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2012]교체 아픔 씻어낸 GK 이범영의 선방

홍명보(43)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5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카디프의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축구 8강전 영국과의 경기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5-4로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올랐다.
1948년 런던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에 이어 역대 3번째로 8강 무대를 밟으며 사상 첫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한국은 개최국 영국의 벽마저 넘으며 올림픽 첫 4강 진출을 일궈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부상의 악령이 한국을 불안에 휩싸이게 했다.
홍명보 감독은 전반 4분 오른쪽 수비수 김창수(27·부산)가 뜻하지 않은 부상을 입자 일찌감치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급기야 후반 18분에는 주전 골키퍼 정성룡(27·수원삼성)이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정성룡은 마이카 리차즈(24·맨체스터시티)와 공중볼 다툼 과정에서 충돌해 부상을 입었고 골키퍼 장갑을 이범영에게 물려줬다.
교체 아웃 전까지 자신의 클래스를 유감없이 발휘한 정성룡이었다. 전반전 두 번의 페널티킥 중 하나를 막아내며 자신의 진가를 입증한 정성룡이었기에 이범영과의 교체는 불안감을 자아냈다.
이범영은 이번 대회들어 첫 출장이었다. 늘 대기명단만 지키던 이범영이었다. 그러던 가운데 갑작스럽게 그라운드를 밟게 됐으니 경기 감각을 의심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더구나 이범영은 교체 투입의 아픔을 갖고 있었다. 지난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4강전에서 연장 종료직전 김승규(22·울산) 대신 교체 투입됐지만 바로 결승골을 허용해 0-1로 패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보란듯이 승부차기에서 이범영이 한국을 구해냈다. 이범영에게 두 번의 아픔은 없었다.
치열했던 승부는 120분 내내 가려지지 않았고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이범영은 마지막 슈팅을 막아내 스타로 떠올랐다.
영국 키커 4명의 볼을 모두 놓쳤지만 무의미한 것은 아니었다. 그 과정에서 감을 찾았다. 결국 중요한 순간에 결실을 맺었다. 영국의 다섯 번째 키커 다니엘 스터리지(23·첼시)의 왼발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낸 것이다.
이범영은 슈팅 전 스터리지의 페인트 동작에도 속지 않고 정확히 막아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호아킨(31·말라가)의 슈팅을 막은 이운재(39·전남)를 연상케 했다.
갑자기 찾아온 기회를 두 번 놓치지 않고 홍명보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이범영의 신들린 듯한 선방 덕에 한국은 올림픽 첫 4강 신화를 쓸 수 있었다.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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