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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집중]"아! 90년대여~" 시장 지배하던 BC카드, '늙어가는 공룡'

등록 2012.11.25 06:00:00수정 2016.12.28 01:3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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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주요 카드사 카드이용실적 추이 (그래픽=윤정아 기자) yoonja@newsis.com

"시대 흐름 읽지 못한 결과"... 우리은행, 농협 이탈 가속화로 주력기반 갈수록 약화



【서울=뉴시스】박기주 기자 =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카드'로 90년대 카드산업을 주름 잡았던 BC(비씨)카드가 추락하고 있다.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 회원사를 포함한 비씨카드의 지난 2005년 카드이용 실적은 113조851억원으로 전 카드사 실적(371조4631억원)의 30.4%에 육박했지만, 지난해에는 전체 카드사용액(546조8812억원)의 20.6%(113조877억원)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신용카드사태가 진정된 이후 전 카드사의 카드이용실적은 2005년부터 7년간 52.5%라는 고속성장을 해왔지만, 비씨카드는 같은 기간 동안 고작 26억원(0.002%)이 늘었을 뿐이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명목사용액 증가와 카드사용범위가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비씨카드의 카드이용실적은 오히려 준 셈이다.

 비씨카드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는 급성장하며 비씨카드와의 차이를 줄였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카드이용실적은 2005년(22조6095억원)에 비해 동안 3배 이상 늘어난 70조8092억원을 기록했고, 삼성카드도 91.6% 증가한 70조545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카드이용실적 기준 현대카드와 삼성카드의 점유율은 각각 12.9%와 12.8%로, 지난 2005년(6.0%, 11.2%)에 비해 비중이 크게 늘었다.

 비씨카드는 카드사업 초창기 각 은행 및 카드사가 완전한 가맹점 망을 갖추지 못한 시절에 카드상품과 결제 프로세스를 제공하며 성장한 회사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비씨카드 회원사들의 카드이용실적은 전체 카드사의 31% 이상을 차지하며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상품과 결제 망을 제공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비씨카드가 함께 성장한 것은 당연지사.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산업 초창기에는 삼성·현대카드 등은 전국적인 가맹점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클 수 없었고, '어디서든 쓸 수 있다'를 신조로 사업을 진행하던 비씨카드는 카드업계의 리더였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삼성·현대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의 가맹점 수가 200만개를 넘고, 사실상 전국적인 가맹점 망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역전되기 시작했다.

<첨부용>비씨카드

 전업계 카드사는 카드 상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효율적인 조직이 있고, 모그룹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카드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회원사의 동의를 얻는 등의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비씨카드는 경쟁력을 잃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비씨카드에 불만을 품기 시작한 회원사가 독자적인 카드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비씨카드의 하락세는 그 속도를 더했다.

 NH농협카드 '채움'이 그 대표적인 사례.

 농협은 비씨카드의 회원 중 1/4의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회원사다. 하지만 BC브랜드로만 카드를 발급해오던 농협은 지난 2009년 독자브랜드 '채움'을 출시해 올해까지 독자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40%까지 늘어났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카드의 분사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독자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며 "비씨카드와 발급에 차별을 두진 않을 것지만 상대적으로 외면받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비씨카드의 최대 고객인 우리은행도 내년 초 카드부문을 떼어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하지만, 경쟁력 강화와 이미지 제고를 위해 독자브랜드를 내놓지 않겠냐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회원사의 절반인 우리은행과 농협에서의 점유율 하락은 비씨카드의 수익하락과 직결된다.

 이에 비씨카드는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힘쓰고 있다. 새로운 회원사 확보와 모바일카드 시장 진출이 바로 그 것.

 비씨카드 관계자는 "올해 우체국과 새마을금고 등 새로운 회원사를 확보하면서 미래를 위한 기반을 닦고 있다"며 "모바일카드 시장 진출도 비씨카드의 성장을 위한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씨카드는 지난 3월 한국전파통신연구원과 지난 2010년부터 공동개발한 '차세대모바일카드'가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를 위한 모바일 지급결제 국가표준을 발표하는 등 모바일카드 시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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