욱은 정사신 파트너인 조여정에게 각별한 고마움을 나타냈다. "여정 누나에게 고마웠다. 첫 노출신이고 나름 파격적 러브이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 수 있었는데 누나는 오히려 여배우지만 편안하게 리드해주고 서로 연기에 대해 고민하고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줬다."

 김민준은 "감독의 무한 여배우 사랑으로 남자배우들이 현장에서 많이 힘들었다"고 너스레를 떤 뒤 "(조)여정이 예민해 질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런 걱정이 싹 가실만큼 나이스하게 자신을 잘 컨트롤하고 집중하더라"며 "여정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역시 감사를 표했다.

 정사신으로만 가득한 영화라 생각하면 오해다. 보통 정사신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인 영화들 중 상당수가 스토리 면에서는 어처구니 없이 빈약해 관객을 실망시킨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품게 되는 당연한 우려다. 그러나 '후궁'에서만큼은 마음을 놓아도 될 듯하다.

 정사신 없었다 해도 스토리 만으로 관객을 얼마든지 사로잡을 수 있을 수준이다. 어쩌면 기획 단계에서부터 정사신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이 아쉽게 느껴질 정도다. 게다가 '정욕'과 '권력', 남녀 공히 원하게 마련인 절대 가치의 허무함마저 느끼게 해주는 주제 의식은 이 영화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 아닌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김대승(45) 감독 스스로도 "파격 노출과 정사신을 담은 경쟁작들에서 성큼 나아가 민낯을 보자는 심정으로 만들었다"면서 "화두는 욕망이다. 노출 수위가 강하지만 이는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는 감정을 나타내기 위함이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2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후궁 제왕의 첩'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조여정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영화 '후궁 제왕의 첩'은 사랑에 미치고, 복수에 미치고, 권력에 미치고,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지독한 궁에서 벌어지는 애욕의 정사, 광기의 정사를 그린 에로틱 궁중 사극이며 오는 6월 6일날 개봉 예정.  choswat@newsis.com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2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후궁 제왕의 첩'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조여정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영화 '후궁 제왕의 첩'은 사랑에 미치고, 복수에 미치고, 권력에 미치고,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지독한 궁에서 벌어지는 애욕의 정사, 광기의 정사를 그린 에로틱 궁중 사극이며 오는 6월 6일날 개봉 예정.  [email protected]

 '후궁'은 배경이 다소 모호하다. 좌의정, 참판 등의 벼슬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조선이지만 관료들의 의상은 오히려 고려에 가깝다. 성원대군이라는 인물은 가공이다. 한 마디로 김 감독이 창조한 세상, 200% 픽션인 셈이다. 이에 관해서는 "이 작품에서 시대는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고려 말일 수도, 조선 초일 수도 있다"며 "내가 담고 싶었던 시대는 21세기 대한민국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문제점과 생각해볼 부분들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짚었다.

 김 감독은 특히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영화적 메시지를 배우들이 잘 전달했다. 조여정의 경우 수치심을 가질만한 촬영인데도 표정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다. 세 배우가 서로 배려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프로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김 감독은 '후궁'에서 화연이 성원대군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으로 성모 마리아가 죽은 그리스도를 안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그림이나 조각상인 '피에타'를 역설적으로 구현했다. 그러나 성모마리아와 달리 화연은 성원대군을 끝내 구원하지 못한다. 바로 '사랑'이 '정욕'으로 타락하고, '행복'이 '권력'에 의해 좌우되는 비극의 구중궁궐 안이었기 때문이다.

 황기성사단 제작, 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으로 6월6일 개봉한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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